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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랄라 하우스
김영하 지음 / 마음산책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항상 뭔가를 흥얼거린다는 김영하 작가의 <랄랄라 하우스>는 인터넷에 기록해 둔 글의 모음집이다. 여기서 '랄랄라'는 노래를 항상 흥얼거리는 사람이 가사가 생각나지 않는 부분을 대체로 "랄랄라....."로 때우기 마련이라며, 그처럼 정색하지 않고 읽을 수 있는 글이라는 뜻이다. 이와 달리 정확한 가사를 알려주는 부류도 있다고 설명하는데, 나란 인간은 그냥 '내 멋대로' 개사해서 부르곤 한다.
차례를 보면 Free Talk와 사진첩, 방명록을 나뉘며 Free Talk는 방울이와 깐돌이, 길 위에서, 문학 앞에서로 나뉜다. 방울이와 깐돌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 작가 심상치 않다'라고 생각했는데, 중간중간 팡팡 터질 정도로 재치있는 문장이 일품이다. 또한 엉뚱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부분에서는 낄낄거리며 웃기 바빴다. 그리고 소설을 쓰기 위해 떠났던 여행과 소설을 쓰게 된 배경이나 과정 등이 소개되어 새로운 사실을 알기도 했다.
아직 김영하 작가의 '소설'은 읽어본 적이 없다. 이 책이 그를 만나는 첫 단추였는데 느낌이 좋다.
독서도 마찬가지 아닐까. 독서에도 일정한 훈련과 의식적인 노력이 분명히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노력은 분명한 대가를 받는다. 소설은 춤과 같아서 처음에도 즐겁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더 큰 즐거움을 준다. 아는 작가가 많아지고 출판사나 번역자에 따라 책을 고르는 요령들을 터득해감에 따라 취향은 분명해지고 만족감도 커진다. 처음에는 도대체 무슨 책을 사야 할지 알 수 없던 대형서점이 자기 방 서재처럼 친숙해지는 순간이 온다. 동시에 소설을 읽는 목적도 달라진다. 감정이입을 통한 즉자적 수준의 감동보다는 텍스트 자체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형태로 바뀐다. - 208p
작가가 생각하는 독서법 중에서 돈이 가장 많이 든다는 '현장 독서법'보다 내 눈에는 이 글이 가장 눈에 띄었다. '지금 나는 어느 과정을 지나고 있는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들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