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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아무튼, 잡지 - 좀 더 제대로 살고 싶습니다 ㅣ 아무튼 시리즈 6
황효진 지음 / 코난북스 / 2018년 5월
평점 :
아무튼, 잡지(황효진, ★★★☆)
나는 '그게 꼭 있어야 돼?'라는 말이 인생에서 많은 부분을 망친다고 생각한다. 그게 없어도 살 수 있다. 그러나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무언가는 아니지만, 굳이 하지 않아도 사는 데 지장이 없지만, 다만 있으면 더 좋은 것들, 더 알면 더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그런데 왜 기본만 챙기면서 살아가야 할까. '가성비'의 세계에서 벗어나 반드시 필요한 게 아닌 무언가를 보고, 사고, 해보며, 우리는 조금 더 제대로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 아닐까. - 이 많은 잡지는 누가 다 보나
알라딘 서점을 방랑하다 발견했다. '아무튼 시리즈'의 <아무튼, 잡지>. 낯선 작가라 작가 이력을 확인한다. 온라인 매거진 <텐아시아>와 <ize>에서 기자로 일하다 프리랜서가 된 황효진 기자. 둘 다 즐겨읽던 매체의 기자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시점이 과거형...).
매주 주간지를 사던 시절이 있었다. 3시간의 출퇴근 시간이 버거워 택한 게 영화 주간지다. 예나 지금이나 영화 보는 걸 즐기지도 않으면서, 글로 수백 편의 영화를 읽었다. 큰 아이 보라고 어린이 잡지를 5년간 구독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잡지보다 책을 즐겨 읽지만 잡지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도서관에 가면 어떤 잡지가 있는지 보고 읽는 사람이니까.
황효진 기자는 순정만화 잡지를 시작으로 하이틴 잡지, 일본 잡지에 대한 애정을 고스란히 내보인다. 국내는 잡지 구독 인구가 절대적으로 적은 터라 잡지로 돈을 번다는 건 매우 힘든 일이다.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잡지가 가진 미덕도 변한 듯하다. 이전에는 잡지를 통해 트렌디하고 최신의 정보를 얻었다면, 이제 잡지는 '느림'에 속해있다. 잡지는 일주일이나 한 달이라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잡지의 속성도 변해버린 느낌이다. 내가 좋아하는 잡지를 계속 읽을 수 있기를 <아무튼, 잡지>를 보며 간절히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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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에서 문득 대단한 교훈을 발견하고 단박에 인생이 바뀔 리는(적어도 내 경우라면) 없다고 생각한다. 노트 한 구석에 몰래 적어두고 싶을 만큼, 떠오를 때마다 펼쳐보며 감동할 만큼 마음을 때리는 글귀 역시 잡지보다는 책에서 찾는 게 더 빠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잡지의 훌륭한 점이다. 보는 이를 가르치려 하거나 거창한 이야기를 하려고 들지 않는다. 그야말로 실용적인 태도로 슬쩍 말을 건넬 뿐이다. '이거 어때?' - 취미는 잡지
나는 무언가로 인해 인간이 변한다거나 자란다거나 하는 말을 크게 믿지 않는다. 그런다고 한들 거기에서 좀처럼 감동받지도 않는 사람이다. 그런 나로서도 이렇게 말하고 싶다.
만화 잡지가 있어서, 순정만화가 있어서 고마웠다고. 여성들의 시선과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이야기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나오고, 훨씬 더 많이 조명 받기를 원한다고. 내가 그랬듯, 다른 소녀들도 그런 이야기를 넘치게 보고 읽으며 자랄 수 있다면 좋겠다고. - <나나>와 <윙크>와 <언플러그드 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