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빛나는 북멘토 가치동화 27
박현정 지음, 국민지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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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 빛나. 엄마아빠 사랑을 받으며 건강하게 잘 자란 빛나에게 고민이 있다면 뭘까.

돈 걱정을 해봤을까 성적 걱정을 해봤을까. 아니면 친구걱정을 해봤을까. 기껏해야 편의점에 갔을 때 삼각김밥 어떤 맛을 골라먹을까. 나는 왜 내 친구들처럼 키 크고 날씬하지 않을까, 정도가 아닐지?

비록 엄마아빠가 이혼을 해서 아빠를 잃어버린 기분이 들긴 하지만 아기 동생(명우)이 생겼으니 그것은 빛나의 또다른 기쁨이다. 또 빛나 곁엔 친구같은 엄마와 사총사 친구들이 있다. 친구들과 옷을 똑같이 차려입고 우정 사진을 찍으러 가고, 친구 연애사에 기여하고 참견하면서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고.

 

그래서 빛나는 행복했고 외로움 따위 한 조각도 느낄 새가 없었다.

그랬던 빛나가 완전히 혼자가 된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던 어느 시기(아마도 메르스 사태라고 짐작됨), 의사엄마를 둔 덕에 아빠네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소외되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심지어 열감기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게 아닐까 하는 불안까지 겹치기로 호되게 앓는다.

앓고 나서도 한 동안은 어칠어칠했던 그 열병을 거치며 빛나는 깨닫는다.

 

 

어린 시절부터 이런 투병생활을 거쳐온 구재겸은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분하고 억울하고 서러웠을까. 알 수 없는 상황들이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을까.

왜 나만 이렇게 아파야 하는 건데? 왜 너네들은 다 건강한데 나만 이렇게 몹쓸 병에 걸려 죽을 거처럼 무서운 날들을 지내야 하는 건데? 왜 너희들은 펄펄 뛰며 축구를 하는데 난 조금만 뛰어도 주저앉을 듯 힘들어야 하는 건데? 왜 나만, 왜 나만……?’

얼마나 불안하고 얼마나 고독했을까…….

 

믿었던 사총사 친구들로부터도 제외되어 철저히 혼자였던 빛나. 빛나는 재겸의 고독과 무기력을 간접체험하며 재겸이가 어떤 시간을 거쳐 왔는지, 가족들의 아픔이 어떤 것인지, 날라리 재인언니의 퉁명스러움이나 재겸의 유머가 무엇을 담고 있는지, 이제는 안다.

사람은 아픈 만큼 성장한다는 말, 맞는 것 같다. 사람이 아프지 않고도 성장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가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이유는 그래서가 아닐까.

아프지 않고도 깨닫고 싶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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