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 네 번째 - 고운 길을 닦는 사람들의 감동 에세이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 4
송정림 지음 / 나무생각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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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문득 작가가 백발의 현자처럼 느껴집니다

 

노을의 배경’ (재형군의 선임 이야기)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목이 메었습니다. 피지도 못하고 사라진 꽃 한송이. 그 젊은이 이야기가 어찌나 가슴 아프던지요.

 

동생이 뭐길래에 나오는 언니 이야기는 감동입니다. ‘노릇이라는 말은 여러 생각들을 떠오르게 하는데요. 중년의 나이에 이르니 언니라는 사람들은 우리 여자들에게 존재만으로도 이미 마음의 동산이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시절에 언니라는 사람들은 때로는 부모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곤 했지요. 엄마 아버지한테는 차마 말 못하는 비밀도 언니한테는 할 수 있으니까요. 곁에 있음으로써 안도감이 느껴지는 존재, 언니. 송정림 작가님도 존경스럽지만 작가님의 언니이야말로 참으로 존경스러운 분 같습니다.

 

살다 보면 가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답이 안 나오는 상황에 맞닥뜨릴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내 질문에 대해 현명한 답을 주실 분이라면 천리 길도 마다않고 찾아가고 싶지요. 저에게는 이 한권의 책이, 이 책을 쓰신 작가님이 그러한 존재같습니다.  

 

아내와 어머니가 싸우고 있습니다.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 같아요. 남편인 나는 과연 누구 편을 들어야 할까요. 사실 이런 고민은 누구한테도 말할 수 없습니다. 전전긍긍 혼자 앓을 수밖에요. 그런데 이 책 속에 솔로몬 같은 답이 있네요.  (남편의 명판결)

 

팍팍한 현실을 안고 자신의 꿈을 향해 걸어가는 후배에게 힘이 될 만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을까요. 아, 반가워라 여기 그런 이야기가 있네요. 후배에게 한 글자 한 글자 적어서 보내주었습니다. 후배에겐 그 글은 인삼녹용 같을 거예요.  (매일매일 버티기)

 

휠체어를 탄 그 아저씨가 왜 그렇게 화를 내는지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이유를 알았습니다.  화를 내는 사람 같은 말을 반복하는 사람 슬픈 표정을 짓는 사람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던 거러군요. 갑자기 저 또한 지혜로운 사람이 된 기분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

 

형편이 어려운 친구를 돕고 싶어요. 서로 마음 안 다치고 아주 멋지게 도울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이 책에 근사한 방법이 나와 있네요. 이 이야기는 훈훈하고 아주 멋졌습니다. 이 책에는 근사한 사람들이 많이 나와요. 이런 이웃들과 같이 살고 있다는 것이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잃은 것을 헤아리지 않는 셈법)

 

안녕! 나는 뽀로로야 나는 11시엔 잠을 잔단다. 너도 11시 되면 잘 수 있니?’ 메모 한 장의 힘이 이렇게 크군요. 잠 안 자고 늦은 시간까지 뛰어다니는 위층 아이 때문에 고통을 겪던 아래층님의 지혜로움! 미소 짓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 이렇게 서로 행복해질 수 있는 거였습니다. 조금만 상상력을 발휘하면…….

 

우리 시부모님은 늘 싸우고 계시는 느낌이었어요. 우리가 갈때마다 서로 당신이 옳다고 우기시고 큰소리로 역정을 내고 계셨거든요 . 왜 그러실까. 뭐가 문제일까. 고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긴가 민가 했는데 작가님의 말씀을 듣고 확신을 얻었습니다. 그것이 이분들의 오랜 소통 방식이라는 것을. (소통의 방식)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물컵을 놓고 가는 식당 아주머니. 내 돈 내고 밥 사먹는데 왜 저런 표정을 봐야 하느냐고 억울해하지 않겠습니다. 아주머니에겐 필시 웃지 못할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울고 있는 사람)

 

그렇습니다. 관계는 늘 상대적이었습니다. 택시를 타고 가면서 기사님이 마치 투명인간인 양 내 멋대로 행동해도 된다는 법칙은 없는 거지요. 우리도 운전에 방해되지 않도록 예의를 지키는 것이 옳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다들 내가 '누려야 할 것'들만을 말합니다. 어느 누구도 나 또한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바로 어른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가님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어른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매 챕터마다 작가와 같은 생각으로 격렬히 공감하고, 또 살짝 다른 느낌 속에서 인생의 새로운 지혜를 배우고 갑니다. 그러면서 생각합니다.

', 이 작가님은 지혜를 나눠주는 사람이구나.'

 

이 팍팍한 생을 어떻게 하면 풍요롭게 살 수 있는지, 그걸 깨닫게 해준 현자를 만난 기분입니다. 어둠을 밝히는 등불 같은 책. 저에게는 이 책이 바로 참 좋은 당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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