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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내 친구 ㅣ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83
박현정 지음, 박세영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대학시절에 어머니를 잃었다. 어머니가 꽤 오래 아프셨는데도 나는 엄마가 언젠가는 씻은 듯이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곧 완쾌해서 벌떡 일어나실 거라고 믿었다. 대학생이면 어느 정도는 세상사를 알 만한 나이였으나 난 정말이지 그때까지 단 한 번도 엄마의 죽음을 상상해본 적이 없다.
그러므로 엄마와의 이별은 정말이지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슬픔이었다. 그때 나는 이세상에서 제일 슬프고 힘들고 불행한 사람이었다. 아무도 나만큼 불행한 사람은 없었다.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살다보니 자연적으로 체득해지는 것이 있었다. 내가 엄마를 잃었을 때 내 막내동생은 고1이었다. 세상에, 나보다 더 어린 나이에 동생은 엄마 없는 아이가 된 것이다. 그때 동생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데 그시절의 내겐 동생이 전혀 안 보였다. 내 슬픔의 거울 속엔 오직 나만 보였다.
아버지는 또 어떤가. 그때 아버지는 평생 친구인 아내를 잃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때 나는 아버지를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어른이니까 잘 견뎌내실 거라고, 나보다는 덜 슬프고 덜 고통스러울 거라고 멋대로 생각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나 아닌 사람의 슬픔에 대해 누가 과연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당사자의 슬픔의 무게를 어느 누가 짐작인들 할 수 있을까.
죽음이란 이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결코 한꺼번에 이해되지 않는 것이다.
오래 전에 내 친구 하나가 어머니를 여의었다. 당시 친구는 슬픔이 너무 커서 다른 일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때 나는 친구에게 진심으로 말했다.
“네가 이렇게 먹지도 못하고 계속 울기만 한다는 걸 알면 널 내려다보고 계실 네 어머니 마음이 좋겠니. 어머니는 네가 이제 그만 슬픔을 잊고 씩씩하게 잘 살아가기를 바라실 거야. 진정으로.”
아마 이 세상 엄마들은 다 그러하리라. 엄마가 되고 나니 엄마 마음을 알겠다.
『다시 만난 내 친구』이 책은 죽음에 대해, 헤어짐에 대해, 그리고 인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말로 설명하기엔 어려운 주제다. 그러나 ‘어쩌면 이렇게!’ 라고 찬탄할 만큼 쉬운 이야기로 적절하게 잘 풀어서 말하고 있다. 애틋하면서도 조마조마하고 그러면서도 뭉클하다.
아이들은 먼 훗날에 이 책을 꼭, 다시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땐 딱 내 나이만큼만 이해했는데 어른이 된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고 새록새록 더 깊은 뜻으로 읽히네.’ 라고 말하면서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되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