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름은 T-165 미래아이문고 22
김영주 지음, 이여희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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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쥐를 무서워하고 싫어한다.

 

그런데 이 작품을 읽고 나니 쥐들이 참 인간적이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앞뜰에 작은 콩이나 풀씨를 심고 또 단추와 플라스틱 조각으로 벽을 장식하는 회색쥐 부부. 색색가지 헝겊 조각이나 반짝이는 쇠바늘, 플라스틱 뚜껑을 좋아하고 모으는 이 회색쥐 부부는 지나가다가 멋진 소품을 보면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인테리어에 재능이 있는 내 친구를 보는 것처럼 친근감이 느껴졌다.

 

이 마을은 갈색쥐와 회색 쥐들만 살고 있다. 마을의 모든 쥐들과 다른흰색쥐 희망이. 그는 노골적으로 왕따 당하고 미움을 받는다. 이름만 희망이일 뿐 정말 희망 없는 삶을 살고 있다. 갈색쥐와 회색쥐가 만들어놓은 이 왕국은 딱 그들만의 리그이다. 자기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달라 보이는 쥐는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희망이는 탈출한다.

 

태생의 비밀을 알게 된 희망이는 진짜 엄마를 만나고 싶다는 꿈을 갖고 다른 세상을 향해 모험을 시작한다. 그러나 각고의 노력 끝에 알게 된 진실은 더 비극적이었다. 엄마는 실험쥐였고 죽음을 무릅쓰고 실험실에서 도망쳤으며, 죽음 직전 천만다행으로 회색쥐 부부를 만나 자신을 낳고 눈을 감았던 것이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는 어른인 나에게 특히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곧잘 진실을 찾아 헤매고 목마르게 진실을 갈구한다. 하지만 마침내 진실을 목격했을 때 그것은 내가 꿈꾸고 바라던 것이 아닌 경우도 허다하다. 나는 아이들도 언젠가는 이러한 사실이나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아는 만큼만 보이는 동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렸을 때 읽은 안데르센 동화는 어린이의 키만큼 마음만큼 읽힌다. 어른이 되어 어느 날 문득 그 동화의 상징성이 깨달아지는 순간이 있다. 그렇듯이 이 작품을 읽는 아이들도 훗날 작품에 숨겨진 더 큰 상징성을 깨닫는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

 

나는 이 작품의 엔딩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초록색 트럭을 타고 바깥세상으로 튀어버리는 희망이와 거미!

그들은 이미 판이 짜여진 세상에서 은둔자처럼, 그림자처럼 살아왔다. 그러나 새로 도달한 세상에서 그들은 이제까지와는 다르게살아갈 것이다.

 

비록 트럭을 타고 도착한 새로운 세상이 그들이 더러워서 버리고 온회색쥐 갈색쥐들의 세상과 별로 다를 바 없는 세상일지라도, 그들은 거기서 다르게 살아가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엄청난 모험과 경험을 했다. 그들은 이제 어느 누구보다도 자유로운 영혼이다. 깨달음을 가진 존재이다. 또한 그들은 스스로 선택한세상으로 나온 것이다.

 

그러므로 거기서 그들은 자유롭게, 주도적으로 살고 있을 것이며 가장 멋진 개척의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고,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나에게 희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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