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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아빠 똥배 ㅣ 책읽는 어린이 노랑잎 6
홍민정 지음, 이유정 그림 / 해와나무 / 2014년 3월
평점 :
최근에 어떤 엄마가 자전거를 배웠다. 운전을 아주 잘하는 분인데 이때까지 자전거를 못 배운 게 한이 된다면서 구에서 무료로 가르쳐주는 기회를 이용했다. 이 분은 자전거를 배우면서 많이 넘어졌고 그 때문에 다치기도 했다. 그때마다 아프기도 했지만 몹시 창피하더라고 했다. 식구들은 그러다가 골절상이라도 입으면 어쩔 것이냐며 관두라고 했다.
그러나 결국 해냈다.
어른인 자기 엄마가 새삼스럽게 자전거를 배우겠다고 하고, 애들처럼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고 또 넘어지고를 반복하고 있을 때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그리고 마침내 엄마가 소원하던 그걸 이뤄냈을 때 아들딸은 무슨 생각을 할까.
자전거를 배우던 엄마는 어느 날 중학생 딸의 편지를 받았는데 ‘엄마가 자전거를 열심히 배우는 걸 보면서 아, 우리 엄마도 배우고 싶은 게 있는 사람이었구나!’ 하는 걸 처음으로 생각하게 되었다고 써 있더란다. (물론 그걸 이뤄내는 과정을 보면서 많은 걸 생각하게 되었다는 얘기도 있었고 말이다.)
그 딸은 나보다 훨씬 빠르게 알아낸 것 같다. 내 경우엔 대학을 졸업할 즈음이 되어서야 알았다. ‘아, 우리 엄마도 그냥 한 사람의 여자구나. 배우고 싶은 게 있고, 하고 싶은 게 따로 있었던 사람이구나.’ 하는 걸 깨달았던 것이다.
아이들은 엄마는 그냥 엄마인 줄로만 안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배우고 싶은 것도 없는 그냥 엄마. 아이들은 아빠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아빠인 줄로만 안다. 윤우 아빠나 자기 뱃살에 대해 아무 생각없이 그냥 사는 아빠. 경험이나 소통의 기회가 없으면 영원히 그런 줄 안다.
『달려라 아빠 똥배』의 동현이는 어느 날의 경험을 통해 ‘아, 우리 아빠도 이루고 싶은 게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걸 알게 된다. 자전거를 배운 엄마가 딸의 따뜻한 편지를 받았듯이 동현이 아빠도 곧 동현이의 편지를 받게 되지 않을까. 아마 이 책이 동현이의 편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을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이뤄낸 동현이 아빠, 멋지다! 자전거에 도전했던 엄마를 보면서 커다란 간접경험을 했듯이 동현이도 똥배 아빠를 통해 이제 막 사람을 이해하는 공부를 시작한 듯하다. 멋진 아빠를 둔 동현이 멋지게 잘 자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