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축구공 내친구 작은거인 37
최은옥 지음, 유설화 그림 / 국민서관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은옥 작가의 <사라진 축구공>을 읽고 나니 문득 생각나는 시가 있다.

 

한 시인이 어린 딸에게 말했다. / 착한 사람도, 공부 잘하는 사람도 다 말고/ 관찰을 잘하는 사람이 되라고 / 겨울 창가의 양파는 어떻게 뿌리를 내리며 / 사람은 언제 웃고, 언제 우는지를 / 오늘은 학교에 가서 / 도시락을 안 싸온 아이가 누구인가를 살펴서 / 함께 나누어 먹으라고.’

마종하 시인의 <딸을 위한 시>이다.

 

 

이 책 <사라진 축구공>은 애지중지 하던 축구공을 잃어버린 후 공을 찾기까지의 과정이 마치 추리물 같다. 그만큼 재미나고 흥미진진하다. 손에 땀을 쥔 채로 범인이 누굴까?’ 의문을 갖고 주인공의 추리를 따라가게 된다. 마침내 공을 찾았을 때, 그 카타르시스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우리 독자가 보기에 주인공은 공을 찾은 기쁨과 함께 다른 무엇까지 함께 찾은 듯한 느낌이 든다.

 

무얼까?

바로 관찰하는 법.

위의 시에서처럼 민철이는 관찰 잘 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공을 잃고 찾아다니는 과정에서 민철이는 이웃, 친구들의 사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아랫집 할머니는 왜 공차는 소리를 그렇게 싫어했는지, 왜 매일같이 검은 비닐봉지에 무언가를 담아 집안으로 날랐던 건지, 왜 할아버지는 거실에 침대를 두고 하루 종일 누워 있었던 건지, 왜 할아버지 할머니는 우리 아빠를 고마워했는지, 우리 누나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인지, 기태와 준범이는 나 몰래 무엇을 궁리하고 고민하고 있었던 것인지, 그애들은 누구한테 편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인지, 형우는 축구를 좋아하면서도 왜 축구 게임엔 끼지 않았던 건지, 형우의 방에 로봇신발 같은 게 있는 까닭은 무엇이며 형우가 지하실에서 내 축구공을 발견했으면서도 안 들고 나온 이유는 무엇인지…….

 

 

내 가족과 이웃, 사랑하는 친구들의 고민과 걱정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관찰의 힘은 대단한다. 이 힘이 생기면 위의 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도시락을 안 싸온 친구가 누구인지 알게 된다. 즉 아랫집 할머니 할아버지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를 알게 되고 누나와 기태와 준범이가 정말 좋아하고 고민하는 게 무언지 알게 되고 내 절친 형우의 비밀과 진짜 마음도 모두 알게 된다.

 

 

아이들에게 관찰의 힘은 진짜 친구를 사귀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머지않아 민철이는 겨울 창가의 양파는 어떻게 뿌리를 내리는지도(자연의 이치와 섭리) 알게 되리라. 아마 멋진 어른이 되겠지. 축구도 잘하고 마음도 축구장만큼 넓은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진짜 어른 말이다.  

 

아이들은 처음엔 재미로 이 책을 읽을 것이다. 그러다가 학년이 올라가고, 어느 만큼의 시간이 지난 뒤 , 그 단순한 이야기 속에 그런 깊은 뜻이 있었구나!’ 하고 혼자 고개를 끄덕이며 가만히 웃게 될 것이다.

 

좋은 책이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