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그 마지막 10년의 기록 - 1888~1897
제임스 S. 게일 지음, 최재형 옮김 / 책비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정말로 조선을 사랑하고 우리를 친구로 생각했던 사람의 글

 

100년 전 우리나라 이야기. 남의 나라 선교사 눈을 통해 보고 입을 통해 그시절 얘기를 생생하게 듣는다. 만감이 교차한다.

 

저 시대에 우리나라에 8년간 머물면서 매 다른 계절에 조선 방방곡곡을 다 다니고 우리말을 자유롭게 구사하고, 한문에도 너무나 박식하여 논어맹자 다 읽었던 게일 목사. 


구한말에 동방의 이름 알려지지 않는 작은 나라 조선. 호기심에 왔던 여러 다른 나라 여행인들은 우리를 가리켜 더럽고 무식한 민족으로 깎아내리고 미개하고 상식없는 사람들이라고 폄하했다. 그러므로 조선은 단 며칠도 머물고 싶지 않을 만큼 불결하고 미개한 곳으로 깎아내린 여행 기록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게일 목사의 글은 다르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그의 감수성에 절로 빠져들고 그의 식견에 놀라게 되고 그의 휴머니즘에 감동하게 된다.

 

우리의 역사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우리의 문화와 조선 팔도의 경을 이토록 좋아해주고 또 사람에 대해 이만큼 애정을 갖고 있었던 사람이 있었다니! 절로 찬탄하게 되었다. 그가 사람을 이해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방식에 감동한다. 그리고 결론을 내리게 된다. 이분은 정말로 조선사람을 친구로 생각하고 사랑했던 사람이구나..... 

 

이 책은 또한 우리가 일본에게 어떻게 뜯기도 뺏기고 억울하게 당해왔는지를 고스란히 되짚는 기록이기도 하다. 고종은 자신의 아내이자 이 나라의 국모가 남의 나라 사무라이 손에 칼질 당하고 불 태워지는 순간, 그 옆 궁궐 어딘가에 있었던 것이다. 그날 일을 마치 눈으로 보는 듯한 생생함까지 갖춘 게일목사의 기록. 읽는 동안 너무  화나고 속상하고 분하고 억울하여 빨래를 비틀어짜논 것처럼 마음이 아프고 저릿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아름답다. 유머러스하다. 우리를 환하게 웃게 한다. 무슨일이든 시키면 못하는 일이 없는 '소년'에 대한 이야기라든가. 절절 끓는 온돌방에서 자고 난 뒤 '프라이팬 방바닥 위에서 잤고, 거의 새까맣게 구워졌다.' 라고 소감을 말한 거라든가 당시 남자들의 한복바지에 대한 촌평을 읽다 보면 데굴데굴 구를 만큼 재미있다.  

 

그는 말했다. "나에게 조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마음이 끌리는 나라이며 조선 사람은 점잖고 신의 있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라고. 이미 오래 전에 타계한 파란 눈의 선교사에게 새삼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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