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년 만의 이사 북멘토 가치동화 32
박현정 지음, 현숙희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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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니 몇 달 전 뉴스 기사가 생각납니다. 아우슈비츠 경비원이었던 96세의 고령 노인에게 독일 헌법 재판소는 실형 4년형을 구형했지요. 당시 상황을 미뤄볼 때 그것이 어쩔 수 없는 단숨 가담이었다 할지라도 공동체 정신을 훼손한 것에 대해서만큼은 책임을 묻고 반성의 기회를 주려는 독일인들의 헌법정신이 돋보였고 독일의 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던 기사였습니다. 

 

<백년만의 이사>. 이 책은 독립운동을 했던 증조 할아버지, 그로 인해 평생 불우했던 할아버지, 그 가난은 대를 이어서 내 아버지도 현재 진행형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 3대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담고 있습니다. 책을 덮고 나면 많은 생각들이 쓰나미처럼 지나갑니다. 강산이 할아버지는 살아 있는 근현대사, 걸어다니는 역사 교과서가 아닐까요.

 

문득 강산이네 증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 그리고 아버지, 이 세 분들 가운데 가장 마음고생을 많이 하신 분은 누구였을까? 를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 강산이 할아버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증조 할아버지에게는 나라를 되찾으리라는 희망이 있었기에 부와 명예 그리고 가족의 희생마저도 아까워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신념대로 나라를 되찾으셨습니다. 하지만 강산이 할아버지의 어린시절은 어땠나요. 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는 분인지조차 모른채 가난에 시달렸고, 교육의 혜택조차 받지 못한채 불안한 시절을 살아야 했습니다. 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신 분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기는커녕 원망스러울 지경으로 곤핍한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책의 뒤에 실린 작가의 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던 우리 선조들이 되찾고자 했던 나라는 어떤 나라였을까요?' 설마 강산이네 증조 할아버지가 희구했던 조국이 친일파 세력들이 여전히 득세하며 잘 먹고 잘 사는 나라였을까요? 아니면 어쩔 수 없는 단숨 가담이었다 할지라도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철저히 책임을 묻는, 건강하고 기본 정신이 살아 있는 대한민국일까요?

 

오래 생각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내 아이들이 어떤 나라에서 자라길 원하는지를 생각한다면 답은 이미 나와 있으니까요. 작가가 취재를 통해 만나뵈었다고 하는 강산이 할아버지, 남은 생애만큼은 행복하시기를 진심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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