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백포도주를 홀짝거렸고 나는 맥주를 들이켜면서 기다렸다. "다 됐어요. 촛불을 켜세요."
- P191

어떤 번지르르한 어구를 사용한다 해도 죽음은 보편적으로 평화롭게(자다가) 혹은 용감하게 싸운 뒤에 (암) 일어난다.
한 번씩 여자들은 남편을 잃는다(내가 그 사람을 어디에다 두었더라?), 어떤 표현들은 활자체로는 그리 흔히 쓰이지 않는다. 데이지를 밀어 올리다 Push up Daisies (‘죽어서 땅에 묻히다" 라는 뜻을 가진 영어 표현 옮긴이), 양동이를 발로 차다Kick the Bucket (스스로 목숨을끊다‘, ‘죽다‘를 속되게 이르는 영어 표현_ 옮긴이), 거꾸러지다Croak (‘죽다‘
라는 뜻을 가진 단어 옮긴이), 농장을 사다 Buy the Farm (‘죽다‘라는 뜻을가진 영어 표현 옮긴이), 현금으로 바꾸다Cash in One‘s Chips(‘죽다‘라는뜻을 가진 영어 표현_옮긴이). 모든 완곡어법은 우리가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숨이 막히면서 푸르게 변하는 것을 감추어준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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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헷갈린다. 40년쯤 비슷한 표정을 짓고 한 말투를 사용하다 보면 거기에 정말 그 사람의 정수가 스며들게 되는걸까? 나로 말하자면 첫인상 때문에 오해한 사람의 진가를 나중에 깨달은 적이 너무 많았다. 다른 사람의 진심이나 역량을 단숨에 간파하는 능력보다는, 표정이나 목소리로 상대를 판단하려 들지 않는 신중함과 겸손함을 얻고 싶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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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문제에 대해 좋은 쪽에 서 있다고, 기후변화 문제에 확신을 갖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해도, 당신이 논쟁을 벌이는 상대 쪽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이 지구를 망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겸손함으로 부드러워진 노력이 고결함으로 무장한 노력보다 우리를 훨씬 더 멀리 데려가줄 수 있다.
- P232

나는 사람들에게 계속 상기시킨다. 우리는 강하고 또 운도 좋다고. 지구는 너무 적은 자원을 놓고 살아남으려 애쓰는 많은 사람의 집이기도 하다. 우리가 식량과 안식처,
깨끗한 물을 누리는 집단이라는 사실은 지금껏 우리가 위태롭게 만들어온 세상을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의무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무언가 알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이 있다는 말이다.
- P234

마지막으로, 오슬로의 블린데른베인Blindernveien가와 아팔베인Apalveien가 사이에 있는 배선함에 이런 낙서를 해놓은 누군가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신神은 경배하고 눈에 보이는 자연은 학살해버린다. 우리가 학살하는 자연이 사실은 우리가 경배하는 보이지 않는 신인 것을 모르고."
-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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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의 리더는 ‘온갖 자질구레한‘ 일들까지 다 챙기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교훈을 배울 수 있다. 조지 엘리엇은 장편소설 <미들마치>의 유명한 마지막 문장에서 이렇게 썼다.
"세상이 점점 더 좋아지는 건 부분적으로는 전혀 역사적이지 않은 자잘한 행동들 덕분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랬을 수도 있었던 것처럼, 당신이나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그다지 고약하지 않을 수있었던 것의 절반쯤은, 남에게 드러나지 않은 인생을 충실하게 살았으며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에 편안히 잠들어 있는 수많은사람들 덕분이다."
- P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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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가장 사로잡은 것은 괴테의 서두르지 않으나 쉬지않고 Ohne Hast, aber ohne Rast 라는 문장이었다. 독일어 ‘하스트 Hast(서두름)‘, ‘라스트 Rast(쉼)‘는 영어 ‘헤이스트 haste‘, ‘레스트 rest 와 달리 운율도 딱 맞으면서 뭔가 세상과 사물과 삶의 양면성을 잘 드러내는 말이다 싶었다. 그래서 이 말처럼 서두르지 않다 보니 일을 재깍 끝내지 못하며 마감을 제때 맞추지 못할 때도 있지만, 꾸역꾸역 어떻게 밥벌이는 하면서 쉬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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