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헷갈린다. 40년쯤 비슷한 표정을 짓고 한 말투를 사용하다 보면 거기에 정말 그 사람의 정수가 스며들게 되는걸까? 나로 말하자면 첫인상 때문에 오해한 사람의 진가를 나중에 깨달은 적이 너무 많았다. 다른 사람의 진심이나 역량을 단숨에 간파하는 능력보다는, 표정이나 목소리로 상대를 판단하려 들지 않는 신중함과 겸손함을 얻고 싶다. - P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