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4
이언 매큐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선하고 나른한 저녁 어스름이었고, 이른봄의 첫 잔디깎이 소리를 귓결로 들으며 조지의 생각은 엉뚱한 방향으로 기분좋게 흘러가고 있었다. 가머니는 고꾸라졌고, 거짓말쟁이 아내가 기자회견에서 그의 외도를 부인함으로써 그는 마누라 손아귀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버넌은 갔다.
그리고 클라이브도 몰리의 옛 애인들과 치른 전쟁을 돌이켜보면 대체로 성과가 그리 나쁘지 않다. 지금이야말로 몰리의 추도식을 고려해볼만한 적기인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클라이브는 맞은편의 빈자리를 응시하며 머리에 쥐가 나도록 사회적 관계의 손익분기점을 따지다가 자책감에 빠졌고 자기도 모르게 불행의 프리즘을 통해 과거를 굴절시키고 물들이고있었다. 때때로 다른 생각도 하고 한동안 책을 읽기도 했지만 북쪽으로떠나는 이번 여행의 테마는 바로 이것, 우정에 대한 전반적이고 상세한 재정의였다.

그저 수사적인 질문인지도 몰랐다. 그럼에도 클라이브는 친구에게로 몇 걸음 다가서서 대답했다. "몰리 때문이야. 우리는 가머니를 좋아할 수 없지만 몰리는 그를 좋아했어. 가머니는 몰리를 믿었고 몰리는그의 믿음을 존중한 거야. 이건 그들 사이의 개인적인 문제라고 이 사진은 몰리의 것이고 나와도, 자네나 자네의 독자들하고도 아무 상관이없어 몰리는 자네의 이런 행동을 경멸했을 거야. 솔직히, 이건 몰리를배신하는 거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 욥은 자신에게 닥친 불행때문에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그 불행의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고통스럽다. 인간은 자신의불행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견디느니 차라리 어떻게든의미를 찾으려 헤매는 길을 택하기도 한다. 내 아이가 어처구니없는 확률(우연)의 결과로 죽었다는 사실이 초래하는 숨막히는 허무를 감당하기보다는, 차라리 이 모든 일에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어떤 거대한 섭리가 존재한다고 믿는 편이 살아 있는 자를 겨우 숨쉬게 할수있다면?
신은 그때 비로소 탄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 P43

당신은 그에게자백을 해야만 한다. 당신은
당신이 당한 그 범죄에 대해 유죄이므로 - P5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들이 살 수 있습니다‘라고 말해보라시며, 정난주가 머뭇거리며그래도 되느냐고 묻자, 하느님은 그래야 된다고 말씀하셔. 그녀는이제 막 말을 배우는 아이처럼 더듬더듬그말을 따라 해. "제가살아야 제 아들이 살 수 있습니다‘라고. 그 모습을 보고 하느님은흡족해하셨지. 그녀의 기도는 받아들여져, 대정읍으로 압송돼 관비가 된 그녀는, 그럼에도 삼십칠 년을 더 살아 할머니로 죽고, 그러는 동안 그녀의 아들은 얼마든지 살 수 있었지. 그 하루하루는늘 새 바람이 그녀 쪽으로 불어오는 나날이었다고 해." - P6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변화. 누가 시켜서 되는 게 아닌 스스로의 변화 말이다. 사람은변화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변화를 요구받는 게 싫은 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바뀔 것을 요구하기보다는기다려주며 넌지시 도와야 했다. - P28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