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하고 나른한 저녁 어스름이었고, 이른봄의 첫 잔디깎이 소리를 귓결로 들으며 조지의 생각은 엉뚱한 방향으로 기분좋게 흘러가고 있었다. 가머니는 고꾸라졌고, 거짓말쟁이 아내가 기자회견에서 그의 외도를 부인함으로써 그는 마누라 손아귀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버넌은 갔다.
그리고 클라이브도 몰리의 옛 애인들과 치른 전쟁을 돌이켜보면 대체로 성과가 그리 나쁘지 않다. 지금이야말로 몰리의 추도식을 고려해볼만한 적기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