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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서버
로버트 란자.낸시 크레스 지음, 배효진 옮김 / 리프 / 2025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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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외과 의사 캐로, 성추행 피해를 받고 알려지며 가해자를 역공격한다는 오해를 받고 병원에서 사임해 오래전 노벨상을 탄 증조부 새무얼 왓킨슨의 비밀스러운 연구소로 가고, 사람들이 원하는 걸 실현할 수 있도록 뇌에 칩을 심어주는 수술전문의가 된다. 새무얼 왓킨슨의 목적은 바로 자기 뇌에 칩을 심어주는 것. 그 도중 여동생 엘렌이 장애가 있는 막내 딸을 잃고 절망하자 뇌의 칩을 심어 막내딸을 보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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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살아있는 것, 보고 듣는 것, 느끼는 것 즉 ˝존재˝에 대한 감각과 실체는 물리학에서부터 출발함을 암시해주는 책, 하지만 존재에 대한 윤리적 의식은 생각해보지 못했다. ˝영원히 산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 라는 말은 대부분 실현시키고 싶은 마음이지만 영원히 산다는 것 이상의 비윤리적인 실현 욕구, 그보다 더한 욕심은 대부분 생각하지 못한다. 나는 이루고 싶어, 영생을 에서.. 나는 이루고 싶어 권력을.. 로 흘러가는 과학기술.. 과학이 걸어가야할 방향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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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와이거트는 선뜻 대답했지만 파동 함수 결어긋맘 현상 같은 심오한 수학적 개념들을 펼쳐 놓을생각에 들떠 있는 게 분명했다. 깊게 주름진 그의 얼굴이 환해지는 걸 보며 캐로는 점점 그에게 호감이 들었다. 수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위, 돈, 병원내 정치 관계 등을 이리저리 저울질하면서 동시에 수술이 실패했을 때의 후유증까지 물리쳐야 하는 외과 의사들에게는 볼 수 없는 열정, 이 남자는 단순하고도 흔들림 없는 열정으로 자신의 전문 분야를 사랑하고 있었다. 적어도 물리학 때문에 누가 죽을 일은 없지 않은가. _ 85 ~ 86
✍ 캐로 자신도 지금껏 얼마나 많은 선택을 해 왔는가? 그녀는 자신의 삶을 무수히 많은 가지를 뻗어 나가는 나무로 상상해 보았다. 가지 하나하나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었던 길을 보여 주었다. 만약 오빠의 장례식에서 엄마가 그토록 심한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캐로가 화를 참았더라면, 수십 년 동안 가족들 간에 끓어오르던 분노가 폭발해 혼돈으로 치닫지 않았더라면? 만약 그녀와 엘렌이 상속에서 제외되지 않았더라면? 만약 의대 진학 대신 다른 진로를 택했더라면? 엘렌이 쓰레기 같은 놈과 결혼하지 않았거나 안젤리카를 낳지 않았더라면, 아니면 안젤리카를 시설에 맡기고 일을 했더라면? 이런 선택들, 와이거트 박사가 ‘관찰‘ 이라고 부르는 수 많은 결정이 전혀 다른 길로 이끌었을 것이다. _ 105
✍ ˝맞아요! 공룡들도 분명 뇌가 있었고, 관찰자였습니다! 물론 공령은 그냥 제가 지질 시대 대신 쓴 표현이긴 해요. 사람들이 공룡을 좋아하니까요. 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좋아하더라고요. 제가 보기엔 무서운데. 어쨌든 더 거슬러 올라가서 태양계가 형성되던 시점으로 돌아가 봅시다. 당시 의식적인 관찰자가 없었다면, 실제로 없었겠죠. 그러면 태양과 행성들도 존재하지 않았던 겁니다. 물리적 현실은 관찰자의 존재에 의해 결정되니 말이죠. 우리가 말하는 모든 시간과 공간은 우리의 사고 속에서 논리적 일관성을 갖춰 지식을 정리하기 위해 만들어 낸 도구에요. 교실에 있는 지구본을 생각해 보면 그저 이론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장소를 나타낸 모형일 뿐이잖아요. 가령, 실제로 관찰하기 전까지 파리라는 도시도 우리가 전에 얘기했던 불확정적인 가능성의 상태로 있었을 겁니다. 붕괴되지 않은 파동 함수로요. 파리, 태양, 달, 공룡 화석, 이런 것들이 우리가 합의된 현실 속에 존재하는 건 우리의 의시긔 그것들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에요. 파동 함수의 붕괴가 바로 어떤 사물이 물질로서 존재하게 되는 순간이고요.˝ _ 256 ~ 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