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삶을 잘사는건 얼마나 힘들고 남의 삶에 참견안하기는 더욱 힘들다. 심지어 내 말대로 안해주면 또 얼마나 서운한지. 그게 뭐라고 남 바꾸려다 그렇게 치고받고 싸운다. 자신부터 뚝심있게 사는 모습, 꾸준한 모습에 감탄했다. 분명 동갑인데도 (써져있음) 정말 멋있다. 사람이 셋이면 하나는 스승이랬다. 나는 내 몫을 잘하는 사람으로 잘 살 수 있을까. 남에게도 그래보일까? 아차 실수했다. 내 보기엔 어떤가.

〰️〰️〰️〰️〰️〰️〰️〰️〰️〰️〰️〰️〰️

✍ 학원에서 학생들이 창작하는 이야기에는 자살을 선택하는 인물이 흔치않게 등장한다. 그건 내가 고등학생일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를 비롯한 많은 친구가 허구의 세계에서 자살하는 인물을 만들었다. 학생들이 어리기 때문에 죽음의 무게를 가볍게 여기는 걸까? 10대이기 때문에 죽음에 더 매료되는 걸까? 아니다. 우리는 한국의 10대기 때문에 자살에 친숙한 것 뿐이다. 나는 인포 데스크에 앉아서 지나가는 학생들을 바라보다가 문득 먼 이국땅의 학생이 쓴 글이 궁금해진다. 비현실적으로 휘청거리다가 죽어 버리는 인물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하이얗고 고요한 세계를 보고싶다. 가 본 적 없는 땅에 대한 노스텔지어가 괜스레 눈동자를 깊어지게 만든다. 그러나 나는 한국에 있다. _9~10

✍ 서른의 이별은 단지 인간관계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가치관이 명확해짐에 따라 발생하는 다방면의 헤어짐이다. 이런 결단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누적될 터이기에 김광석 아져씨는 그토록 아프게 노래했던 것이리라. _ 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옵서버
로버트 란자.낸시 크레스 지음, 배효진 옮김 / 리프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신경외과 의사 캐로, 성추행 피해를 받고 알려지며 가해자를 역공격한다는 오해를 받고 병원에서 사임해 오래전 노벨상을 탄 증조부 새무얼 왓킨슨의 비밀스러운 연구소로 가고, 사람들이 원하는 걸 실현할 수 있도록 뇌에 칩을 심어주는 수술전문의가 된다. 새무얼 왓킨슨의 목적은 바로 자기 뇌에 칩을 심어주는 것. 그 도중 여동생 엘렌이 장애가 있는 막내 딸을 잃고 절망하자 뇌의 칩을 심어 막내딸을 보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

지금 살아있는 것, 보고 듣는 것, 느끼는 것 즉 ˝존재˝에 대한 감각과 실체는 물리학에서부터 출발함을 암시해주는 책, 하지만 존재에 대한 윤리적 의식은 생각해보지 못했다. ˝영원히 산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 라는 말은 대부분 실현시키고 싶은 마음이지만 영원히 산다는 것 이상의 비윤리적인 실현 욕구, 그보다 더한 욕심은 대부분 생각하지 못한다. 나는 이루고 싶어, 영생을 에서.. 나는 이루고 싶어 권력을.. 로 흘러가는 과학기술.. 과학이 걸어가야할 방향은 무엇일까.

〰️〰️〰️〰️〰️〰️〰️〰️〰️〰️〰️〰️〰️〰️〰️〰️

✍ ˝물론˝ 와이거트는 선뜻 대답했지만 파동 함수 결어긋맘 현상 같은 심오한 수학적 개념들을 펼쳐 놓을생각에 들떠 있는 게 분명했다. 깊게 주름진 그의 얼굴이 환해지는 걸 보며 캐로는 점점 그에게 호감이 들었다. 수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위, 돈, 병원내 정치 관계 등을 이리저리 저울질하면서 동시에 수술이 실패했을 때의 후유증까지 물리쳐야 하는 외과 의사들에게는 볼 수 없는 열정, 이 남자는 단순하고도 흔들림 없는 열정으로 자신의 전문 분야를 사랑하고 있었다. 적어도 물리학 때문에 누가 죽을 일은 없지 않은가. _ 85 ~ 86

✍ 캐로 자신도 지금껏 얼마나 많은 선택을 해 왔는가? 그녀는 자신의 삶을 무수히 많은 가지를 뻗어 나가는 나무로 상상해 보았다. 가지 하나하나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었던 길을 보여 주었다. 만약 오빠의 장례식에서 엄마가 그토록 심한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캐로가 화를 참았더라면, 수십 년 동안 가족들 간에 끓어오르던 분노가 폭발해 혼돈으로 치닫지 않았더라면? 만약 그녀와 엘렌이 상속에서 제외되지 않았더라면? 만약 의대 진학 대신 다른 진로를 택했더라면? 엘렌이 쓰레기 같은 놈과 결혼하지 않았거나 안젤리카를 낳지 않았더라면, 아니면 안젤리카를 시설에 맡기고 일을 했더라면? 이런 선택들, 와이거트 박사가 ‘관찰‘ 이라고 부르는 수 많은 결정이 전혀 다른 길로 이끌었을 것이다. _ 105

✍ ˝맞아요! 공룡들도 분명 뇌가 있었고, 관찰자였습니다! 물론 공령은 그냥 제가 지질 시대 대신 쓴 표현이긴 해요. 사람들이 공룡을 좋아하니까요. 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좋아하더라고요. 제가 보기엔 무서운데. 어쨌든 더 거슬러 올라가서 태양계가 형성되던 시점으로 돌아가 봅시다. 당시 의식적인 관찰자가 없었다면, 실제로 없었겠죠. 그러면 태양과 행성들도 존재하지 않았던 겁니다. 물리적 현실은 관찰자의 존재에 의해 결정되니 말이죠. 우리가 말하는 모든 시간과 공간은 우리의 사고 속에서 논리적 일관성을 갖춰 지식을 정리하기 위해 만들어 낸 도구에요. 교실에 있는 지구본을 생각해 보면 그저 이론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장소를 나타낸 모형일 뿐이잖아요. 가령, 실제로 관찰하기 전까지 파리라는 도시도 우리가 전에 얘기했던 불확정적인 가능성의 상태로 있었을 겁니다. 붕괴되지 않은 파동 함수로요. 파리, 태양, 달, 공룡 화석, 이런 것들이 우리가 합의된 현실 속에 존재하는 건 우리의 의시긔 그것들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에요. 파동 함수의 붕괴가 바로 어떤 사물이 물질로서 존재하게 되는 순간이고요.˝ _ 256 ~ 25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를 잃지 않는 법 - 싸게 팔지 마! 힘들어도
최병철 지음 / 클래식북스(클북)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질풍노도의 시기, 이쯤되면 괜찮을 줄 알았지 하지만 밑도 끝도 없었다. 이것도 탓해보고 저것도 탓해보고 혼란스럽게 지내다 책을 폈다. 처음 시작은 잘 살고있는걸까? 머릿속이 빙글빙글 돌았다. 음 아무래도 많이 부족하다, 나를 잃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을 시로 쓰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보이는 느낌이다. 괜찮겠지? 조금씩 해봐도

〰️〰️〰️〰️〰️〰️〰️〰️〰️〰️〰️〰️〰️〰️

✍ 《내 안의 나와 그림자》

내 마음속에
그림자 하나 살고있다
그림자가 짙어서
늘 걱정이었다

어느 날 알았다
빛이 밝을 때
그림자도 짙어진다는 것을
내 안에
밝은 것이 있기에
내 그림자도 짙다는 걸

내 마음속에
그림자 하나 살고 있다
그림자가 너무 커서
걱정이었다

어느 날 알았다
모습이 커야
그림자도 크다는 것을
내 안의 나는
거인이라는 증거다

💥

내 마음속에
그림자가 살고 있다
그림자가 무거워서
걱정이었다

어느 날 알았다
의미가 클 때
그림자도 무겁다는 것을
그러고 보면
내 안에 있는 나도
제법 괜찮다

〰️〰️〰️〰️〰️〰️〰️〰️〰️〰️〰️〰️

한낱 빛 따위가 어둠을 어찌 알랴🎇
- 프리드리히 니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과학을 인간답게 읽는 시간
전대호 지음 / 해나무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과학이 발달하면서 과학적이지 않은 것, 과학적인 것의 구분이 생기고 과학적이면 좋고 과학적이지 않으면 나쁜게 됬다. 생명윤리만 생각하다보니 인간의 삶에 ˝인간적인 면모˝를 앗아가며, 흑백논리에 더욱 빠지는 형국이다. 현대사회로 가며 과거보다 더 흑백논리가 심해졌고, 유명한 과학자들은 주목 받으면서 유명하지 않은 사람들은 딱히 업적이 없는 사람처럼 그림자에 드리워진다. 이 사회 못지 않게 과학과 과학자들의 세계도 문제가 많다. 과학을 증명한다고 해서 올바른 것도 아니며 과학을 증명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른것도 아니다. 인간의 윤리와 마음을 훼손시키지 않으며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근대와 다르게 현대과학자들의 과제가 되었다. 특히 일자리나 인간이 할수있는 최소한의 역할들이 박탈당하며 과학자들은 옳은 과학기술에 대해 더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윤리적이면서 과학적이고 안전하며 쓸모있고 인간의 역할을 훼손하지 않는 것, 알았다 그게 단순한 연구비로 해결될 수 없는 과제인가보다. 너무 어렵다..

〰️〰️〰️〰️〰️〰️〰️〰️〰️〰️〰️〰️〰️〰️

✍ 조금 단순화해서 말하면, 과학적 실재론자는 과학이 정답에 도달하거나 최소한 접근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 맥락에서 주로 실재론자들이 거론하는 ˝성숙한 과학˝ 이란 정답에 도달한 과학, 또는 정답에 상당히 근접한 과학이다. 그런 과학은 통일성과 안정성을 지녔다. 정답이 단 하나일 테니까 통일성이 보장되고, 어떤 논의도 정답 근처를 맴돌 테니까 높은 수준의 안정성이 확보된다. 반면에 미성숙한 과학이란 아직 정답에서 한참 멀리 떨어진 채 이리저리 헤매고 중구난방으로 떠드는, 실은 ‘과학‘ 이라고 부르기도 곤란한 암중모색이다. 과학적 실재론자들은 이런 미성숙한 과학을 논의에서 배제하고 성숙한 과학만 주목하고자 제안하는 경향이 있다. _ 40

✍ 무릇 성숙은 안정성과 통일성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우리의 통념은 ‘정답‘ 이라는 허튼 관념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듯하다. 정답이 있고, 정답을 움켜쥘 수 있으며, 꼭 움켜쥐어야 한다는 생각을 떨쳐내기는 그리 쉽지 않다. 그러나 웬만큼 살아보면 다들 깨닫듯이, 인생에 정답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과학에도 정답 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정답에 대한 집착이 과학의 생산성을 해친다고 장하석은 설득력 있게 논거한다. 마지막으로 니체의 말을 되세기자. ˝어릴 적 놀이할 때˝ 우리는 배고픈 줄도 모를 만큼 ˝진지˝ 하면서도 아냥 즐거웠고, 놀이에 어떤 거창한 의미도 부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겸허했으며, 정답 따위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때의 진지함을 되찾는 것이 진정한 성숙이다. _ 42

✍ 이 대목에서 논의를 철학의 수준으로 심화할 필요가 있다. 나는 과학을 우리와 자연의 공동작품으로 이해한다. 더 일반적으로, 우리의 앎과 삶도 우리와 자연의 공동 작품이다. 굳이 공동작가들의 기여도를 따지고 싶다면, 우리의 몫이 절반, 자연의 몫이 절반이라고 보면 공정할 듯 하다. 앎에 이를 때 우리는 자연이 불러주는 대로 받아적는 어린아이처럼 굴지 않는다. 우리는 예측하고 관찰하고 실험하면서 자연에 질문하고, 성공적일 경우 자연으로부터 명확한 대답을 듣는다. 자연의 대답은 결정적인 성분이지만, 우리의 자발적 탐구 활동 역시 불가결한 성분이다. 이 글에서 다룬 제임스웹 사진들도 우리와 자연의 공동 작품이다. 우리가 제임스웹 망원경을 우주로 쏘아 올렸고, 화려하고 다채로운 사진으로 완성될 만한 광경들을 물색하고 선정하여 그 방향으로 망원경을 조정하여 작동시켰고, 자연은 근적외선 신호들로 응답했으며, 우리는 다시 그 신호들을 처리하여 아름다운 사진들을 완성했다. 우리와 자연이 함께 그 사진들을 제작했다. _ 54 ~ 5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완벽하지 않아도 참 괜찮은 어른
이서원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최근 내가 남들보다 어리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봐도 결함이 많았고, 사회적인 결여가 컸다. 다수의 사람들과 다르게 뭔가 유별났고 이겨내야 할 점도 많았다. 어른이 됬다고 느끼는 점은 현타는 오고 씁쓸하지만 내가 더이상 나를 증오하지 않는 것이다. 여전히 내가 나의 장점을 찾지 못하고, 가까운 사람이 보기에도 걱정거리지만 나를 대하는 자세가 조금 더 유연해졌다는 큰 변화를 겪었다. 어른이 된다는건 자제력을 발휘하고 충동성을 줄여나가는 일이었다. 넘기면 넘길수록 지금껏 내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들이었고, 따끔한 일침에 별 수를 찾지 못해 혼란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시종일관 ˝그럴수도 있다. 지금부터 시작이다˝라는 글의 투에 방법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조금은 희망을 보았다. 어렵다, 어른이 된다는 것. 아마 누구든 내가 가장 못하는걸 바꿔나가는 것이 큰 숙제가 아닐까. 특히 안해야되는 걸 안하는 것에 관해서는.

〰️〰️〰️〰️〰️〰️〰️〰️〰️〰️〰️〰️〰️〰️〰️〰️

✍ 내가 존경할 만한 미덕을 모두 가진 그런 어른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존재할 수 없었다. 여러 요소가 합쳐져 내가 되는 것처럼, 모든 사람에게는 닮고 싶은 부분도 있고 닮고 싶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이 사람에게는 이런 모습을, 저 사람에게는 저런 모습을 닮고 싶은 게 내 정확한 속마음이었다. _ 36

✍ 세상에는 별난 일이 가득하고, 그것을 발견하느냐 못 하느냐는 오직 사람의 마음이 달려 있다는 걸, 마음먹기에 따라 작은 일도 충분히 큰일이 될 수 있고, 고난이나 시련도 시선을 달리하면 기회와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세상을 제대로 보지 않으려는 내 시선이 문제였고, 크고 대단한 것만 별거라고 생각하는 비관적인 마음이 문제였다. _ 43

✍ 생각이 많을수록 듣기는 어려워진다. 내 생각은 잠시 내려놓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나를 맡기면 자연스레 듣기에 성공할 수 있다. 상대방의 의도와 감정이 내 속으로 흘러들어오는 걸 느낄 수 있다. 내 생각은 물의 흐름이 멈춘 뒤에 말해도 충분하다. 아니, 어쩌면 말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대개는 말을 하면서 스스로 답을 찾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에게 답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_ 65

✍ 농담이 사람을 살리느냐 죽이느냐는 그 사람을 향하는 데 마음이 차가운가 따스한가로 판가름 난다. 유명한 카피라이터의 말 가운데 이런 말이 있다.

‘ 말은 오븐에서 나와야지, 냉장고에서 나와서는 안된다. ‘
_ 9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