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내견 공부 중입니다 - 세상의 빛이 되기 위한 예비 안내견들의 성장 일기
하우종 글.사진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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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지는 않지만 시각장애인을 돕는 안내견을 몇 번 본 적이 있다. 순한 얼굴로 의젓하게 시각장애인을 안내하는 안내견을 지켜보면서 대견하고 흐뭇하게 느껴졌었다.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을 돕는 것을 소명으로 삼고 있는 것은 비단 안내견만이 아니다. 마약탐지견, 인명구조견, 경비견, 경찰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을 돕고 있는 개들이 많다. 사람들에게 보살핌을 받아야만 할 것 같은 아이들이, 사람도 아닌 동물이 한 사람의 몫을 해내며 사람들을 돕는 것을 보노라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물론 고마움도. 동물 중에서 개가 영특하고 사람들과 친밀한 종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개들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건 아니다. 수많은 훈련과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서 능력을 기르고, 그 중에서도 선별된 개들만이 사람들을 돕게 된다. 직업적으로. 


 <나는 안내견 공부 중입니다>는 시각장애인을 돕는 안내견이 되기 위해 태어난 래브라도 리트리버 7남매(별비, 반디, 빛나, 보듬, 바램, 보우, 바로)의 출생 후부터 안내견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사진과 함께 성장일기처럼 보여주고 있다. 눈도 뜨지 못한 채 꼬물거리는 아이들이 보면서 마냥 귀엽게만 느껴졌다. 이렇게 귀여운 아이들이 훗날 어떻게 해서 안내견이 될까 그 과정도 궁금했고, 이 중에서 모두 안내견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는 만큼 이 아이들이 무사히 안내견으로 선발되었을까 그 결과도 궁금했다.
모두 열심히 훈련을 받았지만 안타깝게 예비 평가에서 반디와 바로, 별비와 바램은 탈락을 하고 말았다. 비록 네 마리는 안내견으로서 선발되지는 못했지만 따뜻한 가정으로 분양 돼 반려견으로 사랑 받게 되었다. 그리고 보듬이는 뛰어난 자질과 미모를 인정받아 안내견이 될 아이들을 낳을 모견으로 뽑히게 되었다. 모견이 아무나 되는 게 아니고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하는 만큼 안내견은 되지 못했지만 그 못지않은 중요한 일을 하게 된 보듬이. 보듬이에게서 태어난, 태어날 아이들이 엄마의 멋진 자질을 이어 받아 훌륭한 안내견이 되겠지.
 안내견이 되기 위한 과정을 계속해가는 빛나와 보우. 두 녀석은 안내견이 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보우는 안내견 훈련 6개월째에 접어들어 탈락을 하고 말았다. 빛나는? 빛나 또한 우수한 자질을 지녔지만 안내견으로 시작장애인과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대신 안내견학교에서 시범견으로서 생활을 하게 되었다. 최근 근황을 통해 본 7남매는 모두 같은 길을 가지는 않았지만 저마다 사랑 받으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다. 특히 가장 바쁜 생활을 하는 빛나. 내가 재밌게 봤던 드라마 <빠담빠담>에 나왔던 안내견이 빛나였다니! 빛나는 연기도 잘하는구나^^
 직접 만나진 않았지만 책을 통해서 7남매의 성장 사진과 일기를 보면서 가까이에서 함께 한 것만 같고 무척 애정이 갔다. 어려운 훈련을 해온 만큼 좋은 결실을 맺었더라면 좋았겠지만, 안내견은 아니더라도 한 가정의 가족으로서, 안내견의 엄마로서, 안내견의 시범견으로서 사랑 받으며 소명을 다할 녀석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잘 지내길 바라본다.
 동물을 특히 개를 좋아해서 귀여운 7남매의 성장을 지켜보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안내견이 나오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안내견과 퍼피워킹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던 만큼 그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이 책이 더 남다르게 다가오기도 했다. 기회가 된다면 나 또한 퍼피워킹이나 은퇴견 홈케어와 같은 자원봉사를 해보고 싶다.
 <나는 안내견 공부 중입니다>는 세상의 빛이 되기 위한 예비 안내견 7남매의 성장 일기이다. 비록 안내견이 되지 못했지만 그 훈련 과정과 안내견에 대한 지식을 다룸으로써 안내견을 이해하고 동물들을 더 사랑하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더불어 안내견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한결 같은 마음과 충심으로 돕듯이, 우리들도 인간적인 마음을 잊지 않고 타인게 베풀고 동물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말기를 되새기는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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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할 수 있어 1
모리시타 에미코 지음, 손정임 옮김 / 신영미디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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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만화책을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보는데 코믹에세이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모리시타 에미코의 <혼자서도 할 수 있어>.
전문만화가가 아닌 아마추어가 투고해 연재에 이어 출간된 케이스로
대부분 짧은 4컷 만화로 이루어진 에피소드들을 묶어 놓았다.
<혼자서도 할 수 있어>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코믹에세이는 삼십대 싱글의 이야기를 현실성 있게 그리고 있다.
잘 꾸며진 스토리, 기교 있는 그림체가 아니라  인물의 특징만 살린 투박해 보이는 캐릭터가 정감이 간다.
과장된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의 실제 이야기를 담은만큼
리얼함이 살아 있어 그 리얼함이 유쾌하게 다가오는 책이다.
이 코믹에세이의 주인공은 바로 작가 자신이다.
그녀가 겪어온 이야기들을 담았기에 훨씬 현실성 있고 공감이 간다.
삼십대, 거기다 싱글로서 살아가는 한 여자와 주변의 이야기들.
삼십대 미혼여성뿐만 아니라 삼십대가 아니더라도 싱글인 사람들,
싱글을 겪어봤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지 않을 까 싶다. 나 또한 그랬으니깐.
타인의 눈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삶,
밖에서는 예쁘게 꾸미고 살아도 혼자만의 공간에서는 자유인으로 살아가는 건어물녀의 삶, 싱글인 삶이 좋지만 짝이 있다면 더 행복할 것 같은 여자의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공감 잘 가게 그려낸 작가.
결못녀 에미코의 소소한 일상이 정말 공감도 100%이다.
결못녀 에미코의 이야기, 에미코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는 우리들의 삶.
마치 거울을 보는 듯이 나의 삶, 우리들의 일상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싱글하면 그 단어에서 주는 의미처럼 외로움을 떠올리기 쉽지만
에미코의 일상을 보면 그 외로움 속에서 유쾌함과 행복을 찾을 수 있었다.
현실은 녹록치 않지만 꿋꿋한 에미코처럼
매일을 다짐하고 계획하는 현실의 나의 모습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었다.
공감도도 100%이지만 싱크로율, 만족도도 100%인 자연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코믹에세이다.
우선 1권 밖에 읽어보지 못했지만 곧 발행될 2권도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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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余命 : 1개월의 신부
TBS 이브닝 파이브 엮음, 권남희 옮김 / 에스비에스프로덕션 / 2008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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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편 순간부터 책을 덮는 순간까지 하염없이 내 눈시울을 적시고 눈물 짓게 했던 <여명 余命, 1개월의 신부>는 스물네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암으로 생을 마감해야만 했던 나가시마 치에라는 한 여자의 투병기를 다룬 책이었다. 나가시마 치에, 여느 또래들처럼 좋아하는 가수의 스타일을 따라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활달한 성격에 건강하기만 했던 그녀에게 뜬금없이 찾아든 암의 존재는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가슴에서 만져지는 낯선 응어리에 설마하며 찾아갔던 병원에서 받게 된 믿기 힘든 유방암 선고. 그녀는 그렇게 아무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물세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자신의 몸안에 자리잡은 암의 존재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가슴에 응어리가 생겼어. 실은 엄마도 암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내게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낫지 않을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야. 나는 설령 암이라 해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할 수 있다면 행복하게 지낼 수 있어. 그러나 타로와 사귀면 타로에게 고통만 안겨 주게 될 거야."
"그런 건 걱정하지 마. 치에의 병이 낫도록 나도 도와줄테니까."
"그렇지만 말이야. 엄마가 옛날에 투병할 때 봤었는데, 항암제 치료를 하면 머리카락도 흉하게 빠지고……. 나중에 그런 내 모습을 보고도 진심으로 그렇게 말할 수 있겠어?"
"나는 외모만으로 치에를 좋아한 게 아니야. 치에가 지금 그대로의 치에로만 있어 준다면 세상 끝이 오더라도 사귀고 싶어."-p37



유방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어떠한 결정도 하지 못한 채, 여전히 변함없는 일상을 살아오던 그녀에게 찾아온 사랑, 아카스 타로. 그녀가 유방암이라는 사실을 밝혔음에도 함께 이겨내자며 손을 잡아주는, 그녀의 든든한 연인이자 마지막 사랑인 타로와 가족, 친구들과 함께 그녀는 암과의 힘겨운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치에 그녀가 그리고 그녀를 사랑하고 곁을 지키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나를 여러 감상에 젖어들게 하고 많은 것을 상기시키게 했다. 아파도 봤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야만 했던 경험도 있기에. 치에처럼 중병도 아니었고 수술을 통해 씻은듯이 나아 지금은 건강한 나 이지만, 그녀가 힘들어하는 모습과 그녀의 곁을 지키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열여섯의 나를 잠시 회상하게 되었다. 치에처럼 건강한 줄만 알았던 내게도 늑골에 자리잡은 종양의 소식은 비록 양성으로 판정받긴 했지만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철부지였던 열여섯의 소녀는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도 수술을 받아야한다는 것도 남의 일인마냥 낯설기만 했다. 갑작스러웠던 종양의 소식처럼 순식간에 이루어졌던 수술.  모든 것이 꿈인 것만 같았다. 건강한 지금도 여전히 꿈인 것만 같은 그 때의 일이지만 어느 새 내 몸의 일부가 되어 옅게 자리잡은 수술자국을 볼 때마다 그 일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곤 한다. 수술을 받고나서도 건강한 지금도, 이제는 희미해졌다고는 하나 가슴 윗쪽으로 자리한 수술자국은 여전히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누구에게도 보이기 싫은 존재이다. 하물며 한쪽 가슴을 적출해야만 하는 치에의 마음은 어땠을까! 같은 여자로서도 충분히 공감가는 일이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그녀의 마음이, 그녀가 수술을 최후의 보루로 삼았던 것이 더 절실히 이해됐다.

탈모, 구토 등 견디기 힘든 항암제 부작용을 이겨내며 암을 조금씩 몰아냈지만 결국 그녀는 최후의 보루인 가슴 적출 수술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비록 가슴 한쪽을 잃었지만 성공적인 수술과 꾸준한 치료 덕택에 건강과 평범한 일상을 되찾아가는 치에. 고통스러웠던 치료과정을 그녀 특유의 밝은 성격과 강함으로 이겨내는 모습과 시스템 엔지니어라는 새로운 꿈에 도전하는 모습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힘들수록 더 힘을 내고 긍정적인,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존경스러우면서도 나 자신이 정말 부끄럽게 느껴졌다. 내 손을 잡고 하염없이 울며 기도하던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수술실 안으로 들어가면서 '건강을 되찾으면 새로 태어난 기분으로 주어진 이 모든 시간에 최선을 다하자, 보다 더 나은 내가 되어 어머니께도 내게도 자랑스런 사람이 되자'라고 했던 그 다짐은 어디로 갔는지! 어느 새 모든 것을 잊고 그저 현실에 안주하며 작은 어려움조차 이겨내기 버거워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되돌아 보게 되면서 내가 얼마나 투정을 부리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더불어 내 나약함을 인식하고 치에처럼 강인한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굳은 다짐을 한번 더 하는 계기가 되었다.

새로운 직장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해가던 치에 그녀가 사랑하는 가족, 연인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무색하게 암은 어느 새 재발, 흉막에까지 전이 되어 그녀를 힘든 상황으로 몰고 가게 된다. 또 다시 충격받고 힘든 기로에 놓인 치에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암과의 싸움에서 또 한번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투병생활을 시작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의 상황은 좋지 못했다. 여전히 밝은 웃음을 지닌 그녀와 달리 그녀의 몸상태는 갈수록 악화되어 가고  여명 餘命, 그녀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 한달이라는 잔인한 예후가 기다리고 있었다. 불안하면서도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힘든 투병생활을 밝게 이겨내가는 치에와 그런 그녀의 남은 생이 한달이라는 믿고 싶지 않은 사실을 차마 알리지 못한 채 내색하지 않고 평상시처럼 행동하는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제발 기적이 일어나길 간절히 바랐다. 이미 매듭지어진 결말임에도...아주 간절히 말이다.

사랑하는 연인 타로와 친구 모모코에 의해 그녀의 처음이자 마지막 결혼식이 이루어졌다. <여명, 1개월의 신부>라는 책의 제목처럼 여명 1개월을 앞두고 그녀는 자신이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라들의 축복을 받으며 타로와 결혼을 올렸다. 처음에는 죽기 전에 웨딩드레스를 입어보고 싶다는 바람으로 시작된 단순하지만 안타깝기 그지 없는 사진촬영이었지만 그녀를 사랑하는 연인과 가족, 친구들에 의해 두 사람은 축복 속에서 결혼식을 치뤘다. 여명이 얼마 남지 않은, 아픈 사람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을 정도로 밝게 웃고 말하며 그렇게. 비록 진짜 결혼식은 아니었다 할지라도 치에와 타로, 그리고 두 사람의 결혼식을 축복한 사람들에게는 그 어느 결혼식보다 아름답고 숭고한, 진정한 결혼식이었다.

내일의 기적을 바라면서도 치에 그녀는 어쩌면 자신의 여명을 알고 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마음은 더 오래이길 바랐겠지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을 어쩌면 그녀 자신이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을 지도. 타로의 신부가 되고 싶으면서도 훗날 타로의 곁을 함께 할 사람을 생각해 결혼이라는 것을 바라지 않는 모습이나 자신과 같은 젊은이들에게 투병의지를 보여주고 힘과 용기를 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인터뷰에서 "지금은 치료하고 있다는 감각이 없다."라고 씁쓸하게 말하는 치에에게서 이미 손쓸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을 은연중 느끼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어머니 또한 암으로 떠나 보냈기에 자신의 상황이 어느 정도라는 것을 더 잘 알았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기도 한다. 여명을 안다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서서히 찾아드는 죽음의 시간을 느낀다는 것은 아주 두려운 일이테니깐. 그래서 여명을 알릴 지 말지 타로와 마사토가 갈등한 것도 이해가 된다. 치에, 그녀의 마지막이 아버지의 손을 잡고 조용히 잠들었듯이 그저 편안했길. 암과의 싸움에 지치고 다가오는 죽음에 불안했을 치에가 아닌 눈부시게 빛나는 미소를 지으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행복했던 치에의 모습으로 눈 감았길.

치에 그녀는 비록 지금 이 세상에 없지만 이 책을 통해서 그녀와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고 치에 그녀가 친구같이 느껴졌다. 그래서 그녀의 아픔이 더 안타까웠고, 어느 새 그녀를 떠나보내야만 하는 사실에 슬픔을 주체할 수 없었다. 마치 곁에서 지켜본 것처럼 그녀의 환한 미소가 떠오를뿐만 아니라 병중에도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좋아하고 친구들과 수다 떨기를 좋아하던 그녀의 소녀같은 순수함이 전해져왔다.


"저도 그랬지만, 병이란게 자기가 걸리기 전까지는 완전 남얘기같죠. 흔히 부모가 죽고 난 후에야 효도를 하고 싶어진다고 말하는데, 정말로 자기가 병에 걸린 후가 아니면 건강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를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병에 걸린 후에 건강의 고마움을 깨닫는 건 이미 늦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해요. 일찌감치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특히 젊은 사람은 진행도 빠르고, 재발 가능성도 높으니, 젊은 사람일수록 자신의 건강 관리를 잘 해주었으면 해요." -p116~117

"살아 있다는 건 기적인 것 같아.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으며 살아 있잖아. 나, 건강해지면 대단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아."-p199



모두가 기적을 바랐지만 기적은 없었다. 치에는 떠났고 남겨진 사람들은 치에를 추모하고 그리워한다. 하지만 그녀의 연인 타로가 어느 새 일상이 된 듯 치에의 아버지 마사토를 찾아가 치에의 이야기를 나누듯 치에는 여전히 모두의 기억 속에 살아 있고, 그녀가 전해준 따뜻하고 소중한 이야기는 그녀를 인터뷰하고 방영한 TBS-TV의 이브닝 파이브에 의해 많은 이들에게 삶의 소중함과 희망을 주었을뿐만 아니라 건강의 중요성도 깨닫게 해주었다. 그리고 이렇게 책으로 다시 태어나, 치에와 그녀를 사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많은 이들이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힘든 상황에 처해 힘들어하거나 쉽게 좌절하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삶에 대한 의미와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용기와 힘을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가시마 치에, 천가지의 은혜라는 그녀의 이름처럼 내가 그녀를 통해서 너무도 값진 은혜를 받은 것처럼. 치에의 말처럼 내일이 온다는 것은 기적이다. 그 사실을 잊지 않고 나에게 주어진 기적을 좀 더 아름답게 가꾸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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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가게
사회연대은행 무지개가게 사람들 지음 / 갤리온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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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은행과 세상에서 가장 용기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기적!

2006년, 고은작가의 노벨문학상의 수상을 고대했지만, 안타깝게도 다음을 기약하게되면서 노벨평화상을 받은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를 알게 되었다. 최빈국 방글라데시에서 태어나 "돈이 가장 필요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돈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왜 은행들은 부자들에게는 돈을 쉽게 빌려주고, 정작 가난한 사람들은 외면할까요?"라는 말을 한 그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오직 신용만을 보고 무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그라민은행을 설립한 은행가로서 무담보 소액대출 제도인 '마이크로 크레디트'를 제시, 가난한 사람들에게만 담보없이 소액대출을 해주고 있다. 돈을 갚지 않아도 법적책임을 묻지 않음에도 여전히 건재하게 운영되고 있는 그라민은행과 그를 알게되면서 정말 훌륭한 일을 하는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잘못되었거나 무리한 대출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었다. 그런데 <무지개가게>라는 이 책을 접하게 되고, 책 소개글을 읽게 되면서 우리나라에도 그라민은행과 같이 희망을 전하는 따뜻한 곳이, 무하마드 유누스박사처럼 깊고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내가 앞서 말했던 바람이 무색하다시피 7년 가까이 이어져오고 있는 희망과 기적을 전하고 있는 '사회연대은행'!
<무지개가게>는 이 사회연대은행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되고, 희망을 가지게 된 무지개가게 주인들의 가슴 아프지만, 더 이상은 아프지 않은 따뜻함이 가득한 사연들로 꾸려진 이야기보따리이다.한순간에 직장을 잃어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게 되었지만, 새롭게 태어나 자랑스런 아빠가 되겠다는 사연, 삶에는 그늘보다 햇살이 비치는 곳이 많다는 맹인아저씨와 한국의 전통 활을 지키는 궁장의 꿈을 꾸는 한 남자의 사연, 절망이라는 것을 모르는 듯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쭈구미 아줌마의 사연 등을 비롯해 플로리스트, 도자기공예가, 요리사 등 다양하고 기구한 사연만큼이나 다양한 직업과 꿈을 통해 희망을 전하는 그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많은 감동과 감명을 받았다. 그리고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겪었던, 그리고 겪고 있는 일들은 이들에 비해 결코 힘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나도 이들처럼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고, 끝까지 좌절하지 말고 포기하지도 말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겠구나 하는 희망과 심기일전할 에너지를 얻은 것 같다.
결코 포기하지 말라는 희망과 용기를 주는 값진 이야기가 담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은행이지만, 돈이 아니라 희망을 저축하고 의지를 담보로 꿈을 대출하며, 이자가 아니라 나눔이 불어나는 특별한 은행 '사회연대은행', 그리고 이곳을 진짜 부자은행으로 만들어 준 무지개 가게 사람들! 앞으로 이런 좋은 취지로 꿈과 희망, 기적을 전하는 사회연대은행이 더욱 활성화되고 기반을 잡아 더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줘 무지개 가게의 생기 넘치는 사람들이 가득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최빈국인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이 미국으로 진출해 미국사람들을 돕는 것처럼 우리 사회연대은행 또한 전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 따뜻한 희망과 기적을 전해 양극화가 완화돼 모두가 행복함을 나눌 수 있길 기대해본다.

가장 아래에 있었지만, 한 때는 힘들어 좌절을 경험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행복한, 꿈을 위해 나아가는 무지개 가게의 멋진 사람들과 그들의 꿈의 조력자 사회연대은행!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꼭 <무지개 가게>를 읽어보길 바란다.

참고) 사회연대은행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무지개가게 사연이 궁금하다면↓
          http://www.bss.or.kr/web/?doc=bbs/gnuboard.php&bo_table=place02
        그라민은행의 최근(2000.03.05일자)기사+사회연대은행언급↓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8&no=123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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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어는 영화관에서 시작됐다
이미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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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밌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던 것 같다.
부담없이 즐기면서 한장한장 읽을 수 있었다고나 할까?
작가의 발상도 독특했고, 영어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도 정말 색달라서 영어를 대하는 자세가 바뀌게 된 것 같다. 솔직히,난 영어를 좋아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공부할 수 밖에 없었다고나 할까? 무작정 단어를 암기하고 독해하고, 그렇게 영어에 대해 부담을 느끼며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이제부터 영어와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통한 접근방식이 참 마음에 들었다고나 할까, 그 외에도 소소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면서 영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준 것 같다. 장르를 불문하고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하고 외화영화도 많이 봤음에도 불구하고 장면에 따라 나오는 자막에 익숙해져서 영화와 영어를 따로 두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조금씩 영어와 친근해지는 시간을 만들어 자막의 힘을 빌리지 않고, 외화드라마나 영화를 감상해 봐야겠다는 다짐을 해보는 시간이었다.

처음 제목을 보고 영화를 통한 영어학습법에 관한 이야기만 늘어놓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영어에 대한 이야기만 하지 않고,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작가의 생각이 자연스레 베여있는 글을 읽으면서 작가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그리고 번역가라는 그의 직업에 걸맞게 그가 번역이라는 일을 하면서 겪었던 문화적차이나 언어적 차이로 인한 에피소드들이 담겨져 있어서 인간미를 느끼며 유쾌하게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앞서 말했다시피 영화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작가가 들려주는 영화이야기가 아주 반갑고 마음에 들었다.
본 영화도 있었고 미처 보지 못한 영화도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보았던 보지 못했던 꼭 작가가 언급한 영화들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가 제시했던 영어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인 영화와 책에서 만나는 명대사와 명문장 암기! 이번 기회에 멋지고 유용한 영어대사들을 직접 찾아보고 내 것으로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미도, 처음 미도라는 이름을 들으면서 작가의 말처럼 올드보이의 미도가 떠올랐다. 작가는 이름 또한 영화와 묘한 인연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닐까? 알고보니 내가 좋아했던, 그리고 봤던 영화들이 대부분 이 작가의 손을 통해 번역되었다는 사실을 알고선 더 집중해서 책을 읽은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영어와 친근해진것만 아니라 작가와도 가까워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작가의 말처럼,나도 '활어 영어의 맛과 멋'를 차츰차츰 깨달아가면서 맛있는 독서와 맛있는 영어공부를 해야겠다. 그러면 언젠간 영화상영관이 영어상영관으로 느껴지고, 영어와 연애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영어와 뜨거운 연애를 하는 그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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