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광
렌조 미키히코 지음, 양윤옥 옮김 / 모모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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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조 미키히코의 작품은 현재 우리 도서관에만 해도 몇 권이 소장되어 있지만, 나는 백광으로 그녀의 작품을 처음 접했다.

많은 작가들의 질시를 받았다는 평을 충분히 이해할 만큼 소설을 쓰는 그녀의 기법은 가히 독창적이고 예술적이기도 하다.

 

<백광>은 치정 미스터리다.

사실 일본문화는 같은 동양권이라 해도 이해 되지 않는 부분들이 꽤 있는데, <백광> 또한 그런 부분들이 많아 놀라운 점이 많았다.

언니 사토코를 질투한 동생 유키코는 언니에 대한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 여자다.

사토코만 이길 수 있다면 어떤 나쁜 짓이든 가능한 그녀는 사토코의 남편 류스케와 불륜을 저지른다. 그 사이에 태어난 딸 나오코! 나오코는 살해되어 집안 종려나무 밑에 파묻히면서 서막을 알리는 소설이다.

 

과연 그 살해범은 누구일까??

나오코의 남편 다케히코일까.

나오코의 치정남 히라타일까.

사토코의 남편 류스케일까.

사토코의 시아버지 게이조일까.

 

책은 총 11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뒤편으로 갈수록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며, 평범한 가정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욕망, 질투, 배신감, 복수 등 일그러진 내면을 감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재미는 있으나, 이해가 안되는 일본 특유의 문화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TV프로그램 <부부클리닉>보다 더 독한 치정이다.

가독성이 좋고, 스토리도 풍부하며, 인간 내면의 심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은유적 전달이 좋았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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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는 소녀와 축제의 밤
아키타케 사라다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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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없었던 공포의 변주!!! 라고는 하는데 무섭다기 보다는 일본 특유의 마물에 특징을 알 수 있어서 신기했다. <축제날 밤에>편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와 비슷하기도 했다.

 

단편이지만 다 연결되는 이야기들.

 

지네귀신 니지리무시의 공포로부터 벗어난 아사이.

거래한 빚을 사람의 무게로 판단해서 가져간다는 시게토라로부터 벗어난 이토카와.

학교 구건물의 바닥괴물로부터 벗어난 사카구치 선생님

이 세사람을 구해준건 마쓰리비 사야!

네 명은 마쓰리비 사야의 오빠 겐이치로의 죽음이 예견 된 축제의 밤, 과거의 날로 갈 수 있는 터널로 들어가면서 평행이론의 세계로 떠난다.

4년전으로 돌아간 그들은 겐이치로를 살리고, 오래된 다리가 무너져 죽게 된 사카구치 선생님의 애인을 구할 수 있을는지.

 

일본소설의 특징답게 쉽게 읽히고, 재밌게 읽히는 요소들이 사이사이에 녹아들여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25회 일본 호러소설대상 대상 수상작이라니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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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스트
B. A. 패리스 지음, 박설영 옮김 / 모모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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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 누군가가 있는 것 같아!

 

앨리스와 연인 레오는 런던 서클 고급주택단지로 이사를 온다.

하지만 사립탐정 토머스는 이 집은 니나 맥스웰이 남편에게 살인을 당한 곳이며, 남편이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건이라 진실을 파헤쳐야 한다고 앨리스에게 말한다.

 

옆집 아주머니가 내귀에 속삭인다. “아무도 믿지말아요

그리고 서서히 레오의 거짓말이 하나둘씩 들통이 나고, 서클 사람들의 행동이 수상하다.

400쪽에 달하는 책이지만, 마지막 한 장을 넘길 때까지 과연 범인이 누구인지 흥미진진함을 잃지 못한다. 한 치도 눈에서 뗄 수 없게 만드는 패리스작가만의 가독성있는 글과 사건의 구성, 심리묘사가 탁월하다.

 

<비하인드 도어>부터 읽은 터라 그에 비하면 약간은 스릴감이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그에 비해 비교적 수준이 떨어진다고 말할 수 없을만큼 이 작품도 재미있고, 반전 또한 긴장감 넘친다.

과연 패리스라고 할만큼 그녀의 작품은 믿음이 간다.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하시죠?

궁금하면 오...백원.....

80년대생이라서 이 개그밖에 할 줄 몰라요. 꽃거지 아시나요?ㅋㅋㅋ

 

암튼 패리스 작품은 믿어볼만 하니 꼭 읽어보길 바랍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뭐라고 했는지 아시나요? ‘행복은 나비와 같다. 쫓으면 쫓을수록 더 멀리 도망가버린다. 하지만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 절로 날아와 어깨 위에 사뿐히 앉을 것이다.’”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안심한다. 이 구절은 언제나 먹힌다. -18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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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오랫동안 못 갈 줄 몰랐습니다 - 신예희의 여행 타령 에세이
신예희 지음 / 비에이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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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때는 돈은 없지만, 시간이 남아돌았고,

취업하고 나니 돈은 있지만, 시간이 없었다.

어쩌면 핑계같지만, 나에게 해외여행은 사치와 같은 거라 결혼 전에는 비행기 한 번 타본 게 제주도 여행이 전부였다.

결혼하고 나서 몰디브로 신행을 갔었는데, 이게 이렇게 좋은거였냐며 남편과 자주 가자는 약속을 시작으로 매년 가족들과 해외로 여행을 연례행사처럼 갔었다.

국내여행의 맛이 있듯이, 해외여행도 특색이 있는지라,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여권에 찍힌 각국의 도장을 흐믓하게 생각하기도 했었다.

해외여행을 원동력으로 열심히 일하고 돈을 모으는 살고 있었는데...코로나가 등장!

2020년 코로나를 기점으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지 어엿 2년이 넘게 지났다.

너무 가고 싶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여행타령할 만 하다.

지금은 그냥 언제쯤 코로나 걱정없이 여행하는 날이 올까 하며 한숨소리만 내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다.

 

여행작가 신예희, 여행을 매우 사랑하는 그녀의 에세이를 통해 여행하는 자만이 갖는 유일한 공감이 즐거웠다. 읽는 내내 맞아 나도 그랬어 하며 수긍하던 시간이었다.

하늘 위에서 먹는 밥의 맛, 해외가서도 스벅이라니, 여행 도중 생리의 불편, 남한이냐 북한이냐 물어보는 일, 저가항공사의 불편함, 무사히 돌아온다는 기적 등 맞장구를 치고 싶을 정도의 공통점이 많아서 여행가는 기분이었다.

 

진짜 이렇게 오랫동안 못 갈 줄은 몰랐다.

코로나야 빨리 물러나라~ 제발.

맘껏 하늘을 누비며, 이곳 저곳 무릎팍이 멀쩡할 때 돌아다니고 싶다.

늙어서 가면 무릎 아파서 못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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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여우눈 에디션) - 박완서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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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참 예쁘다. 기존 표지도 예쁜데, 여우눈 에디션 표지도 참 예쁘다.

요즘 예술서 트렌드가 그림을 표지로 한 책들이 많이 출판되고 있어, 이 책도 예술서인가 했는데, 박완서 작가 서거 10주기기념에세이라 하여 놀랐던 기억이 난다.

 

박완서작가 산문 660편 중 베스트 35편을 선별하여 구성된 에세이인데, 35편 모두가 좋았다.

아름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작가의 인생을 담고 있어서 박완서 작가를 알기에 좋은 책이었던 것 같다.

 

박완서작가는 40의 나이에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으로 당선되어 불혹의 나이로 문단에 데뷔했다.

 

그녀의 14녀의 자녀 중,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의사 아들 원태씨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면서, 작가는 아들을 보고싶어 하는 글들이 꽤 보이기도 한다. 어떤 한 글에서 아들을 다시 만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은 포옹도 오열도 아니다. 때려주고 싶다""요놈, 요 나쁜놈, 뭐가 급해서 에미를 앞질러 갔느냐며"며 철썩철썩 때려주겠다는 것이다.

아들의 죽음에 대한 슬픔을 인내하는 표현이 많아 함께 아파하며 읽었다.

 

이번 에세이는 인생의 이야기를 거르고 걸러 진실한 것만을 남겨내어 고통 속에서도 희망과 위로가 전해져 마음이 따뜻해졌다. 오히려 내가 위로받아 하늘에 계신 박완서작가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역시 박완서작가 다운 글이다. 만약 그녀가 아직 살아있다면 얼마나 더 아름다운 글로 독자들의 마음을 녹여줄까 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글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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