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에게 보내는 행운의 편지
정세랑 외 지음 / 창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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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의 여성 창작자들이 그리는 시공간을 가로지르는 언니들의 연결망

나이와 국적을 뛰어넘어 20명의 여성창작자들이 모내는 행운의 편지~

행운의 편지는 이전 세대의 여성과 나, 그리고 다음 세계를 잇는 가교가 될 것이다.

 

남성적 우월의식에서 우리는 조금씩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노력을 할 것이고, 우리 여성들의 삶은 조금 더 자유롭고 윤택해 지겠지.

정신적인 지주들의 언니가 그 전 세계의 지주들의 언니의 영감을 받아 대와 대를 잇는 가교편지를 통해 우리의 마음을 연결 짓고 있다.

조금 더 당당히 살라고, 세상은 빨리 바뀌지 않지만 바뀌어가고 있는 중이니 포기하지 말라고, 이유 없는 미움에서 잘 버텨줬다고, 수고했다며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여성 창작가들의 예술적 고군분투가 다음 세대의 여성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넌지시 건네주는 말들이 읽는 내내 따사로웠다.

내가 몰랐던 작가들도 어떤 삶을 살고 있고 어떤 예술을 펼치고 있는지 알게 되어 좋았던 에세이!

 

특히나, 어린이라는 세계김소영작가님의 편지가 나에게는 제일 좋았다.

옐라 레프만의 어린이를 지키기 위한 열정과 생각을 작가님만의 특유의 따뜻한 감성으로 생각의 대를 잇게 해주어 감동받았다.

 

선한 목적을 가지고 개미처럼 조금씩 천천히, 이 말은 요즘도 제가 절망할 때마다 속으로 되뇌는 말입니다. 그렇죠. 세상을 그렇게 빠르게 바뀌지 않아요.” -79p, 하미나-

 

저는 그런 것을 잘해요. 절망이 덮쳐올 때 얼른 좋은 생각으로 덮어씌우는것요. 사실 우리는 나쁜 일에 사로잡힐 시간이 없잖아요? 어린이들이 뒤에서 재촉하고 있으니까요.” -101p, 김소영-

 

나는 언니와 달라. 적어도 나는 언니를 가졌잖아. 나는 언니 덕에 언니보다 훨씬 운이 좋은 사람이 되었지.” -159p, 임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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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목소리를 보낼게 - <달빛천사> 성우 이용신의 첫 번째 에세이
이용신 지음 / 푸른숲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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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게인2를 즐겨보는 편인데, <달빛천사> OST를 부른 26호의 정보가 공개되고 이용신 성우라고 이름을 밝히면서 알게 되었다. 상큼한 목소리와 밝은 표정이 달빛천사 루나로 연상되면서 캐릭터와 성우도 단짝이 있구나 하며 놀랐던 기억이다.

달빛천사를 시작으로, 지난 20여 년간 캐릭캐릭 체인지, 짱구는 못 말려, 리그 오브 레전드등 수많은 작품의 주연을 맡으며 대중 속으로 파고든 이용신 성우!

 

<달빛천사>90년대생들에게 보석 같은 추억이라는데, 난 이 만화를 모르는 거 보면 80년대생 인증!ㅋㅋ

 

당시 신입이었던 이용신 성우가 <달빛천사>의 주인공 목소리로 발탁되면서 세간 화재의 중심이었다. 아무래도 동기나 선배에게 질투의 대상이기도 했다며 소신있게 말하기도 한다.

 

이 책은 갑작스런 언니의 죽음부터 시작한다.

읽자마자 헉 하며 안타깝게 만들지만, 중반부 후반부로 갈수록 성우라는 공채시스템이 점차 사라지면서 레드오션 환경 속에 작가 자기만의 자리를 찾아 이것저것 도전해 보는 모습이 반가워 독자로 하여금 삶은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음을 주지시켜준다.

성우라는 직업에 대해 이용신 작가만의 생생한 경험담을 곁들여 직업세계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여기가 키자니아 인가요. 체험 삶의 현장인가요. 하며 즐겁게 읽은 에세이~야호

 

중간에 껴있는 그녀의 일기장을 보여줌으로써, 끄적대는 습관이 고민을 희망으로 바꾸는 원동력이라는 점에서 배울점이 많았다. 항상 노력하는 이용신 성우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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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몽 어스 : 우주의 배신자
로라 리비에르 지음, 테오 베르떼 그림, 유민정 옮김 / 빚은책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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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몽 어스: 우주의 배신자는 인기 게임 어몽 어스의 세계관을 차용해 프랑스 작가 로라 라비에르가 쓴 창작물이다. 이렇게 영화나 게임, 드라마의 세계관 혹은 아이돌의 캐릭터를 활용해 스토리를 창작한 것을 팬픽(Fanfic)이라고 한다.

팬픽.... 이런 용어가 있군요.

 

인기 폭발 게임이 고품격 SF소설 어몽어스: 우주의 배신자로 탄생했다.

깔별로 우주복을 입고 있는 승무원 10명이 타고 있는 우주선 스켈드 호.

스켈드 호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그리고 합의제에 따라 크루원 한명씩 갖고 있는 투표권으로 임포스터를 가려낸다.

다수의 표를 받은 크루는 우주로 방출된다.

닥터에 의해 임포스터는 외계인임을 판명되나, 결국 닥터마저 살해된다.

크루원으로 가장한 외계인 임포스터를 가려내라!

과연 임포스터는 누구인가? 누구든 임포스터로 의심받을 수 있다.

외계인에 의해 살해될 것인가, 아니면 배신자를 가려내어 스켈드 호를 지킬 것인가.

주인공 V의 임무가 막중하다.

 

임포스터를 가려내는 과정에서 오는 감동, 갈등, 스릴, 흥미, 궁금증이 곁들여서 순삭 읽은 소설이다. 깔별로 우주복을 입은 크루들이 게임 속 노랑이, 파랑이, 보랑이, 빨강이와 연결되어 읽게 되니, 어몽어스가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이유가 있는지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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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실에 있어요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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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일본 도서실 사서 고마치와 도서관사서인 시니이니 엄마와 어떤 점이 비슷하고 다른지 비교하며 읽었던 소설이다.

 

우선 같은 점을 비교해보자!

같은 점이라면 도서를 추천해달라는 이용자에게 참고서비스를 하는 경우, 키워드 분석이나 내가 아는 상식선에서 도서를 추천 해 주는 점이랄까.

 

그럼 다른점은? 우선 고마치는 안쪽에 앉아서 양모펠트를 하냐고 바늘로 콕콕 쑤셔댄다. 어찌보면 개취인 듯 보이는 점. 그럼 나도 개취를 자료실에서 할 수 있을까?

노노노. 했다가는 민원감이다.

두 번째. 존대어를 안 쓴다고? 계속 반말을 시전하시는 고마치씨. 노노노노

했다가는 민원감이다. 홈페이지에 바로 ‘OOO 사서는 이용자한테 반말을 한다.’라며 게시되겠지.

고마치씨의 말투는 번역하는데서 오는 차이점인건지, 각 나라별 언어차이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어린이들에게도 존대어를 써야하는 우리네와 다르다.

아무튼, 읽으면서 이런 점은 다르구나 하며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어 재미있었다.

 

여성복 판매원 도모카, 가구제조업체 경리 료, 전직 잡지 편집자 나쓰미, 백수 히로야, 정년퇴직자 마사오 등 5명의 고민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듯한 흔한 이야기다.

나 또한 대학 때 알바로 판매원도 해봤고, 나쓰미처럼 육아로 일선에서 밀려도 봤고, 백수도 해봤고, 앞으로 정년퇴직만 하면 웬만한 건 다 겪어볼 이야기라서, 공감하며 때론 안타깝게 느끼며 읽은 책이다. 하지만 희망이 항상 있었기에 막상 안타깝지만은 않았던 소설이다.

 

사서 고마치처럼 도서관에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사는데 도움은 못주겠지만, 인생 고민에 필요한 책을 찾아주는 매개체의 역할로 제 역할을 다하는 사서가 되고 싶다.

 

흔히 있는 일이에요. 독신인 사람이 결혼한 사람을 부러워하고, 결혼한 사람이 아이가 있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그리고 아이가 있는 사람은 독신인 사람을 부러워하죠.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전목마. 참 재밌어요. 저마다 눈앞에 있는 사람의 뒤꽁무늬만 쫓느라 일등도 꼴찌도 없답니다. 즉 행복에는 우열도, 완성체도 없다는 얘기죠.” -19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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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우스의 노래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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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우스의 노래그리고 키르케순으로 출간하였지만, 나는 반대의 순서대로 읽었다.

아킬레의우스의 노래를 만드는데 10년이나 걸렸다하니, 읽어본 사람이라면 10년만큼 책의 가치는 더욱 크다. 개인적으로는 키르케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속도감 있게 읽었다.

 

나는 사실 동성애의 사랑 표현에 대한 글을 접하는 것이 살짝 이질감이 느껴지는 편이라, 아무래도 지나치게 세세한 표현이 든 글은 웬만하면 피하는 편인데, 이 책은 아킬레우스와 파크로클로스의 동성애적 표현이 아름답다고 느꼈기에 거부감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원초적이고 순수하다고 느껴졌다.

 

200페이지까지는 아킬레우스의 남성다움과 확고한 의지 때문에 그에게 마음을 빼앗겼다면, 후반부로 갈 수로 오직 아킬레우스를 향한 파트로클로스의 마음이 애틋하게 여겨져 그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하나의 책이 한 주인공에서 다른 주인공으로 의식의 흐름이 변화될 수 있다는 점이 신기할 따름이다.

 

신화라는 무겁고 어려운 소재를 로맨스와 결합하여 입문서가 되어주고, 재미까지 더해진 이야기를 통한 지식까지 더해질 수 있어, 독자만을 생각한 작가의 집필정신에 경외감을 느꼈다.

 

초라하고 미약한 파클로클로스와 모든 것을 다 갖춘 엄친아 같은 아킬레우스!

둘은 우정을 넘어 사랑을 키우면서, 서로 정신적인 지주가 된다.

둘의 사랑은 바다의 여신이며 아킬레우스의 어머니인 테티스의 방해로 어렵기만 하다.

아킬레우스의 운명은 단명 하는 대신 명예로운 죽음을 택할 것이냐, 아니면 무명이지만 장수할 것이냐의 선택의 기로에서, 테티스의 희망인 명예를 택함으로써 둘은 트로이아전쟁에 참전한다.

파트로클로스는 트로이아군과의 싸움에서 위험에 빠진 그리스인을 살리기 위해, 아킬레우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그로 변장하여 싸우면서 헥토르에게 죽임을 당한다.

아들의 명예는 곧 자신의 명예라는 테티스의 비뚤어진 모성과 한 사람을 위해 죽음을 바칠 각오로 싸움에 임하는 파트로클로스, 개인적이냐 타인적이냐라는 상반적인 인간의 감정에서 오는 차이가 극적이었기에 비교하며 읽는 재미에 빠진 시간이었다.

 

400페이지 넘는 긴 이야기를 순식간에 읽은 이 소설은, 신화를 떠나서 두남자간의 숭고한 사랑, 그리고 사랑을 위해 헌신한 파트로클로스라는 인간미 넘치는 그의 사랑의 가치를 존중할 수밖에 없기에 이 책은 오랜 기간 기억에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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