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것은 그를 불안하게 만듭니다.”/일론 머스크만큼 정신 나가고 망상이 심한 동시에 미친 추진력을 갖춘 인간은 아마 현대 인류 역사상 처음이 아닐까 싶다. 집단이 아닌 한 개인이 이렇게까지 처절하게 ‘꿈’을 겁나게 두들겨 패서 머리 구댕이를 잡은 뒤 ‘현실’로 끌고 내려오려고 하는 인간./새벽에 직원들이게 전화하고 이메일 보내고 야밤에 사무실에 찾아가서 직원들이 없는 것에 분노하고 오랫동안 일했던 동료를 가차 없이 해고해버리고 주말도 없이 24시간 엔지니어들 죽도록 갈아서 해낸 결과물에 전혀 만족하지 않고 평생을 자신에게 채찍질하는 인간./스티브 잡스도 비슷한 류의 인간이었지만 그가 만든 애플 제품들을 하찮게 보이게 하는 일론 머스크의 포스./인간을 화성에 보낸다는 일념 하나에 지옥 절벽 앞에 선 기분을 악마 같은 원동력으로 가장 잘 치환하는 인간./디자인은 기능을 따른다는 말을 뛰어넘는 애플이라면, 디자인 따윈 그냥 꿈을 위한 도구 중 하나일 뿐이라는 자세, 인류 멸종을 막기 위해 화성으로 가야 된다는 큰 전제 앞에 한없이 초라해지는 디자인이란 단어. 일론 머스크는 최소한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인간은 아니다. 자본주의 미친 세일즈의 마진 끝판왕 애플을 장사꾼으로 보이게 만드는 유일한 인간./SNS 하나에 55조를 태워 상장 폐지시키고 개인 회사로 만들어버리는 폐기./엔지니어로서 모든 걸 할 수 있지만, 공감 능력이 아주 부족한 그가 SNS에서 계속 헛발질을 하는 모습이 웃긴다. 더 재미있는 건 이 양반은 이제 시작이라는 것.-깨알 같은 빌 게이츠의 테슬라 공매도 에피소드(일론 머스크에게 수억 불의 자선사업을 유도하면서). 나 같아도 좀 빡칠 듯.
부고에 대해 그렇게 깊은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장례식 정보를 전달한다는 의미로만 생각했지, 부고 전문 기자라는 것도 생소하고 묘비와 글쓰기로 접근하는 (문화적 차이로 인해) 신선한 책을 접했다.자신의 죽음에 대해 글을 써보라는 제안으로 시작해 특별한 위인들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닌, 그냥 흔한 일반인도 자기 인생의 이야기를 가지고 재미있게 부고를 쓸 수 있다는 격려를 준 다음에 나오는 부고 사례집들에는 죄다 드라마틱 하고 대단한 인물들만 보이길래 실망이 좀 컸다.결국 말은 그렇게 해도 대단한 업적을 세운 ‘더러운 승자들의 세계’라는 배신감을 소심하게 느끼면서 책을 읽어 나가지만, 뒤로 갈수록 이 책에 몰입되는 이유는 만고의 진리 ‘자기 인생의 주인공은 나다’란 명제를 다시 끔 되새기기를 해주며 부고를 떠나 자기 인생에 대해서 써보라고, 죽음이 오기 전에 좀 더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아보란 조언으로 귀결된다. 해피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