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에 대해 그렇게 깊은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장례식 정보를 전달한다는 의미로만 생각했지, 부고 전문 기자라는 것도 생소하고 묘비와 글쓰기로 접근하는 (문화적 차이로 인해) 신선한 책을 접했다.자신의 죽음에 대해 글을 써보라는 제안으로 시작해 특별한 위인들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닌, 그냥 흔한 일반인도 자기 인생의 이야기를 가지고 재미있게 부고를 쓸 수 있다는 격려를 준 다음에 나오는 부고 사례집들에는 죄다 드라마틱 하고 대단한 인물들만 보이길래 실망이 좀 컸다.결국 말은 그렇게 해도 대단한 업적을 세운 ‘더러운 승자들의 세계’라는 배신감을 소심하게 느끼면서 책을 읽어 나가지만, 뒤로 갈수록 이 책에 몰입되는 이유는 만고의 진리 ‘자기 인생의 주인공은 나다’란 명제를 다시 끔 되새기기를 해주며 부고를 떠나 자기 인생에 대해서 써보라고, 죽음이 오기 전에 좀 더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아보란 조언으로 귀결된다. 해피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