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친애하는 동무들 ㅣ 2023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노은희 지음 / 교유서가 / 2023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슬픈 과거에 등지고 현재에 이르러 타인에게 관심과 걱정의 텍스트, 목숨 걸고 하는 기도.
‘인간의 마음이란 이렇듯 약하고 간사한 것이었다.’ -51p
그렇다. 1장을 읽고, 아 이거 너무 따뜻한 이야기겠다. 이러다 하품 나오겠다. 기독교 찬양 작가인가.
이렇게 인간은 편협하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있고, 미리 편을 갈라버린다. 나는 더 심하구나 하고 다시금 부끄러움을 느낀다.
2장부터 인간 목숨이 걸리는 진짜 현실의 이야기가 전개되면 갑자기 스릴러로 눈길을 확 사로잡는다. 하지만 바로 이게 재미로만 볼 일이 아니라서, 현실이라 더욱 가슴이 아프다.
외다리 나무 아래 의지할 곳도 없는, 정신적 육체적 자유를 원하는 인간들이 안식처. 종교는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
스포일러
—————————
그리스도의 말씀이 그렇게 절대적이고 목숨보다 소중하다면,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서 그리스도가 ‘김부자 쓰레기라고 외치라’라고 시키면 그렇게 외칠 것인가? 목숨도 살아야 기도도 하고 복음도 전파하는 게 아닐지. 그 장면에선 그 어리석음에 화가 났다. 종교인이 아니라 모르겠지만 내가 살아야 종교가 있고 세상이 있는 것인데, 살아가야 북한의 신도들도 도와줄 수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종교는 참으로 어리석다.
주님의 말씀이 목숨보다 중요하다면 그런 거겠지만 이해가 도리가 없다. 이러니 내가 종교가 없지. 자유를 향한 이야기가 이렇게 허무하게 마무리된다. 신앙이 있는 분들에겐 참으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