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면서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이 계속 생각났다. 공식적으로 평등한 세상에선 신분의 자유는 무한에 가깝지만, 비공식적으론 평등해 보이는 세상이다.승리자란 무엇이고 패배자란 무엇인가. 점점 형이상학에 관심이 많아진다. 이젠 어떤 형상을 정의하는 게 인생의 의무처럼 느껴진다. 어떤 물음은 또다시 질문을 남긴다. 질문은 계속되면 그 마지막 질문은 무엇일까.구분한다는 것은 타인의 시선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명한다는 것일까? 객관적 의견이란 게 존재하길 하는 걸까? 승리 패배 이 단어를 언제 사용해야 되는 것인가? 승리한 직후? 아니면 두 번 승리한 후에? 10년 뒤에? 아님 눈을 감기 전에? 왜 이 책을 이제 보았지라는 이 신선한 충격은 참 오래간만의 동질감이다. 아무도 인정해 주지 못한 지나간 모든 것들에게 전하고 싶은 패배담이다. 위대한 패배자 말고 아무도 모르는 패배자도 좀 넣어주지 너무한다.——오늘날에는 대개 한 사람의 승리자만 있고 나머지는 대부분 패배자다. -18p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어쩌면 다른 패배자들에 비해서는 훨씬 나은 운명일지 모른다. 어쨌든 그들의 이름만큼은 기억되고 있으니까. -36p사실 큰소리치거나 거들먹거리지 않으면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하지만 거들먹거리지 않으면 패하더라도 웃음거리가 되지는 않는다. -44p승리자들에게는 박수갈채를 보낼 필요가 없다. 그들은 상으로 충분한 보상을 받은 사람들이니까. -36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