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가면 개고생이다. 근데 그렇다고 평생 집구석에서 머물 순 없지 않은가. 사회 초년생의 절망 풍자극이라고 한다면 너무 짧은 생각일까.비호감 천국. 주변 캐릭터들도 정신병자 같고, 주인공도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말하는 건 참 똑똑하고 어른스러워 보이는데, 갑자기 그놈의 반항심은 왜 자꾸 급발진하는지. 웃어야 할지 짜증 내야 할지 모든 인물들이 세상은 요지경이다.나에겐 모험소설이자 공포 판타지 소설로 보인다. 낯선 환경에서 벌어지는 우연한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데, 여러 장르가 뒤섞여 몽환적인 느낌까지 든다. 실제로 정말 고생하겠지만 겉으로만 한번 경험해 보고 싶긴 하다. 낯선 공간은 항상 여운이 남기 때문에. 그리고 타인에 의한 불가항력적인 사건 사고가 생기는 걸 보면, 정말 호의는 덮어두라고 하고 싶다. 호의는 호의를 부르기에, 마음의 빚을 왜 가지고 사나. 결국 기브앤테이크다. 그냥 안 주고 안 받기 합시다 좀.읽다가 이 소설의 맥락을 파악하고 난 뒤에 바로 떠올린 영화는 마틴 스콜세지의 걸작 ‘특근’이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악몽이 이어지는 아찔한 분노 유발 환상극.-독서를 하면서 틈틈이 생각나는 느낌들을 글로 옮겼는데 완독한 지금, 앞에 글들을 다 고쳐 써야 될 것 같다.-왜 뭉크의 그림을 표지로 썼는지 의아했는데,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덮고 보니 완벽한 매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