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노 슐츠 작품집 을유세계문학전집 61
브루노 슐츠 지음, 정보라 옮김 / 을유문화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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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문학이란 장르를 처음으로 알게 해준 작품이자 크리스토퍼 놀란-퀘이 형제-브루노 슐츠로 이어지는 여정의 막바지에, 무엇인진 모르지만 끝까지 따라가보는 꿈같은 텍스트의 매력을 느끼게 해준 아름답고 추악한 노스탤지어 마법의 오두막.

•‘Don’t try to understand it. Feel it.’이라는 영화 테넷의 대사가 생각나는 이 환상적인 작품은 어휘력이 너무 고차원적이라 이해하기 어려워(이성적으로 이해하라고 만든 작품이 아니다) 머릿속에서 다 소화해 주질 못한다. 그래도 느낌으로 감상한다.

•분명 현실과 본인 가족들 그리고 주변 인물들을 배경으로 두고 있는데, 작가 본인이 상상하고 경험하고 꿈꾼 자전적인 이야기들이 주요 소재인 것 같다. 제일 많이 본 단어는 ‘어스름’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추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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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 ‘시장 광장은 비어 있었고 열기 때문에 노란색을 띠었으며 성서의 사막처럼 더운 바람에 먼지가 모두 쓸려 나갔다’

/카롤 아저씨 - ‘후덥지근한 어스름이 고독과 정적 속에 지나간 수많은 날들의 찌꺼기와 함께 방을 가득 채웠다’

/계피색 가게 - ‘도시가 겨울밤의 미궁 속을 끝없이 뻗어 가다가 짧은 새벽빛이 흔들어 깨우면 마지못해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혜성 - ‘여전히 날것 그대로의, 여전히 메마르고 쓸모없이 남아도는 시간은 공허한 어스름과 함께 그 오후를 길게 늘여 놓았다’

/7월의 밤 - ‘늦잠을 자 버렸다는 느낌과 함께 겁에 질려 깨어나면, 지평선에는 새벽의 밝은 빛줄기와 검게 굳어지고 있는 대지의 덩어리가 보이는 것이다’

/모래시계 요양원 - ‘확실히 말할 수 없는 회색빛 하늘로부터 정의할 수 없는 시간의 슬픈 어스름이 내려왔다’

/아버지의 마지막 탈출 - ‘몇 번에 걸쳐 할부로 나누어 죽음으로써, 아버지는 우리가 당신의 죽음에 익숙해지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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