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가지 안전망은 원치 않는 관계들로 인한 억압에서 나를 지키는 내 나름의 방법이다. 개인주의자니 뭐니 해도 어차피 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가 인간이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어떤 인간관계에서도 끊임없이 군기, 서열,뒷담화, 질투, 무리 짓기와 정치질, 인정투쟁에 시달리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걸리버 여행기》를 떠올렸다.
나는 소인국 릴리퍼트에 표류한 걸리버다(거인국이어도 상관없지만 이왕이면). 저 많은 소인들이 뭐라뭐라 지지배배 짹짹거리며 자기들끼리 나를 놓고 찧고 까불고 있다. 그들은 내가 신경쓰이고 불편하고 굴복시키고 싶고 그런 모양인데, 그건 어차피 그들 문제일 뿐 내 문제는 아니다. 난 어차피 여기속하지 않으니까. 이들은 이들끼리 왕이니 대장이니 내가 보기엔 소꿉놀이 같은 구분 짓기를 하며 그들만의 소인국에서경쟁하고 싸우게 내버려두자. 어차피 내가 속하지도 않은 남의 나라에서 이들에게 인정받으면 뭐할 거고, 미움을 받으면 또 어떻겠나. 하물며 ‘소인국 역사‘에 이름을 남기려고 용을쓴다는 건 또 무슨 짓이겠나.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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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란 판단력이 없어서 결혼을 하고, 인내력이 없어서 이혼을 하며, 기억력이 없어서 재혼을 한다는 말이 있다.  - P10

 이 책만큼은 깃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내 즐거움을 위해 쓴다. 언제나 내게 책이란 즐거운 놀이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심심해서 재미로읽었고, 재미없으면 망설이지 않고 덮어버렸다. 의미든 지적 성장이든 그것은 재미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얻어걸리는 부산물에 불과했다. - P10

결국 재미있어서 하는 사람을 당할 수 없고 세상 모든 것에는 배울 점이 있다. ‘성공‘ ‘입시‘ ‘지적으로 보이기‘ 등등 온갖 실용적 목적을 내세우며 ‘엄선한 양서‘ 읽기를 강요하는 건
‘읽기‘ 자체에 정나미가 떨어지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 P14

그게 금이든 사금파리든, 얼마나 유명하고 대단한 책을 읽었든 지금 내 기억에 남아 있는것이 없으면 최소한 현재로서는 내게 존재하지 않는 책이다. - P14

솔직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딱 두 가지다. 어떤책이든 자기가 즐기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 그리고혼자만 읽지 말고 용기 내어 ‘책수다‘를 신나게 떨어야 더 많은 이들도 함께 읽게 된다는 것.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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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나는 너무 겁이 나서플레어가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내가 앞으로할 일은 나를 위한 일이 아니라 그녀를 위한 일, 나머지 모든사람들을 위한 일이다.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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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가 사일러스를 쏘아봤다. 그는 그렇게 슬픈 눈을 본 적이 없었다.
"가끔씩 모든 걸 잊어버렸어요. 내가 누구인지도. 그러다 기억이 돌아오면 잊고 싶은 것들이 떠올랐어요. 이번에 내가 이렇게 된 건 당신이 뉴스에서 내 얘기를 했기 때문이에요. 뉴스를 들은 순간부터 다시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고요. 그 목소리가 나더러 여기로 가라고 했어요. 또 누구를 죽이라고 했다고요." - P165

다시 메디가 되어 기뻤다. 내자신에게 하는 거짓말이 한 가지 줄었다.
내가 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짓말.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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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주문을 외우듯 이 말을 중얼거렸다. 그리고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이 문장의 의미를 완벽하게 소화하려 노력했다. 과거의삶과 연결된 밧줄을 풀어버렸으니 나는 이제 현재가 이끄는대로 움직이는 수밖에 없었다.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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