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여행 리포트
아리카와 히로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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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국가와 다르게 일본은 확실히 일본 소설만의 느낌이 난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분명 다르다. 왜 그럴까. 환경 묘사에서 티가 나는걸까? 아니면 어떤 상황에 놓여진 사람들의 반응이나 말투에서 티가 나는걸까?

아무튼 이런 이질감을 제쳐두고, 고양이는 귀엽다. 허술한데 어떤 상황에서든 도도함을 지키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마지막 결말을 제외하곤 내내 웃으면서 봤다. 카페에서 읽으면서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까봐 입꼬리를 내리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나는 고양이를 좋아한다. 그래서 길냥이를 만나면 교감을 시도하는데 매번 거절당하기 일쑤이다. 심지어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 태국의 고양이들도 내 친구에게만 관심을 보여서 좀 슬펐다.

주인공처럼 치고 빠지는 걸 잘 하면 될까? 많은 걸 바라지 않고 고양이가 요구하는 것만 딱 제공한 후 좀 친해지면 맞대는 시간을 늘이는 게 정답일까? 고민을 하다 보니 사람이든 동물이든 친해지는 방법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존중하기. 그리고 선을 지키면서도 상대방을 마음 편하게 해주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느낀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마음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하지만 실제로 그런 사람으로 보이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계속 이런 태도를 지키다 보면 고양이도 알아줄 날이 오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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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 빼앗는 사람, 내 인생에서 빼버리세요 - 적당히 베풀고 제대로 존중받기 위한 관계의 심리학
스테판 클레르제 지음, 이주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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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만나봤을 유형의 사람들을 '멘탈 뱀파이어'라는 용어로 정의했다. 기운을 빼앗는다는 표현에 몇몇 사람들이 떠오르면서도, 혹시 내가 멘탈 뱀파이어는 아닐까 걱정하며 읽기 시작했다.

직장에서의 멘탈 뱀파이어로 나온 사례들을 실제로 겪어봤다. 한 명은 힘들다고 계속 하소연 하는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자기만 일이 많아서 힘들다고 주장했다. 계속 듣다 보니 다들 열심히 일하느라 바쁜데 나는 의미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나 싶어서 혼란스러웠다. 다른 한 명은 과장급이었고 내 발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료를 만들라고 지시했다가 구체적 피드백 없이 안 되겠다며 중단시켰다. 그러면서도 내 자료는 받아다 활용해서 뭔가 싶었는데 딱 이 책에 나온 예시다. 다음부터는 이런 유형의 사람이라는 걸 빠르게 파악해서 괜히 스트레스 받지 말아야겠다.

나는 예민한 편이라 소위 멘탈 뱀파이어라는 사람들도 많이 만났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헌신적으로 챙기는 역량이 부족해서 그런 사람과는 관계가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그 사람이 고마워하는지, 같이 발전해나갈 수 있는 사람인지를 봐야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안하다는 말 덜하기! 친구 말로는 요즘 미안하다는 말이 입에 붙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도 그걸 느낀다. 사과해야 할 땐 사과해야겠지만, 너무 과하게 나를 굽히지 말기.

기대 이상의 책이었다. 특히 직장에서의 유형이 좋았다. 다른 사람들도 참고해서 인간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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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찰 글쓰기 프로젝트
황미옥 지음 / 바이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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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싫어하는 학생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이 하는 말에만 귀를 기울였을 뿐,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관심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책을 읽어도 생각 없이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기 때문에 그 책이 어땠는지 기억에 남지 않았다.

이거 내 이야기인데? 하는 사람이라면 참고할 만하다. 실제로 책에 나온 방법이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매일, 사소한 내용도, 이야기하듯 쓰라고 한다. 그리고 함께 쓰라고 한다.

일기를 보면 몇 년 전보다 지금 일기장의 내용이 훨씬 풍부하다.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기분을 느꼈는지 적다 보니 내가 어떤 사람인지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인성검사 때 이것도 나고 저것도 난데 어떻게 하라는 거지?하다 제한 시간 안에 못 끝낸 경우가 있었는데 지금은 나랑 더 가까운 내용을 고르기 어렵지 않다.

직장인이 되면 글쓰기 모임에 가입하려 한다.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의 위력을 자기소개서를 쓰며 알게 되었다.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했는데 전달이 안된 경우도 있었고, 파악하지 못한 오류를 수정하기도 했다. 지금은 내 글만 피드백을 받는 상황이라 여럿이 글을 돌려보며 이야기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대한민국 경찰 글쓰기 프로젝트에서 경찰이 국민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매일 조금씩 적어보는 것으로 시작하여 다같이 부담없이 쓰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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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 줄리언 반스의 부엌 사색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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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를 보며 투덜투덜하는 게 내 모습 같아서 줄리언 반스가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런 사소한 일상에서도 의미를 찾아내는 통찰력이 놀라웠다.

귀찮아서 요리와는 담 쌓고 지내다가 요즘 조금씩 만들어 먹고 있다. 점점 혼자 먹고 사는 게 걱정이 되어서다. 언제까지나 부모님과 함께 살 수는 없을 테니까.

내 작업 단위는 레시피 전체여서 입맛에 따라 중간중간 간을 맞춘다는 건 나에겐 어려운 일이다. 다 만들고 나서 짜면 다음에 간장을 덜 넣고, 달면 꿀을 덜 넣고 이런 식으로 한 세 번은 만들어 봐야 그 레시피를 정복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수준이기 때문에, 있는 재료로 요리를 뚝딱 만들어 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없고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장을 보지도 못한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정말 와 닿았다.

한편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하려는 노력의 중요성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내가 한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할 때 난 다 설명했으니 알아서 하라는 것은 나의 발전을 막는 태도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실수를 적당히 눈감아 주는 관용과, 너무 정도만 고집하지 말고 때에 따라 지름길을 택하는 유연함의 필요성을 느꼈다.

책이 두껍지 않으니 가볍게 읽고 각자 나름의 의미를 찾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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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한중일 세계사 5 - 열도의 게임 본격 한중일 세계사 5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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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시절 역사 과목을 좋아했다. 그런데도 많이들 좋아하는 삼국지는 좋아하지 않았다. 왜 그럴까 싶었는데 전쟁사를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많이 접한 국사나 세계사도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아는 게 좋았다.

이 책은 중국과 일본의 전쟁에 집중했다. 그래서인지 쇼군 등의 일본식/중국식 표현들이 대거 등장한다. 전쟁과 익숙하지 않은 용어 조합이 날 힘들게 했지만, 만화여서 다행이었다. 한 번 봐서는 큰 그림이 기억에 잘 남지 않으니 텍스트보다 부담 없는 만화로 여러 번 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던 것은 어느 시대, 어느 나라의 사람이든지 간에 요직에 있는 사람들은 계산이 빠르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이해관계가 어떻게 맞아 떨어지느냐에 따라 흐름이 결정된다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면역력에 집착한 왕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면역력은 예방 차원에서만 중요하고 아프면 병원에 가서 빨리 낫는게 좋다는 주의라, 혼자 이겨내겠다고 버티다가 죽음에 이르는 모습은 좀 무모해 보였다. 이것도 너무 내 관점에서만 본 건가? 신념은 중요하지만 신념을 넘어 고집이 되면 안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무슨 이유에서든 전쟁은 되풀이되지 않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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