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
김미향 지음 / 넥서스BOOKS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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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사람이 가진 슬픔의 크기는 얼마나 될까?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슬픔은 극히 일부일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 사람이 되지 않는 이상 온전히 이해할 수 없겠지. 애도를 표한다. 너무 기구한 삶을 살다 가셨다. 폭력적인 아버지, 차별로 물든 성장과정, 임신으로 인한 원치 않은 결혼. 나열하기도 버거울 정도다.

엄마의 불행을 옆에서 지켜보고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꿈에서 계속 엄마를 만나고 일상은 흐트러지고 있다. 에세이 전체에서 깊은 슬픔과 우울이 느껴진다. 작은 위로를 건네자면, 엄마가 저자에게 완벽한 피난처였으니 그 사실 자체가 행복이 아니었을까. 행복하지 않다고 하셨지만 분명 저자로 인해 행복하셨을 거라 믿는다. 그러니 마음의 짐을 조금씩 서서히 내려놓았으면 좋겠다. 엄마도 분명 그걸 원하실 거다.

엄마에 대한 기록.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은 저자에겐 분명 치유의 과정이겠지. 같은 후회를 경험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제 당신이 기록할 차례라고 말하는 저자가 행복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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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존재감 있는 사람입니까? - 끌리는 사람에게는 이유가 있다
김범준 지음 / 홍익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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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과 겸손이 미덕인 시절이 있었다. 그땐 칭찬을 받았을 때 에이 아니에요~ 하면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대응하면 칭찬한 사람을 무안하게 만드는 사람이 되는 경우가 많다. 사뭇 다른 반응을 처음 접했을 때 굉장히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면접, 강연, sns 등에서 존재감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나만의 역량을 파악하고 잘 어필할 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므로 내 능력이 어떻게 상대에게 도움을 줄 지 설명하는 게 자기 어필의 기본 방향이다. 여기서 나에게 필요한 조언은 세 가지이다.

1) 나만의 스토리를 만든다는 건 나의 경험을 목적에 맞게 편집하는 일이다. 그러려면 내가 가진 것 중에서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것을 추려내는 뺄셈 전략이 답이다. 하지만 우리는 반대로 가진 것보다 더 많이 더하고 곱해서 결국 아무것도 아니게 된 나를 상대방에게 알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2) 무엇을 하는 곳인지, 어떻게 해야 그곳에서 일어나는 현실적인 일들을 극복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해야 한다. 내가 속할 곳에 대한 제대로 된 개념 없이 그곳에서 생존할 수 없다.
3) 왜 내 진가를 몰라주냐고 불평하는 것은 객관적 자기 평가에 실패한 사람의 넋두리일 뿐이다. 그럴 듯하게 나를 포장하고 싶다면 내가 나를 납득하는 방식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납득되는 방식으로 스토리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핵심만을 추려내는 건 중요한 만큼 가장 어렵다. 계속 의식하다 보면 체득하는 날이 올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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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름을 갖고 싶었다
김지우 지음 / 홍익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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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념적인 정상 궤도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나 역시 궤도에서 벗어난 사람 중 한 명이어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익숙했다. 그런데 추리, 판타지류의 책을 즐겨 읽지 않는 나에게는 난해했다. 추상적인 관념을 실체화해서 던져준다든지, 전개가 어지럽다든지 하는 이유였다. 다 읽은 후 그래서 그게 결국 뭐였지? 하는 의문이 남았다.
마라톤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심심찮게 보이던데 책 소재로 만나니 잠깐 흥미가 생겼다. 그런데 뜨거운 햇볕 아래 땀 뻘뻘 흘리며 녹아내릴 나를 떠올리니 바로 포기가 된다. 나는 실내 운동이 좋다. 요가 최고!
완벽한 미역국 이야기도. 국간장 진간장을 구분하게 된 지 얼마 안 된 나로서는 재미있었다. 그러면서도 너무 극단적이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리도 확실히 감이라는 게 있나 보다.
수록 작품들 중 휴대용 앙코르와트가 제일 좋았다.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기 쉬웠고, 친구와의 관계에서 생기는 멜랑꼴리한 심리가 사람은 다들 똑같구나라는 위안을 주었다.
페미니즘 소설이라는 말도 있던데 그렇게 분류되기엔 개성이 약하다. 추리나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 소설을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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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유정식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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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가 아니더라도 사회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나라는 상품으로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 분야를 막론하고 정석적인 방법은 동일한 건지 익숙한 내용들이 등장했다.
책장을 덮기 전 '하나의 책을 읽기로 결심하는 것은 그 시간에 다른 책을 읽지 못하므로 비용이 드는 결정이다.'라는 내용에서 멈칫했다. 요즘 해야하는 걸 하기 싫어서 책을 붙들고 있다. 전략적으로 시간을 보내겠다던 내 다짐은 어디로 갔을까.. 이러는 내가 싫은데도 반복하는 악순환에서 빠져나와 다시 공부와 취미생활의 균형을 되찾아야겠다.
영업은 가치를 전하는 것이라고 하던데, 이 책도 제품이 좋아야 마케팅이 잘 되니 누구를 대상으로 무엇을 만들 건지 뚜렷한 목적 의식을 가지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라고 한다.
상품을 완성시키는 과정에서 얻은 신뢰나 인맥 등을 마케팅에 활용하되, 이미 완성한 것에 만족하지 말고 계속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요약해놓고 보니 자기계발서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결국 불멸의 작품을 만드는 행운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위에 언급한 내용 외에도 실제 마케팅 사례들과 인플루엔서 인맥을 활용하기 위한 마음가짐 등이 나와있다. 실무에 종사 중이면서 장기적인 관점을 참고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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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조창인 지음 / 산지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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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 드라마로 상영될 정도로 이슈였던 가시고기를 개정증보판으로 다시 만났다. 개정됐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지 비슷한 듯하면서도 배경이 묘하게 최근에 맞게 변한 것 같다. 기분 탓인가?
여전히 명작이지만 어렸을 때와 달리 가치관 차이를 느껴서 힘들었다. 나는 공적으로는 과묵하지만 사적으로는 수다쟁이인 사람이 좋다. 그래서 읽으면서 숨이 턱 막혔다. 물론 배려인 걸 알고 있다. 얼마나 슬프겠는가. 그런 아픔을 겪느니 모르고 넘어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 기준에선 말을 해주는 게 배려다. 먼 훗날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처럼 슬프지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까? 그건 이루어지지 못한 연인의 이야기고 이들은 가족인데.. 언젠간 사실을 알게될 테고 내가 의존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자괴감과 아무 것도 하지 못 하고 보냈다는 자책감으로 괴로울 것 같다.
그리고 이혼한 아내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임상실험에 스스로를 밀어 넣는 것도 속상했다.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걸까. 완전히 이해하기엔 아직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가 보다.
이해의 부족으로 많이 답답했지만 서로를 소중히 아끼는 아빠와 아들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확실히 책은 읽을 때마다, 특히 이번처럼 시간의 간격을 두고 읽는 경우 색다르게 다가온다. 과거에 읽었든 읽지 않았든 함께 읽고 저마다의 감상을 나눴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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