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있는 눈
지난번 내린 눈이 남아서
그늘마다 푹푹 쌓여있다
미처 치우지 못한 눈은
덕지덕지 기운 옷처럼
울퉁불퉁하고 초라하다
안 올 때는 기다려지고
올 때는 그토록 반갑더니
있어주니 그 마음 다르다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
어디 그뿐이랴
변했다 탓하지 말자
극과 극은 통한다던데
그런 소리라도 해보자
좋아하지도 못하고
싫어하지도 못하고
갇히기보다는
허튼 짓이라도 해보자
2015. 1.6 걸어가는 길에서, 집밖 풍경에서 만나는 눈과 식어버린 마음에 대해
거룩한 접근을 하는 것 같아 어깃장 놓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