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修身)
우리는 어쩌면 지나가도 될 일에
의미를 달려고 애쓰는지도 모를 일
우리의 분노가 머무는 곳에서
우리의 갈등이 깊어지는 곳에서
우리는 한동안 머문다
지나가야 할 것과 머물러야 할 것
힘써야 할 것과 힘쓰지 않아야 할 것
의미가 있는 것과 의미가 없는 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뒤섞이고 많아지는 말들
부당하다고 펄떡거리는 감정들
우리는
아무데서나 머물지 말아야 한다
지나가야 할 곳에서
우리를 헐값으로 넘기고
덤까지 주면서
머물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다만
지나갈 일에 매달리지 말고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한다
2014년 12월 31일.
진실도 감정적으로 몰아붙이면 우스워진다.
새 해에는 속속들이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