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림지에 갔었네

 

 

의림지에 갔었네

푹하니 상쾌하더니

울툴불퉁한 얼음길에

힘주며 걸었네

저 논에는 얼음 없는데

발자국 따라 얼었네

 

새해에도

큰소리 났지만

소리없이 사는 법을

익히기는 어렵네

 

의림지에 호수는 없었네

바람이라도 있는 날이면

수면을 흔들던 물결은

사라져버렸네

얼음을 덮은 눈 속에서

숨죽이며 살아 있을

겨울 호수

 

우리도 한 시기 저렇게

죽은 듯이 있을수 있을까

우리도 저들처럼

말없이 인내할 수 있을까

 

연밭에 말라빠진 연대들이

별 볼일 없이

버려진 듯이 있다가

봄이면 기적처럼 올 때까지

우리도 기다릴 수 있을까

 

울퉁불퉁한 얼음길

울퉁불퉁한 마음

우리들 삶이란

조각보 같아서 

자투리 조각이 모여

남루함을 넘는 것이니

너무 슬퍼하지는 말자

 

 

 

 

            1.6  새해가 벌써 엿새째라..

                 신념에 차 보여도 늘 소심하게 염려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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