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ㅣ 놀 청소년문학 28
바바라 오코너 지음, 신선해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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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시절.. 혹은 누군가에겐 국민학교 시절이였을 그 어린시절 누구에게나 남의 물건에 손을 대고 싶어했던 때가 있지 않았을까? 나 역시도 몇번 그런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 그 중에 아직도 기억에 남는건 집근처 슈퍼마켓에서 로보트 장난감이 들어가있는 과자 하나를 훔칠 때 이다. 주인 아주머니한테 걸리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에서부터 이 소식을 부모님이 알게 됐을때와 학교에서 친구들과 선생님이 알게 되면 도대체 난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에 심장이 쿵쾅 거렸던 것이 떠오른다. 일을 벌이기도 전에 떠오른 그런 상상들 때문에 내 심장 뛰는 소리가 나에게도 또렷이 들릴 정도로 긴장하고 떨었으면서도, 그 때의 난 결국 그 과자를 훔치려고 집어들었었다. 그후의 결과는?

아주머니에게 걸렸던 건지 결국 그 과자안에 장난감을 손에 못 넣었던 것만이 기억이 난다. 걸렸다면 어떻게 된건지.. 그 후의 기억이 가물가물 한걸 보면 어떻게 잘 넘어가긴 했던것 같은데, 걸린 이후보다 그 이전 기억이 이렇게 또렷한걸 보면 아직도 가끔 그 시절의 기억으로 인해 '사람은 죄짓고 못산다'라는 말을 실감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그리고 더 큰죄를 지으며 살아오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왜 이렇게 자기 스스로 나쁜 행동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잘못된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견물생심이라고 하던가. 그만큼 사람이라면 눈앞에 보이는 것에 현혹되서 100%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쪽으로 한발을 내딛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인것 같다. 서론이 길었는데,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라는 책을 읽게 된 이유가 제목을 통해서 자연스레 떠올랐던 앞서 이야기한 어린시절의 기억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독특하지 않은가? 아이들이 물건을 훔친다면 기껏해야 가게에서 과자 같은거 라던지, 혹은 문구점에서 학용품이나 장난감 같은 것을 훔치거나 규모가 커진다고 하면 부모님 돈에 손을 대는 정도일텐데, 난데 없이 개를 훔치는 아이라니 말이다. 도대체 주인공 아이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었길래 개를 훔치는 방법을 연구하게 된걸까 하는 호기심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에 대한 정답은 책을 읽으면서 손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주인공 조지나는 자동차에서 어머니 그리고 어린동생과 같이 생활을 하면서 살고 있었다. 어느날 갑자기 아버지가 별다른 것도 남기지 않고 가족에게서 떠나버리고, 나머지 식구들만 덩그러니 남게 되버린 것이다. 조지아의 어머니는 그런 상황에서 아이들을 부양하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다하느라 아이들의 자존심 까지 챙겨줄 여력은 없었고, 철이 없는 동생은 아무것도 모르고 보챌 뿐이고, 조지아는 그런 상황을 감추고 싶어서 노력하며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긴, 초등학생 여자아이에게 그런 상황은 남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였을 것이다. 아직 어린 아이들의 세계에서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보단 사소한 잘못 하나라도 눈에 띄게 부각 되기 싶고, 조지아의 경우에는 그런 상황 자체가 잘못은 아니지만, 다른 아이들에게 걸렸을 때에는 굉장히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문제이니 말이다.

그런데, 그런 상황을 가장 친했던 친구에게 걸리게 되고, 그로인해 그 친구는 점점 조지아에게서 멀어진다. 그리고 학교 생활 역시 힘들어지게 된다. 그때 조지아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잃어버린 개를 찾으면 보상금을 주겠다는 전단지 였다. 그래서 그때부터 조지아는 자신의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자신만의 최선의 방책을 세우게 된다. 바로 보상금을 받아낼 수 있을만큼 잘 사는 집에서 사랑받으며 자라는 개를 훔쳐낸 후에, 보상금 전단지가 붙으면 그때 개를 다시 돌려준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조지아는 자신의 공책에 개를 훔치는 가장 완벽한 방법을 하나 하나 정리해 나가기 시작한다. 제1단계는 개를 찾는다는 건데, 그 중에 세부 조건으로는 짖지 않아야 하며, 물지 않고, 보상금을 낼 수 있는 집안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고 있어야 하며, 때로는 혼자 있는 경우가 있는 개여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리고 그 계획에 따라 하루 하루 계획을 실행해 가면서 그 계획서는 2단계, 3단계에 걸쳐서 점점 더 꼼꼼해지고 철저해진다.

그렇지만, 계획이 꼼꼼해질 수록 조지아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된다. 이런 모습은 철없다고만 여겼던 동생의 한마디로 인해서 더욱 극대화 된다. '누나 정말 나쁘다.' 자신 혼자서는 이 계획을 실행할 수 없다고 생각해 동생에게 집안 사정을 이야기 해가며 같이 이 계획을 실행해 나가자는 동의를 얻고 동생도 협조를 하게 되지만, 그래도 아직 어린 동생에게는 그런 상황을 넘어서서 직관적으로 해서는 안될 일을 조지아에게 꼬집어 낸 것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잘못된 일인걸 알면서도 자신의 상황을 내세우며 애써서 자기 합리화를 할 때에도 자신의 마음 한 구석에서는 무엇이 옳은지를 분명 알고 있듯이, 동생은 조지아에게 있어서 그런 마음속의 양심을 대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한번 시작한 일을 멈추는 건 앞서 이야기 했듯 쉽지가 않다. 게다가 상황이 절박하면 할수록 그 반대편의 이익에만 눈이 머는건 분명 조지아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조지아는 점점 더 꼼꼼히 계획을 세워가며 일을 진행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또 이야기의 주요 인물 중 한명인 부랑자 '무키 아저씨'가 등장한다. 훔친 개를 숨겨둔 숲속의 외딴 장소에 불쑥 나타나서 조지아를 당황시키더니, 나중엔 조지아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다 알면서도 그걸 꾸짖기 보단 다른 행동들을 통해서 조지아에게 가르침을 주게 된다. 그 중에서도 내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건 바로 '때로는 휘저으면 저을수록 더 고약한 냄새가 나는 법이다'라는 말이였던 것 같다.

이젠 멈출 수 없을 것 같다며 스스로를 재촉하며 계속해서 나아가던 조지아에게 건네는 충고의 말이자 우리 모두에게 작가가 한번쯤 생각해 보라며 던져주는 말이 아닌가 싶다. 그말을 들은 후 얼마 안가서, 조지아는 무키 아저씨가 모든걸 알면서도 자신들을 꾸짖지 않고 오히려 도와주려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훔쳤지만 너무나 사랑스러웟던 윌리와 그런 윌리를 애타게 그리워 하던 아주머니를 통해서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잘못의 무게를 깨닫게 된다. 그래서 계획의 마지막 단계였던 '개를 돌려주고 사례금을 받는다'에서 조지아는 그 완벽한 계획의 틀어버리고 만다. 계획은 틀어진 셈이지만, 조지아에겐 그 순간 할 수 있었던 그렇지만 가장 하기 힘들 수도 있었던 최선의 선택을 하게 되는 셈이다.

어린 조지아는 그 선택을 통해서 자신의 잘못을 다시 한번 깨닫고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책이다보니 그 시점에서 조지아의 집안 사정도 이야기의 처음보다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까지 가서 너무 갑작스레 해피엔딩이 된 듯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청소년 문학으로 유명한 작품이니 고개를 끄덕일만한 결론이였다고 생각된다. 여하튼, 조지아의 그런 선택은 이야기로는 쉬울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어려운 일일 것이다. 특히나 자라나는 아이들은 하나의 경험으로 그 이후의 미래가 크게 바뀌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런 아이들이 이런 조지아의 선택을 접함으로써 중요한 선택의 갈림길에서 옳은 길을 찾아갈 수 있게 된다면 더 없이 좋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이들에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친구 같으면서도 선생님 같은 느낌인 듯 하다.

게다가, 청소년 들을 대상으로 하는 청소년 문학이다보니 정말 힘들 수 있는 조지아의 상황에서도 우울함 보다는 아이의 시점에서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애쓰는 모습을 재치발랄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가볍고 재밌게 읽으면서도 마지막에 가서는 자연스레 교훈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좋았었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있었던 우리의 어린 시절의 경험을 다룬 책이다 보니 어른들이라고 해도 읽어보면 좋을것 이라는 생각이 든다. 몇몇 청소년 문학작품들을 느끼면서 든 생각인데, 왠만한 어른들을 위한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 보다는 어느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던 좋은 책들을 찾아 읽는 것이 삶의 깨달음을 얻는데 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 책도 그런 책 중에 하나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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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프로젝트 with 박효신 - Welcome To The Fantastic World (Single)
박효신 외 노래 / 비타민엔터테인먼트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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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프로젝트. 처음으로 이들의 음악을 들은건 이하나의 페퍼민트라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앨범이 나온다는 이야기도 듣지 못했는데, 박효신이 게스트로 나오더니, 황프로젝트라는 그룹에서 처음으로 객원보컬을 맡게 됐다는 이야기를 해주면서 기존의 자신과는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시원스레 들려주는 것을 보면서 이들의 앨범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황프로젝트. 세명의 황씨성을 가진 작곡가 겸 프로듀서들이 뭉쳐서 만든 그룹이라고 하는데, 테이의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 조성모의 눈물이 나요 등을 작곡했던 황세준과 성시경 미소천사, 보아의 아틀란티스 소녀, 소녀시대의 베이비베이비 등을 작곡한 황성제, 그리고 김종국의 한남자와 조성모의 Mr.flower 등을 작곡한 황찬희까지 이 세명이 모여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매분기마다 하나씩의 싱글앨범을 발표하고 그때마다 객원보컬과 함께 할거라는데 그들이 처음으로 선택한 보컬은 바로 '박효신'이다.

세명의 히트 작곡가들이 모인만큼 가장 대중적이고 듣기 좋은 사운드를 들려줄거라는 생각을 하기가 쉬운데, 그런 작곡가들과 박효신이 만났다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음악은 바로 서정적이면서도 애절한 발라드일 것이다.

그런데, 이 세명의 뭉침은 그런 것을 생각하기 보다는 셋이 모임으로써 혼자서는 하기 힘들었던 새로운 시도들을 들려주고 있다. 거기에 박효신이 더해졌으니 박효신 스스로에게도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부담없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그들의 색채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앨범의 첫번째와 두번째 트랙이다. 이 두 트랙은 사실 하나의 트랙으로 봐도 문제가 없을듯 한데, 첫번째 트랙은 앨범의 인트로 같은 Fantastic world이다. 놀이동산에 찾아갔을때 페스티벌을 하면서 나올만한 분위기의 음악인데, 이 곡을 시작으로 바로 이어지는 The castls of Zoltar라는 곡은 신나는 멜로디와 희망찬 가사를 담고 있는 곡이다.

박효신이 개인앨범에서 종종 신나는 곡들을 담고있긴 했지만, 이정도로 시원하게 박효신의 보컬이 표현되는 곡은 없었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들으면 시원함이 느껴진다. Zoltar라고 하는 것은 톰행크스 주연의 영화 'Big'에서 등장했던 놀이공원에 있는 소원을 빌어주는 기계라고 하는데, 그것을 생각하며 가사를 들으면 더 좋을듯 하다. 특히나 곡의 시작 부분에 박효신의 코러스와 어우러지는 사운드가 잘 들려온다. 곡 전체적으로도 황프로젝트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곡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싱글앨범이다 보니 앨범에 들어있는 곡수에 비해서 실제 곡은 이 Castle of Zoltar와 이어지는 마지막인사라는 곡 뿐인데, 마지막 인사는 미디엄발라드 곡으로서 무난하게 귀에 잘 감겨온다. 오리지널 곡은 퍼커션이 주가 된다면, 바로 이어지는 보사노바 버전의 마지막 인사는 같은 노래이면서도 피아노를 통해서 좀 더 서정적으로 들려온다. 중간에 여성 코러스와의 조화를 통해서 원곡에 비해서 사랑스러움을 더욱 느낄 수 있도록 해놓았기에 겨울철에 좀 더 어울린다고 생각된다.

뒤이어 이어지는 트랙들은 각 트랙들의 연주곡들 모음인데, 황프로젝트가 자신들만의 앨범을 통해서 새로운 사운드의 시도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었기에 연주곡들을 통해서 그들의 사운드를 감상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오랜만에 박효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면도 좋았지만, 박효신의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 그리고 그 계기가 됐다는 것이 특히 좋았다. 앞으로 발표될 새 황프로젝트의 앨범에서는 또 누구의 새로운 모습과 새로운 사운드를 들을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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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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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전 쯤 됐으려나. 그때 대학 도서관에서 아무 이유도 없이 꺼내들어서 읽었던 책이 바로 '눈먼 자들의 도시'였다. 생각해보니 아무 이유도 없었다는 것은 거짓말이고, 좀 있어보이는 책을 읽고 싶었다는 사실이 가장 크게 작용했던것 같다. 그렇지만 그것 말고는 이 책에 대해서 전혀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읽게 된거였는데, 그때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 다시 요즘에 와서 화제가 되고 영화화 까지 되고 있길래 다시 한번 책을 읽고 글을 써보고자 한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들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문제를 다루는 것이였다. 한 유명 애니매이션에서 '흐림없는 눈으로 바라보고 판단하겠다'는 내용의 말을 주인공이 하는 것을 보면서 그 대사 자체가 기억에 남기도 했는데, 거기에서의 눈은 우리가 흔히 아는 사전적 의미로서의 눈은 아닐 것이다. 선입견 혹은 편견이나 한쪽으로 치우쳐져 생각하는 것 들이 해당이 될텐데, 눈먼자들의 도시라는 제목이 말하고자 하는 것 역시 지금 말한 내용과 비슷한 듯 하다.

물론 책에서는 사전적 의미로의 눈이 먼 사람들이 사는 도시가 등장한다. 길거리에서 차를 운전하던 한 사람이 갑자기 기존의 실명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실명을 겪게 되고, 그것을 치료하려고 했던 의사를 비롯해 알수 없는 역학관계를 통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실명에 빠지게 된다. 여기까지의 상황만을 두고 보면 눈먼 자들의 도시는 '모든 사람들이 눈이 멀면 어떻게 될까?'라는 발상에서 나온 소설로만 여겨질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작가는 그런 상황을 통해서 앞서 언급했던 인간의 존엄성을 이야기 하기 시작한다. 실명이 되는 것을 전염병으로 간주하기 시작한 정부가 환자들을 격리 수용하기 시작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증세가 점점 더 퍼져나가자 정부는 아예 그 수용소 관리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 여기에서 부터 눈이 먼 사람들 간에 존재하게 되는 새로운 법칙이 만들어지게 된다. 오로지 힘이 중요시 되는 사회. 힘을 가진 자만이 모든 것을 갖게 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죽게 되거나 살아가기 위한 양식을 얻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야만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게다가 길거리에서는 죽은 사람들이 개의 먹이가 되고, 음식을 구하기 위해서 모두가 뒤엉켜 버리다가 죽음을 맞는 상황들 까지도 책 속에서는 잔혹하다 싶을 정도로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만약 이야기가 이런식으로만 진행이 됐다면 나름 이야기의 주제를 깨달으면서도 더없이 불편했을것 같은데, 그런 불편함을 상쇄시켜주고 주제를 부각시켜주는 인물이 바로 유일하게 실명하지 않은 한 여자이다. 자신의 남편이 실명이 된 이후에 남편이 수용시설로 이송되게 되자, 자신의 남편을 보살피기 위해서 자신 역시 실명이 된 것 처럼 행세하던 그 한 여자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켜가는 모습을 그려내는 것이다. 처음에는 자신의 남편을 위해서 한 행동이였지만, 자신의 손이 닿는 곳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고 챙겨감으로써 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다른 눈먼 사람들과는 달리 자신을 잃지 않고 그 힘든 상황에서도 작은 것 하나에 감사하며 살아가게 된다.

물론 누군가는 그녀가 눈이 멀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지 않느냐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눈이 멀지 않은 것은 그녀에게 절대적인 능력이나 권력이 있는 것으로 묘사되지 않는다. 오히려 외눈박이 세상에서는 눈이 두개인 사람이 비정상이라고 여겨질 수 있듯이, 모두가 눈이 먼 상황에서 혼자만 실명이 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인해 그녀는 더욱더 많은 일들을 해야 했고, 그로인해 막중한 책임감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모습도 그려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녀가 자신뿐만 아니라 모두를 위해서 가야할 올바른 길을 갔다는 것은 어떤 힘든 상황에서라도 힘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을 찾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잘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생각을 해봤었다. 만약 저런 세상이 오게 된다면.. 그리고 저런 비극이 발생하게 된다면, 그것은 단순한 비극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오히려 그것을 계기로 인간의 본성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렇지만, 인간은 본성으로만 사회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을 아닐 것이다. 그것을 책속의 인물들은 이야기 해주고 있다. 그들은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그리고 불평 불만이 많이 나올 것 같은 현재의 모습 조차도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할 수 있는지를 너무나 고된 경험을 통해서 깨닫게 되지만, 이 책을 읽는 우리에게는 그들과 비교해 봤을때 아직도 충분한 기회가 있다고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 된다. 실명이 되지 않았던 그녀 역시 실명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면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했듯, 우리 역시 좀 더 진지하게 우리의 삶을 대하고 바라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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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처럼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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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이유는 뭘까? 누군가와 공감하고 싶으나 공감할 수 없을때 그 대상이 되어줄 수 도 있을테고.. 또 한편으로는 어울리지 못할 것 같은 누군가와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매개체가 되기도 할 것이다. 그것은 시간을 넘어서서 때로는 세대를 이어주기도 하고, 알지 못하는 많은 수의 사람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가네시로 가즈키의 '영화처럼'은 그런 영화의 특성을 이야기에 잘 녹여낸 작품이다. 처음에 이 책을 읽을 때에는 장편 소설인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책의 첫 부분에 나온 다섯편의 영화제목이 각 부분의 소제목인줄로만 알았는데, 두번째 부분을 읽어가면서 이 책이 '단편소설'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러다가 세번째, 네번째 편을 읽으며서 그리고 마지막 '사랑의 샘'을 읽으면서 이 책이 단편소설 형식의 장편소설이라는 것을 뒤늦게서야 알게 됐다.

다시 말해 이 책은 각 장마다 다섯편의 단편들을 통해서 그리고 중간 중간에 그 안에 내용이 이어지게끔 연결해 놓음으로써 '영화처럼'이라는 하나의 장편소설로서 완성이 되는 구조이다. 그래서인지,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이 항상 그러했지만, 짧은 단편으로서도 이야기의 재미를 충분히 느끼면서 빠르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고, 다 읽고 나면 전체적으로 가슴이 찡해지게 된다.

각 장에 등장하는 영화들은 그야말로 그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들의 상황과 참 잘 어울린다고 느껴진다.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에서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재일교포라는 설정과 그 중에서도 두 친구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의 제목은 '태양은 가득히'. 영화를 통해서 어떻게 사람들이 위안을 얻고 어떻게 가까워질 수 있는지를 두 친구의 끊어질듯 하면서도 기구하게 이어져가는 우정을 통해서 잘 표현해낸 작품이다.

그리고, 남편이 어떤 사건에 연루되면서 자살을 하게 되고, 홀로 남게된 한 여인의 이야기의 제목은 '정무문'인데, 전혀 어울리지 않을것 같던 이 이야기 역시 그녀가 기운이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다시금 일어서서 진실을 찾기 위한 힘을 얻어가는 과정이 그려지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다른 이야기들도 이런 식으로 제목과 이야기의 연관성을 생각하며 읽어간다면 읽고 난 후에 감흥이 좀 더 더해지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마지막 편인 '사랑의 샘'까지 읽고 나면 꽤나 '로마의 휴일'이 보고 싶어질꺼라는 생각도 든다. 한편으로는 프랑스 영화는 별로인가 하는 좀 웃기는 생각도 하게 될것 같다.

물론 이야기 중간 중간 너무 극적이다 싶을 정도의 내용이 이어지기도 하므로 유치하고 작위적이라고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어떻게 보면 그렇기 때문에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그의 다른 작품들로 비교해 보자면 Go, 레볼루션No3 같은 작품에 연애소설의 느낌이 접목된 듯한 느낌이랄까. 어쨌든 앞서 이야기 한 것 처럼 각 단편들속 인물들이 '로마의 휴일'이라는 하나의 영화로 간접적으로나마 이어지는 것을 통해서,  단 하나의 어떤 매개체를 통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그것을 접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되고, 그렇게 각자 다른 입장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어떻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람들 과의 관계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끔 해준다는 것이 좋았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외로움을 피하고 싶어할테고, 소통하고 공감할 누군가를 찾고 싶어할테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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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잘 키우는 7가지 퍼즐 - 강요가 아닌 연결로, 두려움이 아닌 사랑으로 아이 키우기
팜 레오 지음, 신선해 옮김 / 지향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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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잘 키우는 7가지 퍼즐이라.. 아직 아이를 키우는 입장은 아니지만, 학교 현장에 있다보니 많은 아이들을 접하게 되고, 부모의 입장에서 키우는 아이들과는 좀 다를지라도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잘 이끌어내고 가능성을 키워줄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일까? 아직까지 나에겐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은 어른의 입장에서 훈육하는 측면이 더 강한것 같다. 경력이 쌓이면서 좀 더 많은 아이들을 만나고 그 아이들과의 원활한 관계를 위해서 이런 저런 연수들을 들으면서 좀 더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서고 공감하기 위한 방법도 활용하게 되지만, 아직까지 이전의 혹은 전통적인 교육방법을 떨쳐내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길을 제시해 주는 안내서 같은 느낌이였다. 퍼즐이라는 제목처럼,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한 방법을 마치 어드벤쳐 게임속의 퍼즐처럼 단계를 제시해서 하나 하나 나아갈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만큼 다른 책들에 비해서 좀 더 쉽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이 되있어서 좋았던것 같다. 그렇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실천할 수 있는가가 중요할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럼 면에서 이 책을 통해서 이렇게 내가 변화하고 노력해간다면 아이들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생각해 볼 기회를 마련해 준다는 면에서도 의미가 있었던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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