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을 위한 새의 날개처럼 어떠한 특수한 습성을 위해 아주 완벽하게 만들어진 구조를 볼 때, 그 구조가 점진적으로 변이하는 초기 단계에 있는 동물들이 오늘날까지 계속해서 존속하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한 동물들은 자연 선택을 통해 일어나는 완성화 과정에 의해 도태되기 때문이다.

화석 상태로 있는 것에서 점진적으로 변이하는 구조를 가진 종들은 별로 많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러므로 그것들을 발견할 수 있는 확률은 완전히 발달된 구조를 가진 종들의 경우에 비해 언제나 더 적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습성이 먼저 변화되고 구조의 변화가 그다음에 뒤따르는 것인지, 아니면 경미한 구조의 변화가 습성을 변화시키는 것인지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이는 우리에게 그다지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아마도 이 둘은 거의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오리와 거위의 물갈퀴발이 수영을 위해 형성되었다는 사실보다 더 명백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물갈퀴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거의 혹은 절대로 물 근처에도 가지 않고 고지대에 사는 거위도 존재한다.

습성은 그에 상응하는 구조의 변화를 수반하지 않고도 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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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구마 겐고, 건축을 말하다 - 작고, 낮고, 느리게
구마 겐고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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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을 보고 좀 더 건축 자체에 관한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이 책은 매우 자전적인 책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떠올리며 ‘어렸을적 무슨무슨 경험을 해서 내가 ~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식이다. 이런 방식은 공감하면 좋지만 공감이 안되는 부분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팬이 아니라먼 납득이 어렵다. 또 추구하는 건축과 달리 굉장히 이분법적 도식을 거칠게 만들어 사고하는 듯한데, 일부는 공감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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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은 연설을 시작할 때, "지금까지 시대는 크기를 추구하며 달려온 시대다."라고 말했다. 경제도 학문도문화도 모두 크기를 추구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부터 자신은 작은 것을 추구할 생각이라고 리만은 선언했다.

도시에도 빛이 있고 바람이 불며 비가 내리고 이웃이 있다. 그것만으로 자연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의미다. 모든 장소에 자연은 넘친다. 그것이 장소에 대한 나의 기본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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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의 사유는 초기부터 언어 철학과 역사 철학이 맞물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형이상적·신학적 사유가 유물론적·정치적 사유와 역사 철학적으로 은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 벤야민 사유의 특징인데, 그 연결 고리는 무엇보다 언어, 예술, 기술과 같은 매체들이다

전승되어 왔거나 당대에 생산된 여러 언어적 자료들에서 그가 천착하고 궁극적으로 추구한 것은 예술과 문학의 본질이나 운명이 아니라 오늘날 그 자료들에서 읽어 낸 역사적 경험과 인식이다.

본질적으로 일체의 타협을 거부하는 부정의 정신에 바탕을 두고 있는 아도르노의 사상은 다른 한편으로 (화해되지 못한) 현실에 대한 완전한 비관주의에 빠지지 않고 (궁극적인 화해를 염원하는) 유토피아적 희망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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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 겐고, 나의 모든 일
구마 겐고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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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구마.. 비슷한 책이 계속 나온다. 국내엔 안도 다다오와 구마 겐고 책밖에 없다는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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