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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미래 - 인구학이 말하는 10년 후 한국 그리고 생존전략
조영태 지음 / 북스톤 / 2016년 9월
평점 :
장래 인구변화를 토대로 우리의 미래를 예측한 책입니다.
이 책은 통속적인 자기계발서가 아닙니다.
인구를 통해 사회현상과 구조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학문이 "인구학"인데, 이걸 제대로 공부하고 돌아온 젊은 학자가 우리사회에 경각심을 주기 위해 쓴 책입니다.
예전 부터 미래를 전망한 책이 많았지만, 내눈엔 이 책이 유난히 두드러집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우선, 그 간의 책들이 먼 미래를 향한 메가트렌드를 추론하였지만, 이 책은 길게는 10년, 짧게는 5년 후의 구체적이고 가까운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내아이의 진로, 재테크 그리고 노후대책 등 평범한 소시민의 일상생활에 대해 손에 잡히는 얘기를 해준다는 점입니다.
특히 2000년 이후 출생율의 급격한 하락이라는 확실한 팩트를 통해 가까운 미래를 전망하고 있기 때문에 신뢰성이 매우 높게 느껴집니다.
전부터 인구증가 추세가 둔하되고 있다는 통계가 많이 나와서 그 파급효과를 어느 정도 짐작은 했었지만, 이 책에서 보여주는 구체적인 실례들은 실로 놀랍고도 충격적입니다.
그만큼 우리는 우리의 가까운 미래에 대해서 조차 무감각하였고 아직도 아무 대책없이 살고있다는 반증이지요.
우리는 지금의 삶의 모습에 익숙하다보니 미래의 모습도 지금의 연장선상에서 예단합니다.
그래서 애들의 진학도 지금 인기있는 학과로, 재테크도 지금의 관점에서, 노후대책도 지금 기준으로 결정하는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과거 몇 십년동안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여 오던 우리나라의 인구학적 구조에 근거하여 내리는 결정일 겁니다.
하지만, 최근에 세계적 유래가 없는 저출산 추세와 고령화 과정을 동시에 겪고 있는 우리로서는, 미래가 과연 지금 기준의 생각처럼 다가올 지 깊이 생각해봐야 할 시점입니다.
아니, 어쩌면 늦었다고 판단하는 것이 저자의 생각입니다.
학생수의 감소를 감안하지 않고 교사수만 관행적으로 늘려오는 바람에, 급기야 올해 교사임용이 거의 없다는 발표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은 이 문제를 예리하게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그래서 "미래의 일은 지금의 생각이 아니라 미래의 관점에서 판단하라"는 당연하면서도 실행하기 어려운 저자의 일갈이 뜨끔하게 와닿습니다.
나는 대학에서 도시계획을 공부했습니다.
전공과목을 배울 때 맨먼저 장래 인구의 추정 방법부터 배웁니다.
인구의 변동여하가 한 도시의 계획방향을 결정짓는 알파요 오메가이기 때문입니다.
비단 도시계획 뿐이겠습니까? 세상만사가 인간이 모여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렇게도 되고 저렇게도 되기에 인구가 결정적 변수인 것은 불문가지이지요.
이 책을 읽고나서 나를 둘러싼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았습니다.
대학생인 두 딸의 진로는 제대로 고민해주고 있는 지,
지금의 재테크는 몇년 후에도 먹히는 것인지,
은퇴후 나의 삶을 어떤 모습으로 잡아야할 지,
인구성장을 전제로 부동산 수요의 지속성을 발판으로 유지되는 우리 회사는, 정체된 인구성장시대에 어떤 모습일지...
멀지 않은 앞의 상황이 늘 불투명하고 불안하지만 어떻게던 되겠지하며 살아오던 삶의 태도에 이 책은 경종을 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