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을 읽어보았습니다.전에도 읽다가 재미없어서 도중에 그만둔 적이 여러번 있습니다. 사실 많이 길지 않은 책입니다. 오랫동안 교황청의 금서목록에 속한 책이랍니다.˝목적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는 다소 부정적인 개념, 「마키아벨리즘」의 근거가 되는 책입니다. 근데 읽어보니 이런 말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인간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는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변화무상한 현실정치의 최전선에 서있는 군주는 전자의 관점에서 모든 일을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다시말해 정치 지도자는 지고지순한 윤리적 관점보다는 현실상황에 맞추어 행동할때 권력을 공고히 할수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권력을 오랫동안 누리기 위해서는 윤리적인 것처럼 위장이나 기만을 하라고 권하기도 합니다. 정치는 윤리의 차원과는 별개로,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한 영역이라는 거지요. 이쯤되면 우리가 존경해 마지않는 플라톤이나 공자, 맹자와 같은 성인들의 정치 철학하고는 멀어도 한참이나 먼 정치 술수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실제로 읽어보니 아직 윤리도덕적 판단기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이 읽기에는 다소 불온(?)한 서적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성공한 군주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을 역사적 증거들을 통해 제시하는데,반복해서 나오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뛰어난 자신의 역량, 강력한 자신의 군대, 인민의 지지, 이런 것들입니다. 조금만 유심히 읽어보면 마키아벨리가 말하려고 했던 바는 정치적 권모술수가 아니란걸 알수 있습니다. 외세에 시달리며 분열된 조국 이탈리아를 통일하여 찬란했던 로마시대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당시의 답답했던 상황을 타개할 지도자의 현실적 자질을 말했던 겁니다. 마치 일제강점기에 조국독립을 위해 폭력을 사용하라는 신채호 선생의 「조선혁명선언」 의 논리처럼 말입니다. (순진한 윤리주의자는 폭력을 거부하겠지지만~)나는 이 책을 정치적인 관점에서 읽으려 한 것은 아닙니다. 사실 우리 실생활의 주변에 읽어나는 크고 작은 다양한 인간관계의 속성을 이해하려고 읽어보았습니다. 이제 거창한 정치영역을 벗어나 우리회사나 내가 속한 인간관계에 대하여 마키아벨리의 논리를 대입해 볼 수도 있습니다.우리 회사는 왜 지금 이럴까? 혹시 우리의 리더는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나는 왜 아직 이렇게 살고 있을까?난 현실성없는 윤리적 가치에 너무 매달려 있지는 않은가?여러가지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