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가끔 사람에 대해 경멸의 뜻으로 ˝생긴대로 논다˝는 말을 할 때가 있죠?
좀 실례되는 말이긴 하지만, 전 이 분을 볼 때마다 ˝참 생긴대로 산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경멸까진 아니지만 조금은 무시하는 마음이 있었지요.
사실 이 분처럼 외모와 직업이 딱 떨어 지는 사람이 흔치 않지요???ㅋㅋㅋ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서 괜히 미안해졌습니다. 페이지를 의식하지 않고 술술 읽을 정도로 글솜씨가 보통이 아니네요.
더구나 글쓰기 안내서라니.....
많은 이공계 출신들이 그렇듯이 나도 글쓰기에 대한 컴플렉스가 많습니다.
그래서 틈틈이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는 편입니다.
이런 류의 책들이 대부분 문법이나 작문 요령에 대한 교과서적 설명으로 뼈대를 구성하기에 읽다보면 지루해지기 십상입니다.
이 책은 그야말로 서민(庶民)적 향기가 나는 책입니다. 아마 책제목도 그런 의도에서 붙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본인이름과 절묘하게 중첩되기도 하고요.
인터넷 블로그를 보듯 심각하지 않게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하고자하는 내용은 가볍지 않습니다.
그정도로 이 분의 글솜씨가 장난이 아니라는 증거지요. 이런 수준에 도달하기 까지 무척 힘든 과정을 거쳤다고 합니다만...
거의 자기비하 수준의 경험담과 외모 컴플렉스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 유머러스하지만, 한편으로 제 어린 시절의 기억과 겹쳐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 지기도 했습니다. 글쓰기 책이기도 하지만 우리같은 서민(?)들의 신변잡기 느낌이 나는 까닭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풀어내는 글쓰기 안내가 이 책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자 말자 그의 작은 눈이 매우 지성적인 눈으로 기억되기 시작합니다.
소개 글을 쓰게 만드는 묘한 유혹도 있네요. 이 새벽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