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을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 신라 경주 10대들을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김경후 지음, 이윤희 그림, 유홍준 원작 / 창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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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사/문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낸,

유홍준, 「10대들을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_ 신라 경주 편」

학창시설 싫어하는 과목 중 하나였던 국사.

내 눈에 다 그게 그거 같은데 이건 이러이러한 특징이 있으니 무슨 시대 유물이고 저것은 뭐고.

큰 관심 없이 그저 외우려다 보니 재미없고 지루했던 과목이었다.

성인이 되고도 아주 큰 관심이 생겼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여행을 하다가 마주친 역사 유물들이 뭔지도 모른 채 그냥 지나치기는 어쩐지 좀 아쉬운 느낌이 들곤 했다.

그래도 기회가 닿지 않으면 잘 보지 않게 되는 게 사람인지라 이번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평단 기회가 있길래 한번 도전해 봤다.

10대를 겨냥한 도서라 그런지 좀 더 간략하고 쉽게 풀어나가 읽기도 편한 편이다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가 처음 출간된 게 1993년이고, 그로부터 26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내 편 10권, 일본 편 4권, 중국 편 2권 등 총 16권이 출간되었다고 하니 이건 뭐 거의 교과서 수준인 듯.

저자 유홍준 님의 문화, 역사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정말 감탄스러울 따름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

제1부. 신라의 첫 여왕. 선덕 여왕을 찾아

제2부. 통일 신라의 기상이 서리다. 경주의 석탑들

제3부. 경주에 울려 퍼지는 부처의 목소리. 에밀레종

제4부. 종교, 과학, 예술이 하나 되다. 석굴암

제5부. 이 땅에 세운 부처의 나라. 불국사

 

제1부. 신라의 첫 여왕, 선덕 여왕을 찾아.

이 챕터에서는 삼화령 아기부처, 남산 불곡 감실 부처님, 황룡사 터, 첨성대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중간중간 선덕 여왕과 관련된 일화들을 소개하고 있어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마치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이야기책을 읽는 듯한 느낌.

그리고 그중 내가 관심을 가지고 읽었던 황룡사 구층 목탑 이야기.

2015년, 결혼 후 남편과 처음 떠났던 경주 여행 때 생각이 나서다.

그때 우리는 황룡사지 터에도 들렀다 왔는데 다~ 불 타 버리고 주춧돌만 남은 상태의 황룡사 터를 보며 응? 저게 다야? 싶으면서도 황화코스모스가 아름답게 피어 한참을 바라보고 왔던 기억이 난다.

그냥 봐도 참 광활한 대지인데, 불타기 이 전의 황룡사지의 모습은 어땠을지 감히 상상도 할 수가 없다.

무려 200년에 걸쳐 완성된 고귀한 유산이 외세의 침략으로 잃었다는 것이 새삼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

-

 

그리고 제3부. 경주에 울려 퍼지는 부처의 목소리. 에밀레종.

여름밤에 가장 아름답게 울려 퍼진다는 에밀레종소리.

에밀레종소리에 대한 저자의 묘사를 듣다 보면 꼭 한번 실제로 듣고 싶어진다.

이제는 보호 차원에서 보관만 하고 있다니 실제로 듣는 건 아마도 힘들겠지만.

 

에밀레종은 처음에 봉덕사라는 절에 있다가 지금의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옮겨졌다 하는데, 당시 박물관장을 맡고 있던 소불 선생님의 일화가 무척 감동적이다.

에밀레종을 옮기다가 혹여나 훼손이 될까 봐 고심하고, 새 종고리에 걸었다가 종고리가 휘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포항제철 측을 몇 날 며칠 설득해 강철 28톤을 빌려 고리가 버티는지 시험해봤다는 이야기.

이 책의 후반부에 나오는 불국사의 수난 이야기와 맞물려 비교가 되며 어찌나 다행스럽게 여겨지던지.

얼굴도 한번 뵌 적 없는 분이지만 참으로 감사하고, 존경스럽다.

그 부탁을 들어준 포항제철 측 또한 멋지다.

-

 

제4부. 종교, 과학, 예술이 하나가 되다. 석굴암.

 

우리의 문화유산이 이렇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얼마나 자랑스럽고 놀라운 일인가.

자긍심을 가질만한 유산들이 참 많은데, 국민의 무지와 무관심으로 소외받고 훼손된다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

5부 불국사 편에서 나오는 이야기처럼, 도굴꾼들에 훼손 당하고.

심지어 그를 관리하는 문화재 보수단에 의해서도 훼손되고.

이건 뭐 외세에 의해 훼손되었다는 것보다 더 분통이 터지고 가슴이 답답한 일 같다.

모든 사람들이 소불 선생님 같은 마음을 가진다면 이렇게 안타까운 일도 많이 줄어들 텐데, 싶으면서도 나 역시 우리 유산에 무지하고 무관심하게 살아온 터라 뜨끔할 뿐.

이 책을 읽으며 우리의 역사와 문화유산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술술 읽히는 책이니 잘 두었다가 아들한테 읽히기도 좋을 것 같다.

훗날 아이와 함께 경주 여행을 하게 된다면, 이곳저곳 다녀보며 많은 이야기들을 주고받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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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지밥, 언제나 내 마음대로 즐거워 - 인생만족도 100퍼센트! 마이웨이의 기술
네모바지 스폰지밥 원작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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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쾌 발랄 따뜻한 위로.

「스폰지밥, 언제나 내 마음대로 즐거워」

 

유쾌 발랄 스폰지밥이 책으로 나왔다.

요즘 트렌드인 글밥 적고 그림 많은 책들을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정말 좋았다.

토닥토닥, 현대인들을 다독여 주면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 스폰지밥을 보다 보면 마음이 참 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

 

 

휴대폰으로 찍어서 색감이 잘 살지 않았지만 실제로 보면 알록달록 진~득한 색감.

선명한 색감과 귀여운 그림체가 이 책의 발랄함을 더해준다.

 

1부: 왠지 오늘은 기분이 좋은걸요

 

유쾌 발랄 스폰지밥의 매력이 그대로 살아있는,

긍정긍정~ 초긍정 마인드로 내 등을 톡톡 두드려주었던 챕터.

 

 

 

"오늘 치 멋짐은 충분해요!"

나는 귀여우니까! 다시 태어나도 역시 나 자신으로 태어나고 싶다는 스폰지밥.

정말 사랑스럽지 아니한가.

이 정도로 자존감이 충만한 사람이 세상에 과연 얼마나 될까?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보다

그 방향을 내가 정한다는 게 더 중요해요.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추려 애쓰지 마세요.

 

-

 

 

반짝거리는 기억들을 모으세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요.

그리고 그건 무엇이든 상관없어요.

 

살아가며 정말 중요한 덕목이지만 현실에서는 너무도 쉽게 무너지는 것들.

나이가 들어갈수록 주변에서 잘 해주지 않는 이야기들을 스폰지밥은 기꺼이 들려준다.

타인의 시선, 타인의 "나를 위한 충고"에 무너지지 말기를 바라는 그의 응원이 참 좋다.

 

2부: 언제든 나만의 답을 찾아낼 거예요

 

때로는 소위 말하는 "사이다" 발언으로, 때로는 풋~ 하고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주는 챕터.

 

 

"어차피 내 인생을 스쳐 지나갈 사람입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내가 더 잘 알아요."

"누가 또 묻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 게 들려요."

속이 시원~해지는 문장들.

인간관계로 힘들어하고 있는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빼곡하다.

 

 

 

부제를 보고 풋~ 하고 웃다가 내용을 보고 '오~ 이거 정말 좋은 말이다!' 생각했다.

버텨야 한다고.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끝까지 해내는 게 미덕이라고 교육받고 자란 우리 세대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

세상에는 참 여러 가지 길이 있고, 여러 가지 삶의 방식이 있다.

내 자존감을 갉아먹으면서까지 버틴다는 것에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우리는 좀 더 스스로의 행복에 초점을 맞추어도 되지 않을까?

 

 

3부. 그렇게 앞으로도 안녕하기를 

 

스스로를 좀 더 바라보고 안아주기를,

스스로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독려해주는 챕터.

 

 

 

"그럼 어때서요?"

"그게 왜요?"

 

살다 보면 정말 꼭 필요한 마인드.

 

 

 

꿈은 없어도 괜찮아요.

걱정 말아요.

행복의 기준이 한 가지일 리 없잖아요.

 

언젠가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효리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뭘 훌륭한 사람이 돼. 그냥 아무나 돼."

세상에는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고 그들의 삶이 잘못되었다거나 불행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삶의 기준은 다르고, 행복을 느끼는 포인트도 다르다.

그 누구도 타인에게 꿈을 가질 것을 종용할 권리, 꿈이 없다고 비난할 권리는 없다.

.

.

 

우리는 너무도 혹독한 경쟁시대를 살아왔다.

하다못해 나 자신과도 싸워야 한다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스스로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독려 받아왔다.

..... 왜?

스폰지밥과 함께 하다 보니 살면서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됐다.

짤막짤막한 문장들이지만 내 마음을 무척 강렬하게 두드렸던.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줬던.

「스폰지밥, 언제나 내 마음대로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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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 기초 교과서 - 초보자도 예쁘게 수놓을 수 있는
야스다 유미코 지음, 방현희 옮김, 김예원 감수 / 미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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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간결하고도 알찬 자수 서적.

야스다 유미코, 「자수 기초 교과서」

 

바느질에 취미가 있다 보니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된 자수.

아이 옷을 만들고 귀퉁이에 이니셜을 새겨주거나, 톡톡한 린넨에 조그맣게 자수를 놓아 파우치를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늘 있었다.

자수라고는 원데이 클래스로 프랑스자수 기본 스티치만 배워본 것이 다라서 「자수 기초 교과서」라는 타이틀에 마음이 혹~ :)

 

총 여섯 챕터로 이루어진 [자수 기초 교과서]에서는 말 그대로 자수에 관한 아주 기본적인 정보들을 담고 있다.

 

chapter 1에서는 자수실부터 자수에 적합한 천, 자수바늘, 수틀에 대한 정보까지 아주 기본적인 자수 지식들을.

 

두 번째 챕터에서는 프랑스 자수 스티치 17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각 스티치마다 기본적인 자수법을 그림과 함께 제시하며, 예쁘게 수놓는 법도 따로 설명하고 있다.

각 스티치들의 샘플러를 보는 것도 큰 재미를 더해준다.

내게는 오~ 자수로 이런 것도 만들 수 있구나! 싶어 신기했던 챕터 :)

 

 

 

 

너무나 아기자기하고 예쁜 스티치 샘플들♡

실물 크기의 도안도 제공되고 있어 무척 유용하게 쓸 수 있을 듯하다.

하루빨리 배워서 시도해보고 싶은 디자인들 :)

특히나 알파벳 자수는 배워두면 정말 자주 써먹을 것 같다.

 

 

 

요건 세번째 챕터에서 소개하고 있는 크로스스티치 샘플.

크로스스티치는 자수실을 x자형으로 교차시켜 수놓는 기법이라 하는데, 샘플들을 보니 일반 스티치에 비해 더 풍부한 표현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이런 기법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완성된 작품들을 보고나니 정말로 궁금해지는 기법 중에 하나.

 

chapter 4~6에서는 비즈/스팽글 자수, 리본 자수, 아플리케 등 일반적인 스티치가 아니라 다른 장식품들까지 이용한 자수 기법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그 작품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일반적으로 자수를 생각하면 실을 이용해서 간단하게 포인트를 주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함께 이용하는 재료에 따라 이렇게 화려하고 멋진 작품도 탄생하는구나, 싶었던.

또 생각보다 다양한 기법들이 정말 많아 놀랍고 신기했던 자수의 세계.

 

자수에 대한 기초 지식부터 도안까지 차곡차곡 수록되어 있어 초보자들이 가지고 다니며 보기에 참 좋을 것 같다.

일반 책들과 다르게 책 크기도 작은 편이라 휴대하기도 간편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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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 스트라이크
구병모 지음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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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인력 넘치는 판타지 소설,

구병모, 「버드스트라이크」

 

줄거리

어느 날 고원지대에 사는 익인(날개를 가진 새인간)들이 도시 사람들의 청사 건물을 습격한다. 그런데 보통의 악인들보다 작은 날개를 가진 주인공 '비오'는 습격 직후 도시인에게 붙잡혀 청사에 갇히고 만다.

청사에 살고 있던 도시 아이 '루'는 익인의 모습이 궁금해 비오가 갇힌 곳으로 찾아가게 되고, 비오는 루를 인질로 삼아 청사 밖으로 탈출한다.

둘의 탈출을 계기로 익인들과 도시인들 사이의 갈등 원인이 무엇인지 하나둘 밝혀져 나가고, 루와 비오는 비슷한 처지에 공감하며 서로를 치유하고 성장해나간다.

 

 

이 책의 관전 포인트 하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판타지적인 요소들.

 

 

 

한 번도 본 적 없는 세계지만 내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듯한 생생한 묘사들에 흠뻑 빠져 읽었다.

이건 정말 영화화돼도 좋겠다! 싶었을 정도.

오래전 흥행했던 '아바타' 같은 영화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넓게 펼쳐진 고원지대, 거대하고 푸르른 흘림목들, 모래먼지 날리는 사막, 그리고 그곳을 날아다니는 익인들의 멋진 날개와 금곡조, 은각마 같은 상상의 동물들 :)

'상상하며 읽기'를 충족시켜주는 판타지적인 요소들이 독서를 더 즐겁게 해준다.

관전 포인트 둘.

인간세계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

이 책의 제목인 버드스트라이크(Bird Strike)는 항공기의 이착륙 및 순항 중 조류가 항공기 엔진이나 동체에 부딪치는 현상으로, 우리말로 '조류 충돌'이라고 한다.

표면적으로는 익인들이 청사를 습격하는 모습이 될 수도 있겠고, 좀 더 들여다보면 순수한 익인들의 삶을 위협하는 문명인들의 욕심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제목 진짜 잘 지은 것 같다!)

 

 

 

현실 세계에서도 참 수도 없이 벌어지는 일들.

그럼에도 '자연의 것'이라는 이유로 나누고 살고자 하는 익인들의 모습은 순수하다 못해 안타깝기까지 하다.

익인들과 도시인들의 반목의 원인은 결국 인간의 이기심에서부터 시작된다.

익인들이 가진 것들을 빼앗고, 도시인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시작된 악행들.

그 악행들이 인륜을 저버리는 지경에까지 이르자 익인들 역시 폭발하고 만다.

이 책에서는 익인들로 그려졌지만 결국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말해주는 것 같다.

관전 포인트 셋.

루와 비오의 성장기.

혼외 자식으로 태어나 가족, 권력 등으로부터 배제된 삶을 살아온 루와 작은 날개를 가지고 태어나 삶의 주요한 선택권들을 박탈 당해온 비오.

어찌 보면 사회적 약자인 셈인 이들이 처음에는 그저 순응하는 삶을 살다가 서로를 만나 고난을 헤쳐나가고, 스스로에 대해 건강한 정체성을 갖게 되고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너무나 좋았다.

비슷한 처지였기에 더 깊이 공감했을 테고, 더 의지가 되었으리라.

관전 포인트 넷.

로맨틱, 성공적.

작가님 로맨스 소설 쓰셔도 될 듯.

분명히 판타지 소설인데도 뭐랄까, 참 로맨틱하고 마음을 따듯해지게 하는 요소들이 있었다.

 

익인들이 청혼을 할 때 자신의 신발을 벗어 내미는 이유도 참 좋았고.

 

 

아니. 판타지 소설에 이토록 감성적인 표현은 무엇??

 

 

 

한국 드라마의 고질병이라는 '로맨스도 추가요~' 뭐 그런 느낌은 절대 절대 아니고!

그냥 소소하게 드러나는 루와 비오의 감정선들이 애틋해서 참 좋았다.

이렇게 소소하게 군데군데 스며드는 감정선들이 구병모 작가님 글의 또 하나의 매력인 듯싶다.

구병모 작가님 글은 이번에 처음 읽어봤지만 앞으로도 팬이 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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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미숙 창비만화도서관 2
정원 지음 / 창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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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여운이 남는 장편만화.

정원, 「올해의 미숙」

 

오랜만에 참 좋은 작품을 만났다.

그동안 읽었던 책이 별로라는 것이 아니라, 뭐랄까, 그냥 이 책이 주는 여운이 너무 깊어서 마음에 쑥, 들어왔달까.

만화,라는 장르로 분류되었지만 어쩐지 소설을 한 권 읽은 것만 같은.

그림보다는 사실 글에 더 마음을 빼앗겼던 정원 님의 올해의 미숙」

 

 

주인공 장미숙은 이름 때문에 늘 학교에서 '미숙아'라고 놀림 받는다.

 

 

 

그리고 집에는 매일같이 가시 돋힌 말을 내뱉으며 싸우는 부모가 있다.

미숙의 아버지는 밖에서는 명망 있는 시인이지만, 집에서는 가정폭력을 행사하는 무능력한 사람이다.

한 때 미숙의 우상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미숙의 언니는 아버지에게 상처받고 점차 무너져간다.

그렇게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의지할 곳 하나 없이 살던 미숙에게 어느날 재이가 나타난다.

 

 

매일같이 재이를 만났다.

안해본 걸 하는 게 좋았고,

해본 걸 같이 하는 게 좋았다.

학교가 더는 무섭지 않았다.

- 정원, <올해의 미숙> 중에서 -

 

재이의 등장으로 그녀의 삶은 조금 더 안정적으로 변화한다.

 

그런데,

그러던 어느 날,

 

 

 

 

재이가 청소년 문학상을 타게 되고,

미숙은 그 글이 자신의 가족에 대한 것임을 알게 된다.

 

 

둘의 관계는 그렇게 끝이 나고,

미숙은 학교를 그만둔다.

미숙은, 검정고시라도 봐서 고등학교는 졸업하라는 엄마의 말에 공부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겸재를 만난다.

 

 

늘 기죽어있고, 놀림을 받아도 아무 말도 못하던 미숙에게 있어서

모르는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건네고 다가선다는 건 큰 변화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재이로 인한 성장이었을 거다.

그리고 그 언젠가 재이가 하고 싶다고 했던 것들을 겸재에게 이야기하는 미숙에게서

좋건 싫건 재이의 기억을 지울 수 없음이 보여진다.

 

재이가 어딘가에 있을 거라 생각하고 살았다.

딱 그 상태가 적당했다.

어딘가 있을 것 같은 상태

- 정원, <올해의 미숙> 중에서 - 

 

너무나도 적절해서 내 마음을 옮겨다 놓은 것만 같았던 대사.

미숙의 모습이 그 언젠가의 내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서 금세 몰입이 되었고, 같이 상처받았고, 같이 성장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미숙에게 있어서 재이는 분명 상처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재이가 있었기에 그녀 또한 성장할 수 있었고, 탄탄해질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바야흐로, 홀로 설 수 있었을 테니까.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재이 같은 상대가 있을 것이다.

한 때 내게 힘이 되주었고 나를 성장시켜주었으나, 또 한편으론 깊은 상처가 된 사람.

여전히 가끔씩, 짙은 그리움이 일지만 딱히 찾아보아 지지 않는.

그저 그 어딘가에서 따로, 또 같이 이 생을 잘 살아내고 있기를 바라게 되는 사람.

그러다 좀 더 나이가 들고, 많은 것에 유연해졌을 때 한번쯤 마주치면 진심으로 웃을 수 있을까?싶은.

「올해의 미숙」은 그렇게 마음 깊은 곳에 숨겨둔 추억, 혹은 기억을 건드린다.

일반 책 한권 정도의 두께지만 한시간 정도면 다 읽을 수 있고, 여운은 그보다 훨씬 더 길다.

상처받은 오래 전의 나에게 담담한 위로가 되어 줄,

정원, 「올해의 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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