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해? 안 이상해! 킨더랜드 픽처북스
장수정 지음 / 킨더랜드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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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말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야, 내가 이상한 거야?” 사람들은 누구나 타인의 공감을 필요로 한다. ‘이상하다’.  사전적인 의미로‘정상적인 상태와는 다르다.’는 뜻이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우리에게 종종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이 넓은 세상에 섞여들지 못하는 데서 오는 공포. 나 혼자만 겉돌고 있는 데서 오는 서글픔 같은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아니? 안 이상해!”

 

아니, 결코 이상하지 않아. 너한테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안 이상해.’ 이 한마디에 마음속에 솟구치던 의구심은 사르르 녹아내리고 우리의 마음은 편안해진다.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한구석이 든든해지고 힘이 불끈불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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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이상해? 안 이상해!]의 주인공 남자아이는 늘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다. 그림을 그리면 늘 새카맣게 그리고, 점심시간엔 밥이 나와도 밥을 먹고 싶지가 않다. 밤이 되어 밖이 캄캄해져도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기에 이 어린아이의 마음이 꽁꽁 얼어버린 걸까?



나 이상하지.

아니, 안 이상해.



이 아이에게 처음으로 건네진 ‘아니, 안 이상해.’라는 말은 어떤 의미였을까. 어떤 의미이기에 자다가도 머릿속을 맴돌고, 길을 걷다가도 떠오르는 것일까. 도대체 어떤 의미이길래, 다시 웃음을 지을 수 있게 된 걸까? 


짤막짤막한 문장들 속에 담긴 담담한 위로의 말들에 가슴이 든든해진다. 울망울망, 먹먹한 기분이 되어 마지막 책장을 넘기게 된다. 


지금 이 순간 스스로를 의심하며 괴로워하고 있는 이가 있다면 이 책을 손에 들려주고 싶다. 당신은 이상하지 않다고. 아무래도 다 괜찮다고.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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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지 마! 왕재미 1 - 지구 온난화는 진짜야? 가짜야?
다영 지음, 유영근 그림 / 창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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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짭짤 코파츄]의 ‘다영’ 작가가 돌아왔다! 

큰 아이가 작가의 전작 [달콤 짭짤 코파츄]를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어서 이번 신작인 [속지 마! 왕재미]의 서평단도 고민 없이 신청했다. 

 

역시는 역시! 적절한 과학지식과 아이들에게 팡팡 먹히는 개그 요소까지! 두 가지 요소가 적절하게 버무려져 몹시도 흥미롭다. 사기, 계약서, 횡령 등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도 등장하지만 재미있는 예시를 들어가며 순조롭게 설명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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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 ‘왕재미’는 우주 경찰총장이다. 왕재미는 어느 날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 지구에 불시착한다. 그리고 악당인 ‘개구라’를 만나 엄청난 사기를 당하고 만다. 이게 모두 계약서의 모든 조항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고 사인을 한 대가! 자그마한 개미로 변해버린 왕재미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고 우주로 되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왕재미가 떨어진 지구에는 가짜 뉴스가 범람하고 사기 범죄가 판을 친다. 


식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광합성을 한다. 고로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 광합성이 활발해지고 지구에도 도움이 된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그럴 듯 하면서도 알고 보면 터무니없는 이야기들. 누군가의 이득을 위해 잘 짜여진 각본들. 쓸모없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어떤 정보를 취하고 어떤 정보를 버려야 할 것인가. 


왕재미의 활약을 지켜보며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히게 될 것이다. 마-치 과학 덕후가 쓴 수사물을 보는 느낌! 책을 좋아하고,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분명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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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자 와니니 6 - 수사자 아산테 창비아동문고 331
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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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둥둥둥- 북소리가 울리는 것 같다. 북소리는 점차 고조되며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푸른 사자 와나니> 6편의 도입부를 읽으면서 든 느낌이다. 전편을 읽지 못한 상태에서 보는 데도 순간 몰입이 되며 긴장감에 빠져든다. 수사자 아산테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는 것이 무척이나 흥미진진하다.

아산테와 후루는 이제 막 엄마 사자의 품을 떠난 수사자들이다. 아직 성체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는 두 사자가 험악한 야생의 세계에 발을 내딛는 모습이 굉장히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용감하되 무모하지는 마라!


어린 수사자들에게 바깥 세상은 흉흉하기 그지없다. 사람들은 '사자'라 하면 동물의 왕! 모든 동물들이 무서워서 벌벌 떠는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아직 저의 무리를 갖지 못한 수사자 두 마리에게는 버팔로도, 하이에나도 그저 두려운 존재일 뿐이다. 두 수사자는 살아남기 위해 적당히 센 척도 해보고, 눈치껏 몸을 사리기도 한다.

너무나 배가 고픈 나머지 갓 태어난 새끼 누를 노린다거나, 암사자를 얻고 무리를 이루기 위해 아기사자들을 죽이려고도 한다. 언뜻 비겁하고 무정해 보이지만 그 모든 과정들이 아주 설득력있게 그려진다. 그것이 아직은 어린 두 수사자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식이며 야생의 생리인 것이다.

두 사자 중 형인 '아산테'는 용맹하기로 유명한 아산테 아저씨로부터 이름을 물려받았다. 다른 동물들이 듣기만 해도 벌벌 떠는 이름을 물려받은 것은 축복인 동시에 올가미이다. 아마도 아산테가 스스로 제 터전을 가꾸기까지 그럴 것이다. 누군가의 굴레 아래에서 스스로의 능력에 대해 끊임없이 의구심을 갖는다는 것은 얼마나 서글픈가. 나는 이 글을 읽으며 내내 아산테를 응원하고 싶었다.

지는 것은 부끄럽지 않아, 진짜 부끄러운 건 도망치는 거야.

흥미진진한 여정 끝, 두 수사자는 점점 더 늠름하게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엄마 사자가 된 기분으로 두 사자의 여정을 함께 하다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들 정도다. 앞으로 이들은 또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게 될지, 다시 와니니 무리를 만나게 될지 몹시도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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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리추얼 : 음악,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
정혜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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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의 눈물 버튼은 방탄소년단 정국이 커버한 노래 <그때 헤어지면 돼>다. 희한하게 원곡을 들었을 땐 별 감흥이 없었는데, 정국 커버 버전을 처음 들었을 땐 눈물부터 나더니 수십번 들은 지금까지도 들을 때마다 코끝이 찡해진다.

음악이란 것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사람의 마음을 흔들고 또 보듬어 주는 것일까. 팍팍한 삶에 위로가 되는 음악을 찾는다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인가. 이 책의 제목처럼, 선물같은 시간이 아닐 수 없다.


"내게 리추얼이란, 반복적으로 나 자신에게 선물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의식하고 도입할 수도 있지만, 좋아해서 이미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무언가가 될 수도 있다. 이를테면, 마음을 차분하게 하기 위해 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것. 일주일에 한 번 나를 위한 꽃을 사오는 것. 나를 위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두고, 상황에 맞는 음악을 듣는 것.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는 것."


저자가 말하는 리추얼이 이런 것이라면 나 또한 무의식적으로 나를 위한 리추얼을 가져온 것 같다. 틈날 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놓고, 커피 한 잔을 하는 것. 그러고보면 그 사소한 시간들이 여태 나의 긴장을 풀어주고 내 어깨를 다독여 왔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음악과 친해지는 방법으로 '디깅'을 소개한다. 뭔가를 발굴하고 파고든다는 의미의 '디깅'을 음악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덕질'을 하듯 능동적으로 취향을 찾으라는 뜻이다.

좋아하는 영화에 나온 음악을 찾아본다거나,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추천음악을 들어보기, 좋아하는 장소에서 나오는 음악 저장해두기 같은 소소한 체크리스트도 공유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20대 때엔 내 취향에 맞는 음악을 적극적으로 찾아듣고 내 마음에 드는 플레이리스트도 따로 만들었었는데, 요즘은 그저 알음알음 알게 된 곡만 찾아듣고 '알고리즘'을 통한 수동적인 탐색에 그치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나의 정체성, 가치관, 일상에 점점 더 밀접하게 연결되기 시작한다. 파고드는 시간만큼 취향은 내 것이 되고, 더욱 견고해진다."

내 취향을 견고히 다지고 진정한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저자의 말처럼 '디깅'을 통한 능동적인 탐색이 필요할 것 같다. 꼭 음악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러한 과정 자체가 나의 마음의 안정과 휴식을 위한 하나의 리추얼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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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아이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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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수영장>, <당근유치원>, <할머니의 여름휴가>의 저자 안녕달 님의 신작 <눈아이>가 나왔습니다.
안녕달 님의 작품을 너무나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 번 <눈아이>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열어 본 <눈아이>는 역시나 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어요.
안녕달 님의 이야기는 어쩌면 매번 이렇게 사랑스럽고 따뜻한지 :)
한 장 한 장 넘기며 제 얼굴에서도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새하얀 눈길 위로 아이의 발자국이 소록소록, 소록소록 지나갑니다.
그런데 그 옆으로 뽀득뽀득 뽀득뽀득, 누군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요.
응? 하고 돌아본 그곳엔 눈아이가 있습니다.

뽀득뽀득,
아이는 눈을 뭉쳐 눈아이의 손을 만들어 주고는
슥슥-
얼굴도 그려주어요.

우아우아우아우아우아
생명을 얻어 신이 난 눈아이의 입에서 "우아우아우아" 감탄사가 끊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태어난 눈아이는 아이와 함께 눈빵도 먹고, 손잡고 토끼를 찾아 다니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안녕달 님의 작품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아름다움이 배가 되는 것 같아요.

저희 아이는 눈아이가 토끼를 찾아 언덕을 오르는 장면을 무척이나 좋아했어요 :)
눈을 맞으며 점점 커지는 눈아이의 모습이 그럴듯 하면서도 신기했나봅니다.
저 역시 '와, 역시 안녕달!'했던 장면 중에 하나입니다.
어쩜 이리 귀여운 상상력을 가지셨는지.
읽는 내내 저 역시 다시 아이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하지만 언젠가 겨울은 가고, 눈은 녹는 법.
눈아이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요?

동심으로 돌아가 마음껏 기분좋게 웃다가, 괜히 코끝이 찡해지기도 했다가.
가슴이 뭉클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다가오는 겨울,
아이와 함께 이불 속에 폭, 들어가 다시 한 번 읽고 싶은 책, 안녕달의 <눈아이> 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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