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 스트라이크
구병모 지음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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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인력 넘치는 판타지 소설,

구병모, 「버드스트라이크」

 

줄거리

어느 날 고원지대에 사는 익인(날개를 가진 새인간)들이 도시 사람들의 청사 건물을 습격한다. 그런데 보통의 악인들보다 작은 날개를 가진 주인공 '비오'는 습격 직후 도시인에게 붙잡혀 청사에 갇히고 만다.

청사에 살고 있던 도시 아이 '루'는 익인의 모습이 궁금해 비오가 갇힌 곳으로 찾아가게 되고, 비오는 루를 인질로 삼아 청사 밖으로 탈출한다.

둘의 탈출을 계기로 익인들과 도시인들 사이의 갈등 원인이 무엇인지 하나둘 밝혀져 나가고, 루와 비오는 비슷한 처지에 공감하며 서로를 치유하고 성장해나간다.

 

 

이 책의 관전 포인트 하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판타지적인 요소들.

 

 

 

한 번도 본 적 없는 세계지만 내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듯한 생생한 묘사들에 흠뻑 빠져 읽었다.

이건 정말 영화화돼도 좋겠다! 싶었을 정도.

오래전 흥행했던 '아바타' 같은 영화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넓게 펼쳐진 고원지대, 거대하고 푸르른 흘림목들, 모래먼지 날리는 사막, 그리고 그곳을 날아다니는 익인들의 멋진 날개와 금곡조, 은각마 같은 상상의 동물들 :)

'상상하며 읽기'를 충족시켜주는 판타지적인 요소들이 독서를 더 즐겁게 해준다.

관전 포인트 둘.

인간세계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

이 책의 제목인 버드스트라이크(Bird Strike)는 항공기의 이착륙 및 순항 중 조류가 항공기 엔진이나 동체에 부딪치는 현상으로, 우리말로 '조류 충돌'이라고 한다.

표면적으로는 익인들이 청사를 습격하는 모습이 될 수도 있겠고, 좀 더 들여다보면 순수한 익인들의 삶을 위협하는 문명인들의 욕심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제목 진짜 잘 지은 것 같다!)

 

 

 

현실 세계에서도 참 수도 없이 벌어지는 일들.

그럼에도 '자연의 것'이라는 이유로 나누고 살고자 하는 익인들의 모습은 순수하다 못해 안타깝기까지 하다.

익인들과 도시인들의 반목의 원인은 결국 인간의 이기심에서부터 시작된다.

익인들이 가진 것들을 빼앗고, 도시인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시작된 악행들.

그 악행들이 인륜을 저버리는 지경에까지 이르자 익인들 역시 폭발하고 만다.

이 책에서는 익인들로 그려졌지만 결국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말해주는 것 같다.

관전 포인트 셋.

루와 비오의 성장기.

혼외 자식으로 태어나 가족, 권력 등으로부터 배제된 삶을 살아온 루와 작은 날개를 가지고 태어나 삶의 주요한 선택권들을 박탈 당해온 비오.

어찌 보면 사회적 약자인 셈인 이들이 처음에는 그저 순응하는 삶을 살다가 서로를 만나 고난을 헤쳐나가고, 스스로에 대해 건강한 정체성을 갖게 되고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너무나 좋았다.

비슷한 처지였기에 더 깊이 공감했을 테고, 더 의지가 되었으리라.

관전 포인트 넷.

로맨틱, 성공적.

작가님 로맨스 소설 쓰셔도 될 듯.

분명히 판타지 소설인데도 뭐랄까, 참 로맨틱하고 마음을 따듯해지게 하는 요소들이 있었다.

 

익인들이 청혼을 할 때 자신의 신발을 벗어 내미는 이유도 참 좋았고.

 

 

아니. 판타지 소설에 이토록 감성적인 표현은 무엇??

 

 

 

한국 드라마의 고질병이라는 '로맨스도 추가요~' 뭐 그런 느낌은 절대 절대 아니고!

그냥 소소하게 드러나는 루와 비오의 감정선들이 애틋해서 참 좋았다.

이렇게 소소하게 군데군데 스며드는 감정선들이 구병모 작가님 글의 또 하나의 매력인 듯싶다.

구병모 작가님 글은 이번에 처음 읽어봤지만 앞으로도 팬이 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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