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역사/문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낸,
유홍준, 「10대들을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_ 신라 경주 편」
학창시설 싫어하는 과목 중 하나였던 국사.
내 눈에 다 그게 그거 같은데 이건 이러이러한 특징이 있으니 무슨 시대 유물이고 저것은 뭐고.
큰 관심 없이 그저 외우려다 보니 재미없고 지루했던 과목이었다.
성인이 되고도 아주 큰 관심이 생겼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여행을 하다가 마주친 역사 유물들이 뭔지도 모른 채 그냥 지나치기는 어쩐지 좀 아쉬운 느낌이 들곤 했다.
그래도 기회가 닿지 않으면 잘 보지 않게 되는 게 사람인지라 이번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평단 기회가 있길래 한번 도전해 봤다.
10대를 겨냥한 도서라 그런지 좀 더 간략하고 쉽게 풀어나가 읽기도 편한 편이다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가 처음 출간된 게 1993년이고, 그로부터 26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내 편 10권, 일본 편 4권, 중국 편 2권 등 총 16권이 출간되었다고 하니 이건 뭐 거의 교과서 수준인 듯.
저자 유홍준 님의 문화, 역사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정말 감탄스러울 따름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제1부. 신라의 첫 여왕. 선덕 여왕을 찾아제2부. 통일 신라의 기상이 서리다. 경주의 석탑들제3부. 경주에 울려 퍼지는 부처의 목소리. 에밀레종제4부. 종교, 과학, 예술이 하나 되다. 석굴암제5부. 이 땅에 세운 부처의 나라. 불국사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
제1부. 신라의 첫 여왕. 선덕 여왕을 찾아
제2부. 통일 신라의 기상이 서리다. 경주의 석탑들
제3부. 경주에 울려 퍼지는 부처의 목소리. 에밀레종
제4부. 종교, 과학, 예술이 하나 되다. 석굴암
제5부. 이 땅에 세운 부처의 나라. 불국사
제1부. 신라의 첫 여왕, 선덕 여왕을 찾아.
이 챕터에서는 삼화령 아기부처, 남산 불곡 감실 부처님, 황룡사 터, 첨성대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중간중간 선덕 여왕과 관련된 일화들을 소개하고 있어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마치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이야기책을 읽는 듯한 느낌.
그리고 그중 내가 관심을 가지고 읽었던 황룡사 구층 목탑 이야기.
2015년, 결혼 후 남편과 처음 떠났던 경주 여행 때 생각이 나서다.
그때 우리는 황룡사지 터에도 들렀다 왔는데 다~ 불 타 버리고 주춧돌만 남은 상태의 황룡사 터를 보며 응? 저게 다야? 싶으면서도 황화코스모스가 아름답게 피어 한참을 바라보고 왔던 기억이 난다.
그냥 봐도 참 광활한 대지인데, 불타기 이 전의 황룡사지의 모습은 어땠을지 감히 상상도 할 수가 없다.
무려 200년에 걸쳐 완성된 고귀한 유산이 외세의 침략으로 잃었다는 것이 새삼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
그리고 제3부. 경주에 울려 퍼지는 부처의 목소리. 에밀레종.
여름밤에 가장 아름답게 울려 퍼진다는 에밀레종소리.
에밀레종소리에 대한 저자의 묘사를 듣다 보면 꼭 한번 실제로 듣고 싶어진다.
이제는 보호 차원에서 보관만 하고 있다니 실제로 듣는 건 아마도 힘들겠지만.
에밀레종은 처음에 봉덕사라는 절에 있다가 지금의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옮겨졌다 하는데, 당시 박물관장을 맡고 있던 소불 선생님의 일화가 무척 감동적이다.
에밀레종을 옮기다가 혹여나 훼손이 될까 봐 고심하고, 새 종고리에 걸었다가 종고리가 휘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포항제철 측을 몇 날 며칠 설득해 강철 28톤을 빌려 고리가 버티는지 시험해봤다는 이야기.
이 책의 후반부에 나오는 불국사의 수난 이야기와 맞물려 비교가 되며 어찌나 다행스럽게 여겨지던지.
얼굴도 한번 뵌 적 없는 분이지만 참으로 감사하고, 존경스럽다.
그 부탁을 들어준 포항제철 측 또한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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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부. 종교, 과학, 예술이 하나가 되다. 석굴암.
우리의 문화유산이 이렇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얼마나 자랑스럽고 놀라운 일인가.
자긍심을 가질만한 유산들이 참 많은데, 국민의 무지와 무관심으로 소외받고 훼손된다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
5부 불국사 편에서 나오는 이야기처럼, 도굴꾼들에 훼손 당하고.
심지어 그를 관리하는 문화재 보수단에 의해서도 훼손되고.
이건 뭐 외세에 의해 훼손되었다는 것보다 더 분통이 터지고 가슴이 답답한 일 같다.
모든 사람들이 소불 선생님 같은 마음을 가진다면 이렇게 안타까운 일도 많이 줄어들 텐데, 싶으면서도 나 역시 우리 유산에 무지하고 무관심하게 살아온 터라 뜨끔할 뿐.
이 책을 읽으며 우리의 역사와 문화유산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술술 읽히는 책이니 잘 두었다가 아들한테 읽히기도 좋을 것 같다.
훗날 아이와 함께 경주 여행을 하게 된다면, 이곳저곳 다녀보며 많은 이야기들을 주고받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