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눈물이 난다, 라는 말의 뜻을 떠올리며 이 글을 읽었다. 10장의 후쿠오카 감옥에서 ˝윤동주 사망, 시체 가져가라˝는 사망통지 전보와 그 이후의 상황을 묘사해 놓은 장면은 내내 가슴 아프다. 아들이 의사가 되어 성공하길 바랐던 부친과 조부였지만 묘비에는 결국 ˝시인윤동주의묘˝라고 새기며 처음으로 시인이란 호칭을 부여해준다. 죽은 손자를 위해 석수들과 며칠을 애쓰며 비면을 어루만지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단장의 슬픔이 전해진다. 그러나 슬픔 외에도 이 책의 곳곳엔 청년 윤동주의 문학과 삶에 대한 순결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구절들이 많다. 때로는 미소짓게 하고 때로는 애달프게 하는 문학 청년의 모습이 오롯이 담겨 읽는 내내 그 곁에 마음을 서성이게 한다.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사랑스런 추억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