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infolk Table 킨포크 테이블 one The Kinfolk Table 킨포크 테이블 1
네이선 윌리엄스 지음, 박상미 옮김 / 윌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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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매일 아침 식사 준비를 한다. 맞벌이이고, 아이도 방학이라 집에만 있지 않고 아침부터 움직인다. 그래서 아침 6시 30분 혹은 7시 사이에는 일어나서 식사 준비를 해야 한다. 하루 먹을 밥을 하고, 아침으로 먹을 과일을 마련하고, 밤새 몸에 필요한 수분을 보충할 수 있는 물 한 잔씩. 겨울이라 뜨거운 물 반, 찬물 반으로 따스하게 한다. 아침은 주로 빵이다. 토스트, 토스트에 베이컨 구이, 혹은 누룽지를 다시마 다시에 넣어 작은 뚝배기에 끓인 것을 준비한다.


가사 분배의 문제가 아니다. 내 취미다. 어렸을 때부터 해오던, 아주 간간히 해오던 것을 최근 2~3년 들어서는 본격으로 시작했다. 종류별로 중복 없이 요리책도 구비했다. 레시피를 외우진 않는다. 책을 보고 따라하고 같이 먹는 사람들의 반응이 좋으면 자주해서 몸에 익힌다. 


아침 준비가 잘 되면 모두의 얼굴이 스르르 풀린다.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한다. 준비하고 같이 먹는 나도 기분이 좋다. 내가, 한 동안은 정말 바빠서 하루 20시간 이상을 1년 정도 회사 일로 보낸 적도 있고, 워낙 stand alone & stand by others의 성격이라 기여한 부분이 적어 고민이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일어나기로 했다.


품질이라 하긴 뭐해도 수준이라면 일류 레스토랑이나 맛집을 내가 따라갈 경력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매일 맛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먹는 사람의 얼굴에서 행복함을 읽고 싶어서이다.


그리고 건강한 식사는, 때를 거르지 않는 것은 건강의 기본이라 하지 않던가. 단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재료가 좋기 때문에 집밥이 레스토랑 밥보다 좋다 할 수는 없겠다. 기술은 레스토랑의 세프들이 더 뛰어날 것이다. 재료도 나보다 더 잘 고를 것이다. 먹고 나서 행복해 질 확률은 내가 한 음식보다 그들의 음식이 더 잘 기여할 것이다.


그런데, 적은 부분이라도 따스한 아침밥, 그리고 교대로 준비하는 저녁식사, 함께 하는 주말 음식들. 


친구들과도 가끔은 나눈다. 아이 친구 부모님들이거나 친지들이 가끔 우리 식탁에 앉는다. 그 이상의 거리에 있는 지인들에게 자랑하기에는 너무 둘쑥날숙한 내 실력에 부끄러움이 있어서이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이다. 잘 하든, 경력이 적게 쌓였든 이것은 시작이다.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아이이다. 아이가 자라서 서로 함께 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길 원하는, 그래서 보여주고 싶은 내 마음을 알아 주길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기억 한 켠에 그것이 기록되어 있어서 음식이 아니라도 자신의 사랑을 잘 표현하는 아이가 되었으면 한다. 내가 너무 사랑을 표현하는데 서툴어서, 내 유전자를 물려준 미안함에, 아이는 그렇게 되지 말라고 아침을 준비한다. 


집밥이 집밖밥과 다른 점은 이런 부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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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생활 - 간소하면서 풍요로운 살림의 기술°
이시구로 토모코 지음, 송혜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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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살림의 사전적 의미는, 한 집안을 이루어 살아가는 일

 

한 집안을 이루다


 

집안을 이룬다는 것은 결혼만이 출발은 아니다. 요즘은 하나의 공간을 여러 지인이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혹은 1인 가정도 꽤 늘고 있다. 구성원의 수와 별개로 '한 집안을 이룬다'는 것은 하나의 공간에 한 명 이상의 사람이 모여서 사는 것을 의미한다.


 

살아가다


 

 

  • 살기 위해서 해야 할 일들
  • 먹기. 잘 먹기
  • 입기. 청결하고 정돈되어 입기
  • 머물기. 자연 환경으로 인한 방해를 막고 안락함을 얻기
  • 살기. 저마다의 개성이 살아 있지만, 어울려 살기

 

 

 

 

 


 

어울림


 

어울려 살기 위해서는 조화와 균형, 유지라는 3가지 구성 요소를 생각할 수 있다.


 

조화는 구성원들이 함께 살고 같은 공간을 공유하기 위해 각자의 개성 있는 행동들이 요철이 잘 맞는 톱니바퀴처럼 원활하게 돌아감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질서가 필요하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적과 성토를 위해서가 아닌, 함께 지켜나갈 규칙이 필요하다.


 

균형은 편중되거나 지나침이 없음을 의미한다. 특정 구성원의 의사대로 진행이 되거나 혹은 특정 구성원의 편의가 과하게 채워지는 일이 없음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배려와 서로에 대해 잘 아는 것, 잘 안다는 것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지는 모든 구성원이 만족한 상태가 깨어지거나 부족함이 없이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만족과 안락을 위해 기여함이 필요하다.


 

결국, 살림이란.


 

서로 같은 규칙을 공유하고, 서로 배려하고, 서로를 잘 이해하고 기여함이라 재정의하겠다. 따라서 이 책에서도 이야기하지만, 살림은 모든 구성원이 나누어 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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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세트] 호타루의 빛 (총15권/완결)
Satoru Hiura / 대원씨아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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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좋아하는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자, 사랑이란: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거나 즐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
남을 이해하고 돕는 마음, 또는 그런 일
 
사전적 의미로 보면 단방향이다.

그래서 사랑이 아름다워지려면 이 단방향이 서로를 향해야 하고, 그 결과가 '만족'이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 단방향의 품질을 놓고 품평을 하고 있진 않나? 아니면 그 단방향의 행동들에 대해 면밀한 분석을 하고 있지 않나? 결국 마음으로 느낄 수 없는 상황이 있지 않았나? 느낄 수 없다면 사랑을 할 수 없나?

그래서 '경험'이 많으면 그런 것을 잘 파악할 수 있다고 하는 건가? 그럼 여러 번의 시운전을 통해 나의 진정한 사랑을 만나는 과정이 우리 인생 중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둔감하다고 스스로를 규정한 호타루는 다나까 부장에게 자문을 구하고, 주위 사람들과 상의하고 그들이 '듣기만 하고 내린 결론'에 휘둘리고, 끊임없이 오판을 거듭하고 삽질을 한다. 그 사이 나로부터 나아가야 할 그 단방향의 존재는 멈추거나, 중단 되거나 관심의 밖에 있다. 단방향이 있어야 할 곳에 그 오판에 따른, 혹은 판단을 위한 자료 모으기의 활동들이 자리를 잡는다.
그것이 인간다운 점인가? 어설프고 그래서 고난을 겪고 그것을 어덯게든 이겨내고 하는 것이 '인간'적인 것이 아니라 책 속 분류대로라면 '멋진' 남자와 여자 아래 평범함이다. 그 평범함 위에서 펼쳐지는 드라마에 우리는 공감하고 웃고 한다. 필자도 이 책을 읽으며 '푹' 내지는 '풋' 혹은 '푸하하'의 경험을 책 읽는 과정 중 여러 곳에서 했다.

사랑은 상대를 아까고 귀중히 여기고 소중히 여기고 즐기는 마음, 혹은 이해하고 돕는 마음이다. 여기에 '경험'이란 단어나 개념은 너무 현실적이다. 그래서 현실적인 사랑을 하거나 이를 응원하는(사실 이런 것도 없으면 넘어질 테니) 잡지 기사들에 호응을 하긴 한다. 그러나 사랑할 시간에 분석을 하고 있는 자신에게는 충분히 분노하고 짜증을 낼 필요가 있다.

'내가 정말 저 사람을 사랑하는 걸까?'
이 자문이 갖는 무게감을 알 수 있는가? 너무 사전적 의미를 논하다 보니, 무슨 논문 쓰는 것 같긴한데, 그 의미가 틀린 것은 아니다. 100인 100색의 사랑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리고 관심이 없다면 분석을 하겠냐 하겠지만, 분석 후 결과가 좋으면 상대를 아끼고 귀중하게 여기고 소중하게 여기겠다는 건가?

결국 자신의 마음을 상대를 분석한 결과에 맞추겠다는 건데, 자신을 잘 모르는데 과연 잘 맞출 수가 있을까?
결국 '저 사람은 내 사랑이 아니었어'가 아니라 '분석 결과가 좋지 않아'가 맞다.
오히려 순수함을 포기하면 지금까지의 논리와 이야기 전개는 달라진다. 내가 필요한 상대방의 품질과 조건은 아래와 같다. 부합해? 몇 %나 부합해? 부합 기준을 충족하면 그 때부터 '정성'을 쏟으면 된다.
뭐 어떤가? 행복하기 위해 내 요구사항은 이와 같고, 상대방이 이를 충족해야 내가 행복한데. 적어도 의식주 걱정은 없었으면 해. 상대가 충족할 능력이 되거나 둘이 합해 해결되어도 좋아
다리가 좀더 길고 허리를 좀더 짧아 옷을 입히면 태가 났으면 좋겠어. 하지만 이 조건은 아래 조건이 충족되면 무시할 수 있어:
 
부자이거나, 그래서 내가 결혼을 해도 그 부가 끊기지 않거나
거기에 날 위해 모든 정성을 평생 쏟을 확신이 있다면 신체적 조건은 포기할 수 있어
아, 차는 아반테 이상이면 돼
같이 취미 생활을 할 정도로 취향이 맞거나, 자신의 취향과는 달라도 양보할 수 있는 마음이 있으면 좋겠어
같이 다닐 때, 상대방이 내 약점이 되지 않을 정도면 되지 않을까?
이럴 때는 이 드라마 주인공 같이, 저런 상황에서는 스마트하게 넘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
 
한번에 생기는 것이 아니고 '경험' '토론' '정보 수집' '기대치' 등이 작용한다.
그러다가 '저 사람이 내 사랑이야'에서 모든 조건이나 기준은 무너진다. 겨우 순수를 찾은 걸일까? 혹시 이런 자신의 모습을 누군가 촬영을 해서 사랑이 끝나거나 결혼에 골인한 후 보여주면 부정할 것인가?
자신을 잘 알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과 대화해야 할 것이다. 일기, 사유 뭐 다 좋다. 방법이 무엇이든. 자신을 잘 알고 향상될 폭과 하락될 폭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다면 사실 위의 이야기들은 휴지조각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불안정 하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의 사유도 필요하다.

사랑이 뭐고, 자신을 알고 있는 지 생각해 봤다.
관계의 현상황을 파악하는 역량은 어떨까?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참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왜? 아주 귀중한 감정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잔소리가 많다. 타인을 행복하게 하려는 감정인데 얼마나 아름다운 thing인가? 관계는 1:1, 1:N, N:N 등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다.

우선 1:1의 관계를 잘 이해하고 파악하고 진행을 원활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탁구를 같이 하거나 테니스를 하거나 배드민턴을 하거나 같이 공 하나를 두고 주고 받는 연습을 하진 말아라. 하지만 하면서 자신을 바라봐라. 상대가 잘 쳐낼 수 있게 공을 주는 지, 내가 잘 치려고 공을 치는 지.
대화도 마찬가지였다. 필자라고 용** 통뼈는 아니다. 실수 많고 죄 많은 사람이다. 소위 경험자다.
대화를 하면서:
 
내가 상대를 평가하고 있는지
생각을 맞춰 보려고 하는지
상대가 이야기하는 내용이 뭔지, 왜 이야기하는지
 
하지 말라는 거다:
 
상대를 평가하지 말라
상대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하라. 질문은 왜 안하나?
상대의 이야기 내용을 이해하고, 왜 그런 말을 하는 지 고민하고 스마트하게 질문한다

결혼이 어려운 시대다. 하지만 결혼이 '이제 저 사람의 짝은 나야. 잘 살께'를 공식적으로 선언한다는 책 속 내용에 긍정할 수 없었다. 필자의 결혼에 대한 정의는 이렇다:
 
양가의 만남이다.
다음 세대가 태어난다
 
우선 이 2 가지를 충족할 역량이 되는 지 판단해서 정량적으로나 정성적으로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면 하는, 관계 깊이 조정 행위이다.

결혼을 제외하고 생각해 보자.
같이 있고 살짝살짝 살이 닿으면 정말 좋고 긴장감이 상승한다. 사랑을 서로 확인하고 더 가까워진 후, 더 편해진다. 그런데 잠시만. 서로 사랑을 하기 전에 대화는 내실 있는 지를 먼저 생각해 보라. 자신이 던지는 화제, 상대가 전하는 화제 모두 말이다. 그냥 즐기고 노는 관계를 사랑이라고 정의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사랑은 그만큼 하기 어렵고 절제가 필요하고 회사를 경영하는 것만큼 실행해 나가기 어려운 감정이다.

정확히 이렇게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니겠지만 '손해보기 싫다' 혹은 '나쁜 경험하기 싫다'라는 조심스러움이 오히려 인생을 힘들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책 속의 이야기처럼 완벽한 파도가 오기까지 기다리다가 파도를 다 놓쳐 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진 않나?
'멋진' 남자와 '멋진' 여자는:
자신을 잘 안다. 그 한계와 성장 범위를. 그리고 인식하는 범위를 넘어서고 싶어하는 도전 의식과, 그 도전을 실행하는 행동력도 가지고 있다.
그들도 무식하게 돌진할 때가 있지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자신을 갈고 닦는 것이 상대가 기준이 아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감히 '예상'하고 여러 가지 정황상 혹은 사실 근거 상 이럴 '것이다'로 결정하고 행동을 하면 필자를 포함해 필자가 본 사람들은 대부분 만족스러운 결과도 없이 땀을 많이 소비했다. 그렇게 이야기해 봐야, 통계적으로는 몇 표에 불과한 사례이긴 해도 말이다.

인생에, 특히 사랑에 첩경은 없다. 사전적 의미를 다시 음미해 보라.

'순수하게 도전한다'는 것에 진지한 고민을 던져 본다. 이것은 어리석은 행동이 아니다. 순수하게 도전하기 위해서는 잘 알아보고 스마트하기 진행한다는 것이 전제된다는 것도 검토해 보기로 한다. 조사, 분석, 판단, 행동 방법, 행동, 검토, 사실 확인, 피드백을 한다는 말이다. 상대방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내 '이익'을 얻기 위해가 아니다.

손해볼 것 같으면 중단해라. 그래도 아쉬우면 욕쟁이 할머니에게 가서 상담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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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본 백석 시집
백석 지음, 고형진 엮음 / 문학동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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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말아 많다 하더라도 아직 시를 읽고 심상은 떠오르지 않음. 특히 정주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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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1 세미콜론 코믹스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희정 옮김 / 세미콜론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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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필자는 요리 만화에 푹 빠져 산다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이번 느티나무 도서관에서 발견한 만화 '리틀 포레스트'는 필자가 좋아하는 그림체의 그것은 아니다.

자신의 의지로 귀농을 한 젊은, 아니 어린 아가씨의 이야기가 아니라, 살아온 흐름 상 농사를 짓게 된 어린 아가씨의 이야기다. 

오늘로써 2번째를 읽은 리틀 포레스트의 내용 구성은 농사 짓기와 요리다. TV 6시 내고향이나 EBS 다큐멘터리에서 소개되는 삶들이 한꺼번에 들어 있는 느낌이지만, 특이한 것은 전통적인 요리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감자 농사를 짓는 법과 함께 자신은 감자빵을 엄마만큼 잘 만들지 못한다는, 왜 그런지에 대한 개인사가 같이 소개되며, 감자빵 레시피가 함께 등장하는 구성이다.

쨈을 만들고, 빵을 굽고, 곶감을 만들고, 고구마를 쪄서 말려 구워 먹는 이야기며, 젊은 농부들이 전통 문화를 같이 지켜나가는 이야기 등이 소개된다. 그렇다고 사회 계몽적 목소리를 내진 않는다. 읽다보면 정말 소박하게 이야기를 끌어나간다고 생각이 든다.

오히려 이런 이야기나 정보들은, 건강한 식재료에 대한, 증가되는 니즈에 부합하는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만화 '맛의 달인'과 같이 환경이 파괴되어 점점 건강한 식재료들이 사라진다는 이야기도 없다. 청둥오리를 이용한 유기농 벼 재배의 이야기도 있고, 추억과 함께 수유 열매로 잼을 만드는 첫번째 이야기도 그렇고, 건강하게 재배하여 먹는 음식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언젠가 한 작가가 '음식에는 이야기가 있다'는 말을 책에 써 놓은 것을 읽었다. 그 때는 '그건 음식에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재료의 이야기가 아닐까?'란 생각도 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결국 모든 음식에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그 말에 찬성표를 던지는 필자의 모습이 있었다.

일본은 아름다운 것은 아름답게 이야기하는 법을 알고 있는 것 같다. 만일 이 책의 모든 배경을 우리 나라로 옮기고 내용을 우리 나라식의 농법과 요리 방법으로 교체한다면 어땠을까? 낯설었을까? 왜냐하면 모든 뉴스들은 사고와 비리, 잘못된 현실에 대해 경쟁하듯 전달하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부족하고 미흡하고 아마추어적이고 제대로 하는 일이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전자 시장에서 아직도 선도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고, 우리보다 먼저 서구적 성공을 거둔 나라로 전달되었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에는 왠지 모를 신뢰감이 깔려 있다.

만화 '식객'은 그런 생각을 뒤집기에 충분한 책이었고, 필자의 마음을 '다행'으로 채우는 계기를 줬다. 좀전 영화 '명량'에서는 우리 나라 뉴스의 내용과 다를 바 없는 이야기를 기술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식객'을 들어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우리 나라에도 이 만화 '리틀 포레스트'와 같은, 건강한 청년들이 농촌을 지키고 있을 텐데 말이다. '신의 물방울'에서 최근 소개되는 일본 와인 제작기와 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 텐데 말이다. 그리고 만화 '따끈따끈 베이커리'에서와 같이 재팡이 아니라 코팡을 만드는 젊은 이들이 많을 텐데 말이다.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출발점으로, 우리 나라를 배경으로 이런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다. 농촌에 들어가 몇 년의 농사와 그들의 문화 경험을 한 작가가 이해하기 쉬운 만화라는 형식을 빌어 이렇게 이야기를 들려 주었으면 한다. 우리도 식혜는 이런 계절에 이렇게 만들어 먹고, 겨우내 고구마는 이렇게 저장하고 이렇게 맛있는 방법으로 먹으며, 유기농 벼 재배를 위해 청둥오리로 하여금 해충을 없애고 그 오리의 헤엄치는 행위로 잡초가 자라지 않게 물을 흙탕으로 만든다는,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이야기를 말이다.

일본의 방사능 오염에 대한 이야기로 이제는 이런 농가가 일본에 얼마나 남아 있는 지를 모르겠다. 산업화를 통해 피폐해지고 각종 개발로 유속이 느려져 자연의 질서가 깨진 우리 나라라도 이런 이야기가 실제로 벌어지는 곳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마시면 가슴이 청량해지는 약수가 나오는 그런 이야기를 전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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