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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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음껏 울어도 된다..."

이 한 줄이 내 심금을 울렸다. 소중한 누군가를 잃는다는것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수 없는 큰 슬픔이다. 감히 어떤 위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뼈를 깎는 슬픔이고 고통이다. 책장을 넘기자마자 눈물이 쏟아졌다. 딸을 잃은 아버지가 사무치게 그리운 딸을 그리며 눈물로 쓴 몇줄의 글을 만나서일것이다. "네 생각이 난다. 해일처럼 밀려온다. 그 높은 파도가 잔잔해질 때까지 나는 운다."

책은 고(故) 이민아 목사 9주기를 맞아 새롭게 출간된 개정판으로 저자가 떠나간 딸에게 전하는 살아서 못다 한 말들과 그 딸과 주고받았던 편지가 실렸다. 마음을 굳건히 하고 책을 펼쳐도 쏟아지는 눈물은 막을 수가 없었다. 열렬히 그리워하는 그의 글에 후회와 미련과 소망이 담겨 읽는 내내 그 마음이 닿았다. 곁을 떠난 소중한 사람들이 떠올랐다. 시간이 약이라지만 그것은 통증을 줄여주는 진통제 역할일뿐 고쳐주는 명약은 아니다. 무뎌질뿐 잊히거나 낫진 않는다. 누구의 위로도 도움이 되지 않는 감당하기 힘든 슬픔이 같은 슬픔을 겪은 이의 공감의 글로 치유가 된다. 저자는 딸을 잃은 슬픔을 딸과의 일들을 회상하며 애닳은 맘을 글로 적어내려갔다. 이혼과 암. 실명위기 그리고 아들의 죽음을 겪은 딸의 삶은 너무나 기구했다. 웃는 날보다 가슴 치며 운 날이 더 많았다는 그녀가 목사 안수를 받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그녀의 삶을 아버지의 눈으로 바라보며 담았다. 그러니 그의 글이 누구보다 진솔하게 다가왔다. 저자는 아직도 딸에 대해서 쓴 이글들이 출판되어 나오는 것이 가시처럼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글들이 저자의 딸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딸에게, 딸을 잃은 이 세상 모든 아버지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세상 모든 이에게 바치는 글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세상 모든 이에게 바치는 글이라니... 읽는 내내 눈물이 흐른 이유가 여기에 있었나보다. 마음껏 울었다. 그리고 충분한 공감을 받았다. 그가 딸에게 보내는 글과 글 마지막에 붙힌 굿나잇 키스가 먼저간 나의 아버지께 못다한 무언가를 대신한 기분이었다. 가슴속 밑바닥에 숨겨놓았던 슬픔이 조금 어루만져진 느낌이다. 진심어린 글이 이토록 힘이 있다는것이 놀라울 뿐이다.

"지금 약속할게. 네가 다시 올 수만 있다면 하루가 아니라 삼백예순날이면 어떠냐. 서울 밤 풍경이 별처럼 빛나는 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거기 있거라. 이게 너에게 해주지 못한 말이야. 그 전화에 대고 이렇게 말할걸...... 이제애 이 시를 전한다. 굿나잇 키스와 함께."

"그런데 너를 낳고 아버지가 된 순간 나는 글 쓰는 사람도, 교수도, 언론인도 아닌 한 아버지로 너와 함께 태어난 거야. 그때부터 아버지의 길을 걷기 시작했지. 그래, 나는 앞으로 태어날 내 아이들을 추운 겨울날 방 안에서 떨게 하지 않겠노라고 다짐했단다. 나에게 가족이 없었더라면, 네가 없었더라면 내가 쓴 모든 글은 아마 전혀 달랐을지도 모른다.너로 인하여 나의 꿈은 항상 땅을 향해 있었어. 마치 그 전설의 새처럼 말이다. 눈은 땅을 보고, 꽁지는 하늘을 향해서 날아다닌다는 메롭스란 새, 하늘을 보며 나는 게 아니라 항상 땅을 보면서 거꾸로 비상하는 그 이상한 새처럼 말이야. 젊은 시절 그토록 경멸했던 ‘속물’을 자처하며 땅만 보고 달리는 소시민, 그게 너희들에게 주는 내 사랑, 온 희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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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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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 키우며 나도 부모님이 나를 낳아 키우시던 그때의 나이가 되고보니 부모님을 부르는 호칭이 변해있다. '엄마'는 그대로 '엄마'인데 '아빠'는 '아버지'라는 호칭으로 말이다. 나의 아버지는 20년전 돌아가셨는데도 떠올려 회상할때 조차 '아빠'가 아니라 '아버지'가 되어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생전에는 한번도 아버지라고 불러드린적이 없다. '아버지'로 호칭이 바뀌면서 쓰지않던 존댓말까지 같이 하게 되었다. 나도 뭔가 어색했지만 그냥 자연스럽게 가족 모두가 그렇게 '아빠'를 '아버지'로 부르며 회상하고 있었다. "이번 아버지 기일은 무슨 요일이야? ,"아버지가 나 어릴때 00 해주셨어~엄마 기억나?" 그런 말들이 자연스레 나온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도 어렴풋하다. 그런 존재인가보다. 나이가 들면 아무도 시키지 않아도 존대를 하고, 존경의 표를 하나보다. 그렇다고 엄마는 존경하지 않아서 그대로 엄마고 반말도 하냐하면 그건 또 아니다. 이 세상 모든 엄마는 존재자체로 존경스럽고 위대한 분이니.. 어쩌면 그저 가족분위기 탓일지도 모를 일이고 또 어쩌면 그만큼의 거리감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제 아버지를 더는 '아빠'라고 부르진 않는다.

책장을 한장 넘겼을 뿐인데 곤혹스러웠다. 뭔가 압축된 감정들이 쏟아져 나올것만 같았다. 아버지의 눈물얘기가 나오는 순간부터 뭉클했다. 우리 아버지가 떠올라서 한참을 먹먹해졌다.

엄마의 병원입원을 위해 엄마를 모시고 나오는 대문앞에서 아버지가 울었다는 말을 여동생에게 전해들은 헌이. 딸을 잃은 후 늙은 부모님이 계시는 J시의 고향집에는 5년동안 찾아가지 않았다는 그녀. 그녀가 아버지를 뵈러 J시를 향했다. 그리고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길목에서 고향에서의 추억들과 마주한다. 마침내 고향집 대문을 열고 들어가 만난 아버지 모습. 야위고 수척해진 아버지가 울고 계신다. (아~ 터져버렸다. 눈물이 펑펑) 그날 밤 헌은 아버지와 함께 누워 잠을 청하며 도란도란 얘길 나눈다. (작가가 써내려간 아버지의 대사가 가슴에 적나라하게 와닿았다.) 어릴적부터 엄마보다 아버지를 더 따랐던 헌이는 아버지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그동안 몰랐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게 된다. 헌은 4남 2녀 중 넷째로 장녀이다. 아버지는 그렇게 여섯 자식들을 키워내며 최선을 다해 헌신하셨음에도 늘상 미안해하신다. 이제 헌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글로 쓰기로한다. 주변 지인들에게 아버지의 말못한 추억들과 이야기들을 전해들으며 아버지의 삶이 녹록치 않았다는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비로소 아버지의 진정한 참 모습과 마주하게 되었고 아픔과 고난 슬픔이 공존하는 그의 인생을 제대로 들여다 보게된다. 책은 아버지의 과거와 얽힌 이야기들 그리고 자식 한명 한명과의 이야기 그리고 한없이 미안한 아내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는데 누군가의 자식이고 누군가의 형제였던 그가 남편이 되고 아버지가 되어 살아온 그동안의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들이라 어느순간 불쑥불쑥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지곤했다. 특히 자식에게 헌신하셨음에도 끝도없이 미안해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영락없는 나의 아버지같아 더없이 슬펐던것 같다. 헌이의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그 힘든 세월 자식들 때문에 버티고 견디며 살았다고..

부모님이 계신 고향집에 필요없는 짐을 놓고 오듯 헌이는 그녀의 고난도 놓고 왔었나보다. 아버지를 보호하러 가서 되려 보호받게 된 그녀가 둘이 남겨진 집에서 아버지를 오롯이 알아간 시간을 보내고 왔고 자신의 놓고 온 아픔들도 들여다보게 됐다. 아버지에게 갔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해본다. 책을 읽는 내내 먼저 떠난 내 아버지가 떠올라 먹먹했었지만 단락단락마다 '아버지'란 존재가 어떤 의미인지를 정확히 알게된 계기가 된것 같아 벅찼다. 존재만으로도 너무나 든든하고 고마운 큰 나무같았던 내 아버지가 보고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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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믿어 주는 엄마의 힘 - 아이의 자존감 세우기
김경미 지음 / 프로방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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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세상을 처음 경험하는 것처럼, 엄마도 처음으로 엄마가 된다."

 

아이를 믿어주는 엄마의 힘 | 프로방스

글. 김경미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벽에 부딪힐때가 있다. 잘하려고, 잘하고 싶어 무던히 애를 썼는데도 난리부르스에 오합지졸 난장판과 마주할땐 다짐도 노력도 수포로 돌아간다. 버럭 화를 내고 훈육이랍시고 잔소리 폭탄을 날리고 나면 진이 빠지고 허탈해진다. 나는 이것밖에 안되는 엄마인가? 괜한 죄책감과 알수없는 불안에 휩싸이게 된다. 아이를 위한다고 하는 일이 어쩔땐 아이에게 독이 되는것 같아 후회가 되고 돌이켜 반성하게된다. 육아를 하다보면 이런 일을 무수히 반복하게 되는데 그럴때 힘을 주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길라잡이들이 있다. 그게 바로 육아서이다. 아이와의 전쟁중에 펼쳐 읽게 되면 늘 길을 알려준다. 그리고 잠시 한발짝 떨어져 지켜보라고 말해준다. 그럼 답이 보인다고..

이 책은 저자가 처녀때부터 가슴에 품고 있던 교육 철학을 세 딸 을 기르며 적용하고 수정하며 깨달은 것들을 담은 책이라고 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 현장에서 다시한번 엄마의 역할의 중요함을 깨닫고 나아가 교육학을 전공하며 아동학과 상담 분야도 공부한 저자는 그야말로 최적화된 육아조언자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자녀들을 믿어주며 건강한 자존감을 선물하는 것만큼 최고의 선물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5장에 걸쳐 믿음육아를 여러 사례를 들어 알려주고 있는데 읽을수록 가슴이 아려왔다. 아이가 뭔가 잘하기를 바라는 순간 욕심이 들게 마련인데 그렇게 욕심이 들어차면 엄마가 괴물로 변하는것 같다. 나는 그동안 아이를 믿지 못하고 옆에서 전전긍긍하며 얼마나 닥달했을까?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해낼 수 있게 기다려 줬어야했는데 엄마의 조바심이 엄마의 불신이 아이를 아무것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로 만들고 있었나보다. 그러는동안 알게모르게 아이의 자존감은 바닥을 쳤을지도 모른다. 항상 좋은 엄마이고 싶은데 엄마의 불안한 마음이 늘 들키고만다.

책의 사례와 글들이 와닿았지만 그 중 <훈육보다 더 중요한 배려로 키우는 육아> 부분이 특히 좋았다.부모들은 아이를 가르치고 혼을 내는 것을 훈육이라고 쉽게 생각하는데 바른 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 때로는 아이의 마음에 대한 배려는 배제하는 경우가 있다고한다. (대부분 그렇겠지만..) 아이들은 이미 벌어진 상황이나, 자기의 실수를 통해 상당 부분 필요한 메세지들을 깨닫는다고 한다. 이미 그 과정을 통해 당혹감과 후회를 경험하며 자신만의 메세지를 얻는 경우들이 왕왕 있다고.. 하지만 부모들은 아이들을 한번 더 꾸짖고 확인 사살하여 자존감을 무너뜨린다. 훈계를 가장한 화를 쏟아내느라 아이 스스로 교훈을 얻을 시간을 주지 않고말이다. 이미 상황에서 가르침을 받은 아이에게 엄마가 할 수 있는 훈육은 그 가르침을 얻기 위해 애를 먹었을 아이를 배려하고 보듬는 것이라고, 그것이 최상의 훈계가 되어 주며 울림이 있는 메세지가 되어 줄것이라는 저자의 말이 와닿았다. 내가 참 이런걸 못하는 엄마인가보다. 이미 상처받았을 아이의 맘을 한번 더 후려치며 난도질 했었나보다. ㅜㅜ 반성 백만번..

책은 여러부분으로 나눠 믿음 육아에 관한 긍정적인 효과를 다양한 사례와 객관적인 증거로 보여준다. 사실 부모말고 아이를 오롯이 믿고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그걸 잘 알면서도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게 쉽지않았다. 자꾸만 욕심이 생격 그랬나보다. 저자는 말한다. 엄마가 자신과 아이를 믿어주며 아이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지지해 주며 함께 성장을 하는 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믿음 육아라고.. 많은 아이들이 엄마의 믿음을 먹으며 자라나 자존감이 건강한 아이로 성장하여 자신의 길을 행복하게 걸어가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목소리가 전해지는듯하다.

내 아이의 안식처가 엄마의 품이 될 수 있도록 더 늦기전에 믿어주고 지지하며 기다려주는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

"아이가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일지라도 아이에게 과한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주변을 보거나 외부환경에 의해 마음이 급해져, 아이를 기다려 주지 못하고 조급증이 발동했던 것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재촉하고 다그치는 엄마가 아이의 걸음을 멈추게 하고, 아이를 무기력에 꽁꽁 묶이게 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아이의 있는 자리에서 한 걸음 한 걸음을 지지해 주는 엄마가 되길 바란다."

"엄마들은 기다리는 것이 쉽지 않다. 아이를 챙기는 것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해야 할 일 중에 또 하나의 일이라고 생각하니 아이의 속도와 무관하게 벌써 내 마음 속도는 과속을 밟고 있다. 아이는 아이의 속도에 맞게 하나하나 생각하고 있는데 엄마는 내 할일을 빨리해 놓고 싶은 마음에 아이를 재촉하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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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
김리하 지음 / SISO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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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나다운 삶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갑니다"

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 | SISO

글. 김리하

 

뒤늦게 내가 알게 된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조금은 자신을 아껴주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살다보면 돌이켜 후회하고 내가 미워지는 날들이 있다. 그럴때마다 다시 그러지 않기 위해 반성하고 나를 돌아보곤 하는데 맘먹은것처럼 쉽지않다. 다그치고 노력할수록 점점 더 우울해지고 슬펐던 적이 있다. 무기력해져서 힘들땐 더 깊숙히 수렁에 빠져드는것 같았다. 뭐라 말할수 없이 깊은 슬픔이 나를 몰아세우고 괴롭히고 있었다. 꼭 무언가가 되어야하는건 아닌데도 자꾸만 나를 다그치고 있었다. 그때의 나는 그렇게 끝도없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었나보다. 지나고 생각해보면 그 잠깐의 고비만 넘기면 또 없는 일인듯 괜찮아질 수 있는데 말이다. 내면의 상처를 마주보기 힘든 날들의 연속일수록 진짜 나와 마주할 용기를 가져야하는데 그땐 그러질 못했다. 그때 이렇게 용기와 힘을 줄 수 있는 책이 있었다면 그때의 나도 조금 덜 아팠을까? 마지막 장까지 빠짐없이 읽어 낸 후, 한동안 뭔가 단단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온기의 글 덕분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동화작가인 저자 역시 못난 구석을 기어이 찾아내 다그치며 자신을 미워했었는데 우연히 떠오른 20년 전의 기억 덕분에 자신에 대한 미움을 멈출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멋진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다는 이유로 자신을 미워하지 않고 누구보다 더 많이 아끼고 좋아해 주고 싶다고 말하고있다. 5장에 걸쳐 다정하게 자신을 들여다보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적어내려갔는데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일상 소소한 이야기들이라 순간순간 감정이입하게 되었다. 그녀가 겪었던 이야기들에 울컥했다가 키득거렸다가 따뜻했다가를 반복하게 됐다. 담백하게 쓴 그녀의 글이 좋았다. 읽고 있노라면 너무나 좋아했던 에쿠니 가오리의 에세이를 만난 느낌이 들었다. 또 각각의 챕터에 들어있는 소주제의 제목부터도 뭔가 힘을 주는 문구들이 많았다. 지치고 힘들때, 용기와 위로를 받고 싶을때 찾게 될 책인것 같다. 이래라 저래라가 아니라 "나도 그랬어. 근데 이제는 이러고 있어~" 하고 잔잔하게 위로를 건네는 책인듯하다.

그녀가 우연히 찾아낸 20년 전 사진 한 장을 들여다보며 그때의 자신이 좋은 사람, 따뜻한 사람으로 살고싶어했던 기억이 스스로에 대한 끝없는 미움을 멈출 수 있게 해주었듯이 나도 본연의 나와 마주할 수 있는 시간과 만나기를 기대해본다. 그녀의 소소한 일상이야기들이, 자신에게 쓴 긍정의 메세지들은 그녀 자신뿐 아니라 글을 읽고 있는 나에게도 힘을 줬다. 왠지 나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을 것같은 에너지를 얻게 된것 같다. 글의 저력을 다시한번 실감하게 된 날이었다. 그러니 참 고맙다.

 

 

"내 자신이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우연찮게 발견하는 날이면 나는, 내가 유난히 좋아지기도 한다. 이 책을 펼친 모든 이들이 다른 누구보다도 가장 먼저,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주었으면 좋겠다."

"내 몸 어느 구석에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던 감각들과 거의 시들어 버렸다고 생각했던 감정의 이파리들이 되살아나 부지런히 움직인다. 이 순간 나의 행동을 더 좋은 방향으로 조금씩 밀어붙여 준다."

"세상 모든 사람은 자신에게 맞는 나름의 답안지를 가지고 있다. 거기에 오답도 썼다가 정답도 쓴다. 지웠다가 고쳐 쓰기를 반복한다. 모범 답안지를 놓고 그대로 베끼는 삶이란 없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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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인권 사전 - 시민운동가와 변호사가 알려 주는 십 대를 위한 사전
전진한.조수진 지음 / 다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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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알때, 세상은 바뀌기 시작한다."

십 대를 위한 인권 사전 | 다림

글. 전진한, 조수진

 

인권이란?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 권리이다. 하지만 인권의 중요성을 제대로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책은 청소년들에게 인권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알려 주며 일상 속에서 잊기 쉬운 인권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그리고 29가지 핵심 키워드로 인권에 대한 모든 지식을 담았다. 아이에게 꼭 알려주고 싶었던 내용이 빼곡하다. 우리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제대로 알고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의미심장하게 읽어내려갔다.

 

 

시민운동가 전진한씨와 변호사 조수진씨가 공동집필한 이 책은 청소년들이 인권을 쉽게 이해하고, 무심코 한 행동이나 말로 인권 침해의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올바른 방향을 일러 줄 교과서 역할을 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고한다. 사전 형식으로 원하는 부분을 찾아 읽을 수 있도록 개별적인 설명이 되어있고, 각각의 용어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이슈가 된 사례들을 적절히 녹여놓아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했다. 실제로 13살 큰아이는 이 책을 읽고 따돌림의 한 유형인 '사이버 불링'과 범죄자의 인권 관련 '신상공개' 챕터를 읽고는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반에서 있었던 일련의 사건을 예를 들어 SNS 따돌림의 폐허를 이야기했는데 따돌림이 정말 가까이에 깊숙히 침투해 있는듯해서 마음이 아팠다. 신상공개관련해서는 악질범죄자들은 죄의식이 없을것 같다며 다른 사람의 인권을 무시하고 파괴한 사람에게 피해자 인격권을 지켜주는것이 부당하다고 느낀다며 바이러스처럼 피해갈 수 있게 동선을 알려야 한다고 강경하게 말했다. 아이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라는게 놀라울 정도였는데 초등고학년이 읽기에도 쉽게 설명되어있어서 아이가 스스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것 같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가치관을 가지고 성장하기 위해 인권에 대한 교육은 꼭 필요한것 같다. 인권을 침해하는 말과 행동은 어떤것인지, 인권이 존중받지 못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고 아이들이 인권에 대해 스스로 꾸준히 공부하고 체득하는것의 중요성을 어필하고 있어서 너무 좋았다. 인권과 관련한 수많은 사건 사고와 잘 모르고 있었던 법적 지식을 설명해주고 있어서 아이보다 내가 더 많은 도움을 받은 책이었다.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서 올바른 인권 의식을 정립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앞으로 더 많이 바뀔 세상을 기대해본다.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 제6조 1항에서는 ‘학생은 체벌, 따돌림, 집단 괴롭힘, 성폭력 등 모든 물리적 및 언어적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 소재의 모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학생들은 체벌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편견들은 당사자에게 큰 고통을 줄 수 있다.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는 의식을 개선하려는 각자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인권 교육을 강화하고 어릴 때부터 끊임없는 훈련과 교육에 힘쓰고자 하는 가정 및 사회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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