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반철학 - 내 삶에 균형추를 달다
리칭쯔 지음, 김미경 옮김 / 움직이는서재 / 201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어 하지 않다보니 항상 어떤 것을 포기하는 게 너무 어렵다. 언젠가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라는 말을 듣고 격하게 공감했던 기억이 난다. 생각해보면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항상 100을 생각했다. 아니, 그 이상을 생각했다. 120쯤 생각하고 행동해야 그나마 100 근처에 다다를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 그러려면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지. 그렇게 생각하는 나에게 이 책 <반반철학>은 신선했다. 기존에 갖고 있던 생각과는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었으니까.

 

이 책은 인간이 인생에 100을 걸든, 50을 걸든 돌아오는 것은 결국 50이라고 말하면서 왜 언제나 최선은 100이어야 하느냐고 묻는다. 인생의 절반이 나아간다면 절반은 물러서야 하고 100보다는 50의 마음으로 인생을 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100을 위해 달린다 해서 반드시 100이 얻어졌던 경험은 얼마 없을 것이다. 거의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생각해보니 정말 어쩌면 반이라도 남겼다면 다행일지도 모르는 순간들이 분명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많이 얻는 것보다 적게 잃는 것이 낫다’와 ‘반을 버린다고 반을 잃는 게 아니다’라는 부분이었다. 많이 얻으면 많이 잃을 수 있고, 적게 얻으면 적게 잃는다는 말이 가슴에 콕 박혔다. 공부도 그렇지 않나. 배운 것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처럼 복습은 안하고 계속 새로운 것을 많이 쏟아 부으면 한 건 많은 것 같은데 결과는 반도 얻기 힘들 것이다.

 

더 채워야 할 것 같은데 계속 100에서 50을 덜어내라고 하니 이해가 안 될지도 모르겠다. 100이 전부 필요하다면 어떻게 해서든 짊어지고 가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게 우리의 착각이었다면? 100 중에는 쓸데없는 것도 상당수 있었다면? 그런데 우리는 맹목적으로 항상 100을 최선이라 여겼다면? 어떨까? 그래서 내 발걸음이 더 무거웠던 건 아닐까. 그게 효율적인 걸까? 불필요한 힘이 들고, 더 많은 고민을 갖게 되면서까지 그렇게 했어야 할까. 이런 생각들을 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 반을 덜어낸다고 반을 잃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만 균형 있는 삶을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채우고 비우고, 얻고 잃으면서. 계속 얻으려고 아등바등하는 삶을 돌아보며 생각해보니 진짜로 무언가를 하나씩 잃어가고 있더라. 잘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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