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네마의 신
하라다 마하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책을 읽기 전 살펴본 앞뒤 표지를 통해 이 책이 구제불능 아버지와 백수 딸이 영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고 관계를 회복해가는 이야기인 걸 알았을 때부터 따뜻하고 감동적인 소설일 것 같았다. 기대하며 펼친 책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감동과 따뜻함을 나에게 주었다. 가족이었지만 서로를 이해하지 않았던 아버지와 딸은 영화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진짜 가족이 되고 눈앞의 상황을 함께 극복해간다.

아버지는 도박과 영화에 미쳐 가족을 돌보지 않았다. 현재 여든 살이신 아버지는 어떤 낡은 맨션의 관리인이고 여전히 도박습관을 고치지 못한 듯하다. 서른일곱의 딸은 좋아하는 일에 미쳐 혼기를 놓쳤고 열심히 일했지만 결국 17년간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냈다. 그런 와중에 아버지는 심장 수술을 하시고 어머니께서 병간호를 하고 계신데 딸은 차마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말할 수가 없다.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딸은 아버지 일을 대신하게 되고 그곳에서 아버지의 영화 감상 노트를 발견한다. 그만두긴 했지만 원래 자신이 회사에서 하던 일이 영화 관련 일이었고 자신 또한 영화를 좋아하기에 아버지의 감상 노트를 보며 딸은 자신도 모르게 글을 쓰게 됐다. 퇴원한 아버지는 딸이 쓴 글을 보게 되고 그 글을 영화전문잡지사 블로그에 올린다. 그 글을 본 잡지사 편집장이 딸에게 편집부로 출근을 하라고 말하는데... 그리고 이어지는 기적 같은 일들과 아버지와 로즈 버드의 평론 대결과 우정. 희망...

영화를 사랑하는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여러 개성 있는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손님 없는 극장 주인, 경영난에 허덕이는 폐간 직전의 영화 잡지사의 직원들, 남편이 자살하고 그 충격으로 히키코모리가 된 아들을 키우는 편집장 그리고 로즈 버드까지. 이 모두가 영화로 하나가 된다.

처음에 제목을 보고 키네마의 신이 뭔가 했었는데, 시네마의 독일식 표현이 키네마라고 한다. 실제 존재하는 건 아니고 이 책의 영화를 좋아하는 아버지가 만들어낸 신이다. 등장인물들 모두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었고 그런 그들의 마음이 유쾌하게 때로는 눈가를 촉촉하게 만들며 그려지고 있었다. 아버지와 로즈 버드의 평론 대결을 통해 영화가 각자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영화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똑같은 영화를 봐도 각자는 다른 것에 주목하고, 그러면서 울고 웃고 각자의 상처를 치유하고 배우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냥 단순히 도박에 빠져 가족을 나몰라 한 아빠와 노처녀 백수 딸의 화해 이야기를 그린 것은 아니다. 영화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더 감동적이고 좋았다. 기분 좋은 그리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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