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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이 빛도없이 거룩한 삶의 실천 시리즈 5
김남준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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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 다녀온 후에 오랜만에 교회 공동체의 일원, 특히 소그룹의 구성원이 되었다. 우리 교회에서는 소그룹을 ‘순’이라고 하며, 소그룹 리더는 순장이라고 부른다. 우리 순장은 거의 매일 아침마다 휴대폰으로 문자 메세지를 보내어주는데 어떤 날은 안부, 또 다른 어떤 날에는 순원들의 기도제목을 보내주곤 한다. 나는 오랜만에 느껴보는 누군가의 영적 돌봄이 아주 기분 좋았고 마음이 편안해지곤 했다. 그래서 친구에게 나의 영적 안녕을 신경 써 주는 존재의 고마움에 대해 말했더니, 그 친구의 대답이 다시 한번 나의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그저 안부인사에 그치지 않느냐고, 그 이상의 삶의 개입이나 강한 도전이 없지 않냐는 것이었다. 듣고 보니 정말 그랬다. 지금의 순장은 내가 20대 초반이었을 때, 나의 삶에 강력한 도전을 주었던 그런 영적 리더는 아니었다. 그 때 나의 소그룹 리더는 주중에 만나서 나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때로는 나의 선택의 문제에 강하게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나는 곧잘 그의 조언을 따라 삶의 문제를 결정하곤 했다. 그는 안부, 그 이상을 묻는 리더였던 것이다. 그 리더는 신앙 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나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내게 평안과 기쁨을 주는 동시에, 거룩한 도전과 신성한 부담감을 던져 주기도 하는 존재였던 것이다.

물론,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에 비해 30~40대의 어른들이 훨씬 복잡한 인생의 문제에 둘러싸여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복잡하다고 하여, 혹은 훨씬 더 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주님의 인도하심을 뒤로 한 채 혼자 결정해야 하는 이유는 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에게는 더욱 강력한 주님의 인도하심이 필요하다. 더욱 강력하고 본질적인 주님의 음성이 필요하다. 그러한 음성을 우리에게 들려 줄 영적 리더가 필요하다. 세상 논리에 점점 익숙해져서 무뎌져 버린 우리의 영적 감각을 회복시켜줄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그들의 얘기는 듣기 좋은 말보다는 강한 도전의 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선한 목자는 듣는 이들이 싫어할지라도 그들의 유익을 위해 선포한다.

김남준 목사님. 그는 안부, 그 이상을 묻는 목회자이다. 그의 주장은 어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부담스러운 것이다. 그는 섬김의 삶을 살아가길 당부하는 이 책 『이름 없이 빛도 없이』에서 거룩하지 않은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지 않는다. “섬김을 실천하는 삶의 현장을 갖는 것은 구도의 삶에 있어서 너무나 중요”(p.33)함을 강하게 주장한다.
“하나님을 섬기도록 부름 받은 봉사의 현장에서 우리의 정확한 신분은 예수 그리스도의 노예"(p.57)임을 알고 철저한 섬김의 삶을 살아가라고 우리를 강권한다. 섬김의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바로 예수님의 삶이기 때문이다.

“이름없이 빛도 없이 (섬김의 삶을) 산다는 것,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렇게 사는 것만큼 예수님의 마음을 깊이 느낄 수 있는 비결은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셨던 삶이기 때문입니다.” (p.36)

김남준 목사님은 자신의 것을 다하지 않는 섬김의 태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지적한다.
“우리들의 섬김 속에 내재된 가장 큰 문제는 하나님을 섬기려 하되, 스스로 한계를 정해 놓고 그 안에서만 섬기려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태도로 섬기는 사람의 섬김은 늘 힘들고 어렵습니다.”(p.127) 김남준 목사님은 진정 우리의 문제를 거침없이 지적하는, 안부 그 이상을 묻는 목회자이다.

이러한 그의 거침없는 통쾌한(!) 지적은 책 전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섬기면서 쓸데없이 말이 많은 것은 그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지 않는다면, 유능하면 유능해서 말이 많고, 무능하면 무능해서 말이 많습니다."(p.113) 이 말씀을 통해 섬김의 현장에서는 이런 저런 말보다는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진실한 마음이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만약 우리가 주님이 사셨던 삶과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면, 때로 우리에게는 부드러운 권면 그 이상이 필요하다. 특히, 주님을 영접한지 수년이 지났지만, 성화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진지한 영적 각성과 도전을 줄 수 있는 신앙 선배의 따끔한 지적이 필요하다. “그 정도면 못하는 편이 아니지요”라는 말보다 “당신의 살아야 할 삶은 바로 이런 삶입니다”라고 말해 주는 신앙의 선배 말이다. (물론 후배가 그런 말을 해 주는 경우도 있다. 언젠가 나의 조원이 나에게 실망했다는 표정으로 “오빠, 요즘 기도 생활 잘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던 적이 있는데, 그 때 나는 흐트러진 영성을 추스르는데 큰 도전을 얻었다.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았음은 그가 기도하며 사랑으로 진리를 말했기 때문이리라.)

김남준 목사님이 우리에게 그런 선배의 역할을 제대로 해 주는 목회자인 것 같다. 그의 책에는 우리가 살아야 할 삶이 제시되어 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는 그리스도인들이 왜 섬김의 삶을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섬김의 삶을 영원까지 살아갈 수 있는지, 우리의 섬김이 어느 수준까지 깊어져야 하는지를 다룬다. 이 책을 읽으면 섬김의 삶을 갈망하게 된다. 섬김의 기쁨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특권인지를 깨닫게 된다. 세상 사람들이 이름과 빛을 추구하며 살아간다면, 우리는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섬기는 삶을 살기를 갈망하게 된다. 왜냐하면, 우리 인생의 가치는 세상이 우리를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p.92)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마지막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마무리된다.
“어디 있든지, 무엇을 하든지 이름 없이 빛도 없이 하나님을 섬기는 귀한 사람들이 되십시오. 그것이 하나님의 사랑을 알았고,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실천하며 살 기회를 선물로 받은 우리의 사명입니다. 선한 싸움 다 싸우다가 우리 모두 새 예루살렘에서 기쁨으로 만날 때까지...” (p.167)
이 귀한 도전의 말씀에 가슴 가득한 감격으로 “아멘”이라고 화답하며 책을 덮었다.
이 책은 하나님 나라에서 다시 만날 우리 주님에게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라는 칭찬 듣기를 갈망하며 섬김의 삶을 살겠다고 굳게 다짐하게 만드는 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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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스펄전 전기
밥 로스 지음, 구지원 옮김 / 부흥과개혁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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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앙 전기나 자서전을 읽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유익을 준다. 신앙 전기를 읽으면서 우리는 도전과 영감을 받고, 우리의 신앙 선배들이 삶의 어려운 순간들을 어떻게 극복했는가를 알게 됨으로써 지혜와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영적 거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우리의 교만을 잠재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 붙들린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가를 깨닫게 한다. 이런 면에서 전기문은 한 사람의 생애를 자세히 기술한 상세하고 두꺼운 것이 좋다.


간략하게 인물의 업적을 소개하는 류의 요약판 전기문은 그 인물의 사역을 정리하고, 누군가에게 소개할 때에는 도움을 줄지 모르지만, 방금 언급한 전기 읽기의 유익을 얻기는 힘들 것이다. 이 점이 바로 150여페이가 안 되는 이 작은 책의 한계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그림으로 스펄전의 일생을 간략하게 훑어보는 것이 그 목적이다. 스펄전이 이런 사람이고, 이런 사역을 했구나, 정도를 파악하는 것에 만족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책만의 특징이 있다.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는 그림이 많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스펄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소장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이러한 이유로 이 책을 구입했다.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그림은 책을 보다 읽기 쉽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스펄전의 생애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갖고자 한다면, 이 책만으로는 분명 부족하다. 생명의 말씀사나 두란노에서 나온 스펄전의 전리를 참고해야 할 것이다. 기독신문사에서 나온 전기도 있으나, 분량이 적은 편이다.


그림이 많다는 것 외에도 목차에도 장점이 있다. 이 책은 목차만 보아도 한 눈에 책의 내용에 대해서 알 수 있다. 스펄전의 업적을 간략하게 알기에 유용한 책이다. 다음의 몇 가지 목차를 보라.

‘스펄전에 대한 유명인들의 증언, 어린 시절, 학창시절, 회심, 초기 사역, 스펄전에게 쏟아진 비난, 스펄전의 비서 헤럴드, 서재’ 등의 제목을 보면 각 챕터가 무엇을 설명하려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다음의 목차들은 어떤가?

‘목회자 대학, 빈민구제소, 문서선교회, 고아원, 다양한 분야의 사역, 청교도, 스펄전이 존경하는 설교자들과 친구들’... 이러한 목차들을 보면 스펄전이 어떤 사역을 감당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스펄전 부인과 비서는 스펄전 사후에 1,500페이지에 이르는 4권짜리의 방대한 자서전을 출간했는데, 이 방대한 자서전을 스펄전을 사랑하는 밥 로스가 150여 개의 그림과 간략한 설명으로 요약한 책이 『그림으로 읽는 스펄전 전기』이다. 말하자면, 그림과 함께 보는 스펄전 전기의 다이제스트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책의 내용을 통해 얻게 된 깨달음 몇 가지를 정리하고자 한다.

나는 우리 식구들 중에서 홀로 하나님을 믿는다. 반면에 스펄전 가정은 스펄전의 부모님은 물론 조부모님들도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들이었다. 스펄전은 “스탬본에서 조부모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할아버지는 스탬본 지방의 독립 회중교회의 목사였고 할머니는 매우 신실하고 경건한 여인이었다. 할아버니와 할머니는 고모인 앤과 더불어 어린 찰스 스펄전의 성격 형성에 지대한 형성을 미쳤다.”(p.23) 스펄전이 훌륭한 성품을 가지게 된 것은 이 분들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가정 환경이 아이의 성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나는 처음으로 좋은 가정 환경이 주지 못한 부분을 하나님께서 당신의 은총으로 채워주셨음을 실감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여전히 주님의 은혜와 도우심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다.


스펄전은 독서학교에 다녔다(독학으로 공부했음을 강조한 표현이다). “나는 그 나무 아래서 하루 종일 책을 읽으며 많은 세월을 보냈다. ‘학창시절에?’ 그렇다. 나의 지도교수님은 내가 교실에서보다 나무 아래서 더 좋은 학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셨다. 그는 현명했다. 그는 내 책을 나에게 건네 주고는 나를 혼자 있게 해 주었다.”(p.30) 훗날, 스펄전은 만 이천 권 가량의 책을 소장한 방대한 서재를 가졌다. 독서광이었던 스펄전은 1주일에 내용이 충실한 책을 6권이나 읽었으며 몇 년이 지난 후에도 어디에서 무슨 책을 읽었는지를 정확하게 기억했다고 한다.(p.110) 나는 요즘 바쁘다고 통 책을 읽지 못했는데, 다시 책을 들어야겠다.


스펄전의 전기에서 스펄전의 개인전도에 대한 내용이 빠질 순 없다. 그는 구령의 열정으로 불타오르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영혼을 사랑하는 스펄전을 묘사한 내용이 나오는데(p.41), 마을 전체를 하나님의 진리로 뒤집어놓는 역사를 바라보며 하나님께서 스펄전을 바라보시며 얼마나 기뻐하셨는지 짐작하게 된다.


이 책은 스펄전에 대한 비난을 잠깐 다룬다. 또한 스펄전을 풍자하는 그림이 10장도 넘게 소개되는데, 이 것은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는 또 하나의 특징인 것 같다.


스펄전은 설교에 대한 훌륭한 책을 썼을 뿐만 아니라, 목양에 대한 감동적인 책도 썼다. 스펄전이 이 두 분야의 책을 쓰기에 적합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스펄전은 유명한 크리스털 궁전에서도 설교했다. 1857년 10월 7일에는 23,654명에게 설교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그의 목소리를 크게 들리게 할 기계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p.62) 설교자로서의 스펄전의 위대한 면모를 느끼게 한다. 또한 스펄전이 목양하는 모습도 감동적이다. “스펄전은 타버나클의 모든 성도들의 이름을 외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 번이라도 소개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방문객들의 이름도 외울 수 있었다.”(p.78) 이러한 탁월한 기억력은 아마도 영혼에 대한 사랑과 깊은 기도 생활이 주는 작은 기적인 것 같다.


스펄전의 책들은 그의 설교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을 감동케 하고, 하나님께로 인도했다. 위대한 설교자는 책을 통해 죽어서도 계속 설교하는 것이다.

J.C. 라일은 이렇게 말했다. “먼저 내가 당신이 쓴 『목회자 후보생들에게』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말해야겠습니다. 나는 이토록 정곡을 찌르는 책을 본 적이 없습니다. 나는 영국 교회의 모든 젊은 목회자 후보생들에게 이 책을 한 권씩 나눠 주고 싶습니다.”(p.117)


이 책의 25장(스펄전이 존경하는 설교자들과 친구들)은 여러 영적 거인들과의 친분과 서로 주고 받은 영향을 소개하고 있는데,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스펄전의 친구들은 위대한 설교자들이 많았다. D.L. 무디는 영국으로 건너와 스펄전 설교를 듣곤 했는데, 스펄전이 자신에게 준 영향을 이렇게 표현했다. “여러분의 목사님(찰스 스펄전)이 강단으로 걸어나왔을 때, 나는 너무나 기뻤고 그 순간에 수년 동안 그를 보고자 했던 소원을 성취했습니다. (중략) 스펄전 목사님은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 미국으로 돌려보냈습니다.”(p.15)

스펄전은 앤드루 보나르, 호라티우스 보나르, 허드슨 테일러, 크리스마스 에번스 등과 개인적 친분이 있었다. 스펄전에게 큰 감동을 준 사람들로는 조지 뮐러, 존 칼빈(특히 루터의 갈라디아서 주석), 존 번연, 존 녹스, 감리교도인 존 웨슬리와 존 플레처(특히 『도덕폐지론에 대한 반격』을 높이 평가) 등이 있다. 스펄전에게 최고의 모델이 되어 준 사람은 조지 휫필드였다.

스펄전은 “조지 휫필드의 전기를 읽고 있으면 나는 생동감을 느낀다. 그가 하나의 인생을 살았다면, 다른 사람들은 절반의 인생을 산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책의 저자는 스펄전이 휫필드를 따르려 했던 것은 “아마도 칼빈의 신학과 웨슬리의 열정, 그리고 루터의 대담성이 휫필드에게서 종합되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썼다.


스펄전을 따르고 싶어서 그의 책들을 읽고 있는 나로서는 이 책을 읽을 수 밖에 없었다. 150여장의 그림을 놓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요약판 형식의 전기이기에 스펄전을 깊이 이해할 수 없음은 당연한 사실이다. 이 당연한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이 작은 책을 통해서도 스펄전을 만날 수가 있다. 아놀드 A. 델리모어가 쓴 스펄전 전기(두란노)는 내용은 좋지만 비교적 두껍고 편집이 좋지 않다. 스펄전을 몰랐던 이들이 이 지겹게 보이는 책을 읽게 될 확률보다는 『그림으로 읽는 스펄전』을 읽게 될 확률이 높을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그림으로 읽는 스펄전 전기』는 제 몫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리뷰의 제목을 ‘스펄전을 전혀 몰랐던 이들에게 이 책이 전해지기를...’이라고 정한 것도 이 책이 최고의 스펄전 전기여서가 아니라, 책을 잘 읽지 못하거나 스펄전을 모르는 이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감격을 얻고 더 많은 스펄전의 책들을 읽어가시길 바란다. 스펄전은 다음과 같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펄전 당대의 걸출한 영적 지도자였던 캐럴이 스펄전의 죽음에 대해서 설교하던 중에 했던 말이다.


“지난 주일 밤, 프랑스 멘톤에서 현대의 가장 위대한 인물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만약 유럽의 모든 왕이 그 날 밤에 세상을 떠났다 해도 이 한 사람의 죽음만큼 중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죽음의 정거장에서 하나님의 마차는 그를 왕으로서 맞이했고 천사들은 그를 고향집으로 인도했습니다.”(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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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펄전의 생애
리처드 데이 지음, 손주철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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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살 한 청년이 우리 교회 청년부에 처음으로 출석했다. 그 청년은 3주 전에 시내 중심가에서 개인전도를 할 때 만난 청년으로 그 날 영접 기도까지 했던 전도의 열매였다. 2시간 30분 남짓 전도를 하며, 한 영혼도 영접하지 못한 나는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드렸다.

“하나님 제게 있는 것이 8,000원과 시간, 그리고 튼튼한 체력입니다. 은과 금은 없으나 제게 있는 것으로 하나님의 영혼을 위해 드립니다. 오늘 개인전도는 한 영혼이 주님을 영접할 때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기도를 드리고 난지 이십 여분 후에 한 청년을 만났다. 바쁘게 걸어가는 발걸음이었지만, “선생님 저는 근처 교회에 다니는 청년인데 시간있으십니까? 괜찮으시다면 제가 알고 있는 예수님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 인생을 바꾸신 너무나 좋으신 분이시거든요.”

이렇게 시작된 대화는 근처 앉을 만한 의자에서 계속 이어졌고, 결국 영접 기도까지 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내용이 믿어지신다면, 이 기도문을 한 번 읽어보세요. 믿으세요? 그렇다면 저를 따라 기도하시면 됩니다.”

내가 한 문장, 그 청년이 한 문장... 이렇게 영접 기도를 마치고 나니, 천상에서는 환영 축복송이 울려 퍼지는 것 같았고, 하나님께 대한 감사의 마음이 흘러넘쳤다.


이 청년이 바로 우리 교회 청년부에 출석한 바로 그 청년이다.

내가 직접 계획하여 개인전도를 나간 것은 처음이다. 개인전도에 대하여 훈련받은 것도 없고, 누군가가 명령한 것도 아니지만(결국 예수님이 명령한 셈이지만), 나는 한 달에 3시간은 개인전도를 하리라고 생각을 했다. 많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 전도하는 시간을 통해 한 영혼을 향한 예수님의 사랑을 느끼고, 성령 충만을 체험하고 싶었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찰스 스펄전 목사님의 전기 『스펄전의 생애』을 읽었기 때문이다. 나는 스펄전 목사님을 거대한 군중 앞에서 대중 설교를 하시는 분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나, 목사님은 실제로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개인 전도에 힘쓰셨다. 리처드 데이는 이렇게 썼다.


“(스펄전의) 거룩한 웅변술보다도 훨씬 더 고상한 기술을 발휘하는 또 다른 스펄전의 모습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뉴윙턴 버츠의 한 행상인, 고아원의 한 초라한 소년, 빈민가에서 자신의 순찰 구역을 순시하고 있는 한 이름없는 순경과 장시간을 보내는 스펄전의 모습이었다.”(p.168)


이 책을 통해 스펄전이 가진 군중을 움직이는 놀라운 기술과 인간의 마음을 훤히 들여다보는 신비한 능력이 개인적으로 전도하고 상담하며 보낸 시간 덕분임을 느끼게 되자, 나는 개인전도를 하기로 결심할 수 밖에 없었다. 스펄전의 기쁨에 참여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그날 하루 동안 개인적으로 약 30명의 심령들 혹은 그 이상의 심령들을 만났을 것이다. 나는 너무나 기뻐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p.172)


『스펄전의 생애』를 읽으며 느낀 감격과 깨달음은 스펄전의 개인전도에 대한 열정 이외에도 아주 많다. 스펄전 목사님의 능력의 또 다른 근원은 그의 기도에 있다. 역시 기도는 하나님께 크게 쓰임받았던 모든 영적 거인들의 필수품이다. 스펄전의 기도는 예수님이 바로 곁에 계시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진실되고 간절했다고 한다.

리처드 데이는 “스펄전의 기도의 능력과 그의 개인 기도 생활은 아마도 이 다재자능한 사람이 갖고 있는 가장 탁월한 면이었을 것이다”고 썼다.(p.232) 메트로폴리탄 성전에서 스펄전의 말씀을 들었던 이들은 예배 순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스펄전의 강단 기도였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스펄전 목사님이 대예배 때 강단에서 하신 26편의 기도를 엮은 책을 발견했을 때 나는 무척이나 기뻤고, 지금 그 책 『스펄전의 기도』(생명의말씀사)는 내 손 앞에 있다.


스펄전 목사님이 아내 수산나와 이룬 행복한 가정 생활도 28살 청년인 나에게 많은 위로와 설레임을 안겨 주었다.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는 나에게 하나의 본보기가 되어주었다. 스펄전 목사님이 하나님 나라로 떠나고 난 후, 수산나가 남편을 회상하며 느끼는 감정들과 남편의 초상화를 쳐다보며 내뱉는 흐느낌의 독백(p.114)은 가슴아프면서도 정말 아름다웠다. 이 리뷰를 쓰며 그 부분을 다시 한 번 읽었는데 여전히 가슴이 절절해지고, 스펄전 부부의 사랑을 갈망하게 된다.


스펄전의 훌륭한 성품도 아주 큰 도전을 주었다. 스펄전의 성품은 나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났겠지만, 그 성품을 만드신 이가 예수님이기에 나도 훌륭한 성품을 갖기를 소망하고 용기를 얻게 된다. 나는 스펄전 목사님이 믿었던 바로 그 예수님을 따르고 있으니까.


책의 표지에는 스펄전 목사님을 ‘최후의 청교도, 최고의 설교자’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최고의 설교자라는 데에는 공감하나, 최후의 청교도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 최후의 청교도라는 별칭은 쓰지 말자. 하나님은 또 다른 스펄전과 같은 인물을 이 세상에 보내실 수 있으시니 오히려, 스펄전 목사님 같은 영적 거인들이 시대마다 다시 태어나길 기도하자. 이미 20세기에는 제임스 패커와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님이 청교도를 이어가고 계시지 않은가!

스펄전 목사님은 청교도 중에서도 존 번연의 『천로역정』을 생애 동안 100번 이상 읽었다. 임종 시에는 그의 서재에 7천 권의 청교도 서적이 꽂혀 있을 정도로 청교도를 사랑하셨다. 스펄전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만약 두 사람의 사도들이 더 필요하다면, 조지 휘트필드나 존 웨슬리보다 더 적합한 인물은 없을 것이라고 믿습니다.”(p.122)

스펄전 목사님이 특히 사랑했던 청교도는 조지 휘트필드였다.

“그는 실로 살아 있었다! 휘트필드는 아주 생동적이었고 아주 열렬했으며 모든 날개를 활짝 펴고 힘차게 비상하였으며 강력하였다. 주님 다음으로 내가 닮고 싶은 사람은 바로 조지 휘트필드이다.”(p.123)

스펄전 목사님의 청교도에 대한 열정을 보며 나 역시도 청교도 서적을 읽게 되었다. 조나단 에드워즈의 서적들을 사고, 청교도에 대한 입문서 격인 에롤 헐스의 『청교도들은 누구인가?』를 읽으며, 리차드 백스터와 존 오웬의 서적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토마스 왓슨이나 루이스 베일리의 서적을 구입하여 읽을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강사로서의 인생에서도 배운 점이 있다. 스펄전 목사님은 훌륭한 설교가 어디에서 만들어지는지 알고 있었다. 그 것은 삶의 현장에서 시작되고 성숙해지며 완성된다. 강단에서는 입증된 뿐이다. 설교는 삶의 연장선에 있으며 삶은 설교를 더욱 잘 설명해 주는 각주다. 사랑과 진리를 개인에게 전하는 삶 없이는 위대한 강사가 될 수 없다. 스펄전의 기도는 핵심을 말한다.

“주님께서 아시다시피 저는 지상에서 가장 훌륭한 연사가 되기보다 오히려 그녀의 영혼을 죽음에서 구원하는 도구가 되기를 원합니다.”(p.171)


이 300페이지도 못 되는 책을 읽으며 내가 얻은 유익과 깨달음과 도전은 이루 다 말할 수가 없다. 나는 돈이 생기는 대로 스펄전의 책을 구입해서 정독할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복직 후, 첫 월급을 타면 두 권의 책 『스펄전 목회론』과 『스펄전 신약인물설교』를 사서 읽어야지.

아니다. 크리스챤다이제스트사에서 나온 스펄전 시리즈 『기도와 영적 싸움』『성도와 구세주』『스펄전 묵상론』『스펄전 설교론』『스펄전 전도설교』를 모두 읽어 보고 싶다.


하나님의 천지창조 목적과 인류를 향한 구원 계획에 참여하는 것!

그리고, 치열하게 나 자신의 죄와 싸우는 것!

이 두 가지는 상호보완의 관계이므로 나 자신이 아직 여전히 부족하다고 하여 전도에 힘쓰지 않거나 사회 정의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나 자신이 참으로 연약하고 죄 투성이인 줄 알면서도 감히 찰스 스펄전처럼 살고 싶다고 주님께 기도드린다. 나는 감히 소망한다. 찰스 스펄전 목사님과 같은 인생을 갈망할 뿐만 아니라, 그렇게 살고 싶다고.


이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 젊음의 한창을 달리고 있는 나로서는 소명을 더욱 굳건히 하고, 주님께서 주신 직분의 자리에 충성을 다해야 하리라. “하루의 첫 시간만큼 중요한 시간은 없다. 주님을 섬기는 데 젊은 시절의 초기만큼 중요한 시기는 없다”고 스펄전은 말했다.(p.62) 스펄전은 영적 성장의 시기에 전적으로 공부에 열중했으며 하나님께 헌신했다. 그리하여 밝히 깨달음을 얻었다. 리차드 데이에 의하면 그 모든 깨달음은 묵상을 통해 얻은 것이었다.


나 역시 영적 성장의 시기인 지금(!),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위해 공부하고, 하나님께 헌신을 아끼지 말자. 이 것이 젊은이인 내가 해야 할 일이다. 하늘나라에서의 큰 영광을 위해 이 땅에서의 크고 작은 수고를 기꺼이 감당하자. 찰스 스펄전 목사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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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 - MBC FM '이소라의 음악도시'의 아름다운 101가지 사랑 이야기 그 남자 그 여자 2
이미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미나의 『그 남자 그 여자』는 남자의 마음을 정확히 간파하여 놀랍기도 하고, 알쏭했던 여자의 마음까지 보여주어 속이 시원한 책이다. 이해하지 못해 다투었던 그 때 그 사건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안겨다주는 저자의 통찰은 신비스럽기도 하다. 게다가 연인이 가까워질 수 있고, 서로 이해할 수 있고, 진실로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혜로운 조언이 이야기에 담겨져 있기에 이 책을 읽으며 서로의 관계를 더욱 친밀하게 만들어갈 수 있으며, 신뢰를 쌓아갈 수 있게 한다. 게다가 유머까지 갖추고 있으니 이 책은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다음 얘기가 궁금하여 손에서 책을 놓기가 힘든 책이다. 하지만, 한 번에 다 읽을 순 없다. 조금씩 남겨두어 아껴 읽는 재미가 궁금증보다는 훨씬 크기 때문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정말 재미있거나 유익했던 이야기는 책 모퉁이를 접어가며 읽었다. 그랬더니 다 읽은 후에 101가지의 이야기 중에 37개의 이야기가 접혀져 있다.


그 때의 여자 친구가 맨날 맨날 늦었던 것은 나를 아주 많이 좋아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는다.

“난 원래 지각 같은 거 안 하는데 남자 친구랑 만날 때면 꼭 이래요.

나오려다 보면 앞머리가 이상하고,

나오려다 보면 눈썹이 짝짝이 같고,

또 나오려다 보면 이번엔 신발이 너무 튀는 것 같고..

그렇게 현관을 몇 번 들락거리다 보면 시간은 훌쩍 지나가 버려요.”(p.79)

그랬다. 내가 팔이 참 뽀송뽀송하다고 했더니, 나 만날 때에는 꼭 샤워를 하고 나온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서 지각쟁이 그녀의 마음을 알았어야 했는데... 그래서 또 늦었냐고 핀잔주기보다는 이해하고 너그럽게 대했어야 했는데...

지각했다고 핀잔 받을 땐 잠시 뾰루퉁해졌다가도, 이내 활짝 웃는 모습으로 돌아와 “오빠 오빠!”하던 그녀의 모습이 눈에 어른거리는 날이다.


오래 사귀었다고 하여 너무 자신감 있게(?) 번번이 약속을 어기거나 쉽게 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넌... 왜 나한테 그렇게 자신이 있었을까?

단지 우리가 오래 사귄 사이라서... 였을까?

내가 너를 먼저 좋아했기 때문에?

번번이 약속도 어기고 한 번 연락이 끊어지면 며칠이 지나도록 전화기도 꺼져 있고...

(중략)

지금 이 사람은 편해.

아직 많이 알지 못하지만 같이 있으면 불안하지 않아.”(p.137)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아무리 독한 마음을 먹었다 해도 먼 길을 가기 전엔 한 번쯤 머문 곳을 돌아보게 마련이라는 사실과 여자는 그렇게 딱 한 번 돌아봤을 때 머문 곳이 형편없다 싶으면 다시는 돌아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p.163)


이런 식으로 느끼거나 깨달은 점을 얘기하려면 37가지나 늘어놓아야 하니 이쯤에서 줄이고, 몇 개 챕터의 특징만 언급하고 마치려고 한다.

4장 ‘사랑에 서툰 당신을 위한 열 가지 조언’은 아주 가슴에 와 닿았고, 재미있었고, 유익했다. 아직 사랑에 서툰 나였기 때문일까? 왼손으로 순수가 가득 담긴 편지쓰기, 22개월차 병장 고무신의 혼자서도 잘 노는 이야기 등을 읽으며 내내 마음이 훈훈하고, 즐거웠다.

8장 ‘그 남자 그 여자가 몰랐던 열 가지 진실’은 남자, 여자가 서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착각을 재미있고 멋지게 그려내어 웃기도 하고, 무릎을 치기도 하면서 읽었다.

9장 ‘그리워하다’를 읽는 동안에는 가슴이 저려왔다. 울컥함이 나를 잔잔히 감쌌다. 코끝이 싸아, 하고 찡해지는 순간도 있었다. 나는 이 책을 작년 가을에 읽었으니 거의 일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이별 후 연인들의 그리움을 절절히 느끼며 9장을 읽었던 그 순간이 지금도 기억난다.

10장 ‘나처럼, 너도, 그렇게 지내고 있을까?’는 이별 후의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연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서로를 잊으려고 애쓰는 그들의 모습이 힘겹다. 그래도 지난 해 가을에는 가슴이 절절하면서도 끝까지 읽었는데, 지금은 도저히 10장의 이야기들을 끝까지 읽을 수가 없다. 두 달여 전에 5년을 사귄 여자 친구랑 헤어졌기 때문일테지...


부대에서 이 책은 금서였다. 사랑에 대한 설레임이나 이별로 인한 그리움만 한아름 안겨다주어 군인들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들기 때문이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려 할 때에도 한 후임이 읽지 말라고, 괜히 기분이 꿀꿀해진다고 농담 삼아 말리던 책이었다. 그래도, 사랑 이야기가 재밌고, 이별 이야기가 가슴 찡해서 끝까지 다 읽었다.


전역을 한 지, 두 달이 지난 지금... 다시 이 책을 군데군데 읽어보았다. 이제 정말 이 책이 금서가 되었다. 이 책을 펼쳐서 몇 가지 이야기를 읽어보니, 아련한 그리움과 커피 한 잔 만큼 -커피 한 잔 만큼의 슬픔은 참을 수 있다. 조금씩 조금씩 커피향을 느끼며 마시면 되니까- 의 슬픔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나는 『그 남자 그 여자』2권을 샀다. 그리움과 슬픔을 좀 더 느끼고 싶어서일까? 새로운 사랑의 시작을 바라고 있어서일까? 도무지 모르겠지만, 나는 2권을 곧 다 읽을 것만 같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마법에 걸려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가듯, 나는 이미나씨의 글에 취해 『그 남자 그 여자』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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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바빠서 기도합니다
빌 하이벨스 지음, 김성녀 옮김 / IVP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유익은 저자인 빌 하이벨스 목사님이 제안한 ‘적는 기도’를 실제로 실천하면서 얻은 수많은 기도 응답이었다. 너무 바쁘고 고달프다는 이유로 기도할 수가 없다고 결론짓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임을, 책의 제목이 잘 지적해 준다. 분주한 현대인... 기도를 하지 않고서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바쁘고 고달픈 인생이다. 그래서, 우리가 기도해야 하는 이유는 그야말로 너무 바쁘기 때문이다.


기도하는 습관은 가지기 어려운 것이지만, 우리 인생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다 줄 보물과도 같기에 결코 기도 생활을 포기할 수는 없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부담스러운(?) 주제인 ‘기도’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실제적이고 성경적인 지침을 제시해 준다는 것이다. 나 역시도 실제로 기도 생활이 늘어나고 풍성해져서 기도에 대한 부담을 덜어버리고, 기도의 능력을 하나 둘 체험하고 있다.


최근 9개월 동안 읽은 기도에 관한 책들은 김남준 목사님의 『성화와 기도』, E.M.바운즈 목사님의 『기도의 능력』, 그리고 빌 하이벨스 목사님의 『너무 바빠서 기도합니다』이다.

『성화와 기도』를 통해서 성화의 핵심이 죄를 죽이는 기도를 지속적이고 열렬하게 하는 것임을 깨달았고, 『기도의 능력』을 읽는 동안에는 문자 그대로 기도의 놀라운 능력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리고, 『너무 바빠서 기도합니다』를 읽고 난 후에는 기도하는 것이 좀 더 편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기도 응답을 받은 목록이 늘어나는 것도 기뻤지만, 나중에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조금씩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 훨씬 큰 기쁨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기도는 승리케 하시는 하나님 능력의 창고를 여는 열쇠’이고, 하나님은 나의 기도를 간절히 듣고 싶어하심을 가슴으로 느꼈다. 또한 나는 이미 하나님의 가족이기에 하나님께 우리와 함께 해 달라고 간구할 것이 아니라(항상 함께 계시므로), 다만 우리가 하나님의 임재를 깨닫게 해 달라고, 그 사실 때문에 마음이 든든하게 해 달라고 기도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p.74)


특히 도움을 많이 얻은 것은 기도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었다. 저자는 ACTS 라는 단어로 기도를 하라고 조언한다. ACTS는 네 단어의 조합이다. Adoration(찬미), Confession(고백), Thanksgiving(감사), 그리고 Supplication(간구)의 네 단어를 설명하며 이 내용들을 모두 포함하여 기도하라고 제안한다. 그리고 이러한 ACTS 기도를 노트에 적어보라고 한 제안은 내게 매우 실제적이고 유용한 지침이었다. 종이 한 장에 네 칸을 만들어 각 칸마다 찬미의 글과 죄의 고백을 적고, 그리고 감사하게 여기는 하나님의 축복과 우리의 간구를 적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노트 한 권을 사서 그 노트를 끝까지 쓰는 동안 거의 매일 적는 기도를 실천했었고, 그 때의 많은 기도가 응답되었다. 전역한 후, 두 달 남짓 동안 적는 기도를 거의 못했는데, 다시 한 번 시작할 수 있기를 기도드린다.


이 외에도 도움을 얻은 내용은 많았다. 기도가 응답받지 못한 중요한 이유는 세 가지인데, 우리의 요청이 부적절하거나 아직 시기가 안 되었다는 것, 그리고 기도를 하는 사람의 삶에 뭔가 문제가 있을 수도 있음이 그 3가지 이유이다. 특히 기도 응답을 받지 못하는 경우의 대부분은 기도자의 삶에 어떤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방해 요소를 기도훼방꾼(p.139)으로 부르며 정리해 두었는데, 이 부분도 유익했다. 기도훼방꾼은 실제로 기도하지 않는 것(약 4:3), 고백하지 않은 죄(사 59:2), 해결되지 않은 갈등 관계(벧전 3:7), 이기심(약 4:3), 남을 돌아보지 않는 태도(잠언 21:13), 부적절한 믿음(약 1:5-7) 등이다. 기도 응답을 방해하는 이런 훼방꾼이 나의 신앙 생활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노력했더니 실제로 기도하는 것이 조금 더 수월해졌다.


이 책에서 얻은 또 하나의 큰 유익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한 깨달음이다. ACTS의 구성요소를 ‘적는 기도를 실천하는 것’과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한 일련의 묵상’(11장-14장)이 내가 이 책을 통해 얻은 두 가지 큰 유익이었다. 진정한 기독교란 살아계시고 역동적이며 대화하시는 하나님과의 동행이다. 신앙생활은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님과의 만남이 없으면 신앙생활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저자는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해야 할 일이 삶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빌 하이벨스 목사님은 시간의 중요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진정한 기독교의 핵심 요소는 바로 시간이다. 쓰다 남은 시간 말고, 내버리는 시간도 말고, 질적인 시간, 명상과 묵상과 반추를 위한 시간, 서두르지 않고 방해받지 않은 시간 말이다.”

그러면서 삶의 속도를 늦추기 위한 실제적인 방안으로 일기쓰기를 제안한다. 일기쓰기는 영적 훈련의 방법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나는 2004년 가을에 고든 맥도날드 목사님의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에서 깊은 감명을 받아 일기쓰기를 계속 해 오고 있었다. 일기쓰기가 내면세계를 돌아보고 분주한 일상에 쉼표를 찍고 하나님께 집중하는 데에 유익을 준다는 것을 체험하고 있었기에 나는 일기쓰기 뿐만 아니라, 기꺼이 빌 하이벨스 목사님의 제안대로 적는 기도까지 실천하게 된 것이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은 기독교의 향기가 피어나는 진원지이다. 빌 하이벨스 목사님은 “능력은 침묵의 시간을 통해서 온다. 당신의 인생 행로 전체를 바꾸는 결정들은 보통 지성소를 통해서 나온다. 영적인 온전함의 대적은 바로 분주함이다”고 단언했다. 하나님과의 만남을 위한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한 절대적으로 필요한 준비 단계이다.


성령님의 인도하심은 우리 인생에 절대적으로 중요하기에 우리는 굉장한 관심을 기울여야만 한다. 우리의 영원한 운명과 영적 성장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인도하시려고 할 때, 우리는 그 분의 뜻을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먼저 순종해야 한다. 하나님의 뜻을 반드시 이해하고 행동하려 하는 것은 우리에게 손해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분명하다면, 온전히 우리 자신을 내어드려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순종을 사용하셔서 그 분의 뜻을 이루시는 것이다. 주님의 뜻이 이뤄진 후에야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깊이 이해하게 되곤 한다. 그러므로 주님을 이해하기보다는 순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중요한 문제가 남아 있다. 인도하심은 ‘상당히 사적인 현상’이기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인지, 아니면 사단의 인도함인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느냐의 문제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분명 속이는 영과 악마의 교훈을 따를 수도 있는 것이다(딤전 4:1). 이러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분별하는 것에 대한 얘기들을 다룬 14장은 나에게 특히 유익한 내용이었다. 14장은 빌 하이벨스 목사님이 제안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확신할 수 있는 3가지 기준이 주요 내용이다.

첫째는 성경 말씀과의 일관성이다.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인도하심은 모두 그분의 말씀인 성경과 일관성이 있다. 그러므로 성경을 읽는 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는 제일 중요하고 확실한 방법인 셈이다. 둘째는 하나님이 주신 은사와의 일관성인데,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대체로 하나님이 만드신 그 사람의 됨됨이와 일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도하심이 말씀과 일관됨에도 불구하고, 성령님에게서 온 것이 아닐 수도 있음을 말한다. 셋째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대체로 종됨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인도하심이 돈과 명예와 뽐낼 만한 것들과 시시한 물질들을 약속하는 것이라면 아주 조심해야 한다고 저자는 당부한다.


빌 하이벨스 목사님은 14장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이렇게 덧붙였다.

“하나님의 인도하심 중에 상당수는 당신에게 편안함이냐 거룩한 성품을 키울 것이냐, 돈을 모을 것이냐 먼저 하나님 나라를 구할 것이냐, 세상이 보기에 승자냐 하나님이 보시기에 승자냐 사이에서 선택을 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우리 생활과는 거리가 먼 사변적인 주제가 아니다. 오늘 하루 가운데에도 수없이 마주치게 될 우리의 현실적인 문제인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나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법에 관한 깨달음은 신앙생활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진정한 기독교는 그 분과의 동행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나는 그 분과 동행하기 위해 성경을 묵상하며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열심을 내고 싶었고, 찰스 스탠리의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법』을 부대에서 서적전시회 때에 구입했다. 전역을 해서는 달라스 윌라드의 『하나님의 음성』을 읽고 있으며, 최근에 나온 김남준 목사님의 『하나님과 동행함』이라는 책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기도하는 데에 다시 열심을 내야할 것 같다. 전역 후, 분주한 생활들로 인해 기도 생활이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정말 하나님과 만나기 위한 필수 준비 단계가 삶의 속도를 늦추는 것(11장)이라고 얘기한 빌 하이벨스 목사님의 지적은 정확한 것 같다. 이제 분주함을 내려 놓고, 하나님께 시선을 맞추며 기도하자. 격려가 되고 기도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킬 말이 있다.


“하나님의 귀에는 당신의 목소리보다 더 달콤한 목소리가 없다. 당신의 요청에 온전히 귀를 기울이고 계신 하나님의 관심을 빼앗을 수 있는 것은 우주에 아무 것도 없다.”(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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