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바빠서 기도합니다
빌 하이벨스 지음, 김성녀 옮김 / IVP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유익은 저자인 빌 하이벨스 목사님이 제안한 ‘적는 기도’를 실제로 실천하면서 얻은 수많은 기도 응답이었다. 너무 바쁘고 고달프다는 이유로 기도할 수가 없다고 결론짓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임을, 책의 제목이 잘 지적해 준다. 분주한 현대인... 기도를 하지 않고서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바쁘고 고달픈 인생이다. 그래서, 우리가 기도해야 하는 이유는 그야말로 너무 바쁘기 때문이다.


기도하는 습관은 가지기 어려운 것이지만, 우리 인생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다 줄 보물과도 같기에 결코 기도 생활을 포기할 수는 없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부담스러운(?) 주제인 ‘기도’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실제적이고 성경적인 지침을 제시해 준다는 것이다. 나 역시도 실제로 기도 생활이 늘어나고 풍성해져서 기도에 대한 부담을 덜어버리고, 기도의 능력을 하나 둘 체험하고 있다.


최근 9개월 동안 읽은 기도에 관한 책들은 김남준 목사님의 『성화와 기도』, E.M.바운즈 목사님의 『기도의 능력』, 그리고 빌 하이벨스 목사님의 『너무 바빠서 기도합니다』이다.

『성화와 기도』를 통해서 성화의 핵심이 죄를 죽이는 기도를 지속적이고 열렬하게 하는 것임을 깨달았고, 『기도의 능력』을 읽는 동안에는 문자 그대로 기도의 놀라운 능력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리고, 『너무 바빠서 기도합니다』를 읽고 난 후에는 기도하는 것이 좀 더 편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기도 응답을 받은 목록이 늘어나는 것도 기뻤지만, 나중에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조금씩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 훨씬 큰 기쁨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기도는 승리케 하시는 하나님 능력의 창고를 여는 열쇠’이고, 하나님은 나의 기도를 간절히 듣고 싶어하심을 가슴으로 느꼈다. 또한 나는 이미 하나님의 가족이기에 하나님께 우리와 함께 해 달라고 간구할 것이 아니라(항상 함께 계시므로), 다만 우리가 하나님의 임재를 깨닫게 해 달라고, 그 사실 때문에 마음이 든든하게 해 달라고 기도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p.74)


특히 도움을 많이 얻은 것은 기도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었다. 저자는 ACTS 라는 단어로 기도를 하라고 조언한다. ACTS는 네 단어의 조합이다. Adoration(찬미), Confession(고백), Thanksgiving(감사), 그리고 Supplication(간구)의 네 단어를 설명하며 이 내용들을 모두 포함하여 기도하라고 제안한다. 그리고 이러한 ACTS 기도를 노트에 적어보라고 한 제안은 내게 매우 실제적이고 유용한 지침이었다. 종이 한 장에 네 칸을 만들어 각 칸마다 찬미의 글과 죄의 고백을 적고, 그리고 감사하게 여기는 하나님의 축복과 우리의 간구를 적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노트 한 권을 사서 그 노트를 끝까지 쓰는 동안 거의 매일 적는 기도를 실천했었고, 그 때의 많은 기도가 응답되었다. 전역한 후, 두 달 남짓 동안 적는 기도를 거의 못했는데, 다시 한 번 시작할 수 있기를 기도드린다.


이 외에도 도움을 얻은 내용은 많았다. 기도가 응답받지 못한 중요한 이유는 세 가지인데, 우리의 요청이 부적절하거나 아직 시기가 안 되었다는 것, 그리고 기도를 하는 사람의 삶에 뭔가 문제가 있을 수도 있음이 그 3가지 이유이다. 특히 기도 응답을 받지 못하는 경우의 대부분은 기도자의 삶에 어떤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방해 요소를 기도훼방꾼(p.139)으로 부르며 정리해 두었는데, 이 부분도 유익했다. 기도훼방꾼은 실제로 기도하지 않는 것(약 4:3), 고백하지 않은 죄(사 59:2), 해결되지 않은 갈등 관계(벧전 3:7), 이기심(약 4:3), 남을 돌아보지 않는 태도(잠언 21:13), 부적절한 믿음(약 1:5-7) 등이다. 기도 응답을 방해하는 이런 훼방꾼이 나의 신앙 생활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노력했더니 실제로 기도하는 것이 조금 더 수월해졌다.


이 책에서 얻은 또 하나의 큰 유익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한 깨달음이다. ACTS의 구성요소를 ‘적는 기도를 실천하는 것’과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한 일련의 묵상’(11장-14장)이 내가 이 책을 통해 얻은 두 가지 큰 유익이었다. 진정한 기독교란 살아계시고 역동적이며 대화하시는 하나님과의 동행이다. 신앙생활은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님과의 만남이 없으면 신앙생활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저자는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해야 할 일이 삶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빌 하이벨스 목사님은 시간의 중요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진정한 기독교의 핵심 요소는 바로 시간이다. 쓰다 남은 시간 말고, 내버리는 시간도 말고, 질적인 시간, 명상과 묵상과 반추를 위한 시간, 서두르지 않고 방해받지 않은 시간 말이다.”

그러면서 삶의 속도를 늦추기 위한 실제적인 방안으로 일기쓰기를 제안한다. 일기쓰기는 영적 훈련의 방법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나는 2004년 가을에 고든 맥도날드 목사님의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에서 깊은 감명을 받아 일기쓰기를 계속 해 오고 있었다. 일기쓰기가 내면세계를 돌아보고 분주한 일상에 쉼표를 찍고 하나님께 집중하는 데에 유익을 준다는 것을 체험하고 있었기에 나는 일기쓰기 뿐만 아니라, 기꺼이 빌 하이벨스 목사님의 제안대로 적는 기도까지 실천하게 된 것이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은 기독교의 향기가 피어나는 진원지이다. 빌 하이벨스 목사님은 “능력은 침묵의 시간을 통해서 온다. 당신의 인생 행로 전체를 바꾸는 결정들은 보통 지성소를 통해서 나온다. 영적인 온전함의 대적은 바로 분주함이다”고 단언했다. 하나님과의 만남을 위한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한 절대적으로 필요한 준비 단계이다.


성령님의 인도하심은 우리 인생에 절대적으로 중요하기에 우리는 굉장한 관심을 기울여야만 한다. 우리의 영원한 운명과 영적 성장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인도하시려고 할 때, 우리는 그 분의 뜻을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먼저 순종해야 한다. 하나님의 뜻을 반드시 이해하고 행동하려 하는 것은 우리에게 손해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분명하다면, 온전히 우리 자신을 내어드려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순종을 사용하셔서 그 분의 뜻을 이루시는 것이다. 주님의 뜻이 이뤄진 후에야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깊이 이해하게 되곤 한다. 그러므로 주님을 이해하기보다는 순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중요한 문제가 남아 있다. 인도하심은 ‘상당히 사적인 현상’이기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인지, 아니면 사단의 인도함인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느냐의 문제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분명 속이는 영과 악마의 교훈을 따를 수도 있는 것이다(딤전 4:1). 이러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분별하는 것에 대한 얘기들을 다룬 14장은 나에게 특히 유익한 내용이었다. 14장은 빌 하이벨스 목사님이 제안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확신할 수 있는 3가지 기준이 주요 내용이다.

첫째는 성경 말씀과의 일관성이다.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인도하심은 모두 그분의 말씀인 성경과 일관성이 있다. 그러므로 성경을 읽는 것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는 제일 중요하고 확실한 방법인 셈이다. 둘째는 하나님이 주신 은사와의 일관성인데,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대체로 하나님이 만드신 그 사람의 됨됨이와 일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도하심이 말씀과 일관됨에도 불구하고, 성령님에게서 온 것이 아닐 수도 있음을 말한다. 셋째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대체로 종됨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인도하심이 돈과 명예와 뽐낼 만한 것들과 시시한 물질들을 약속하는 것이라면 아주 조심해야 한다고 저자는 당부한다.


빌 하이벨스 목사님은 14장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이렇게 덧붙였다.

“하나님의 인도하심 중에 상당수는 당신에게 편안함이냐 거룩한 성품을 키울 것이냐, 돈을 모을 것이냐 먼저 하나님 나라를 구할 것이냐, 세상이 보기에 승자냐 하나님이 보시기에 승자냐 사이에서 선택을 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우리 생활과는 거리가 먼 사변적인 주제가 아니다. 오늘 하루 가운데에도 수없이 마주치게 될 우리의 현실적인 문제인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나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법에 관한 깨달음은 신앙생활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진정한 기독교는 그 분과의 동행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나는 그 분과 동행하기 위해 성경을 묵상하며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열심을 내고 싶었고, 찰스 스탠리의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법』을 부대에서 서적전시회 때에 구입했다. 전역을 해서는 달라스 윌라드의 『하나님의 음성』을 읽고 있으며, 최근에 나온 김남준 목사님의 『하나님과 동행함』이라는 책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기도하는 데에 다시 열심을 내야할 것 같다. 전역 후, 분주한 생활들로 인해 기도 생활이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정말 하나님과 만나기 위한 필수 준비 단계가 삶의 속도를 늦추는 것(11장)이라고 얘기한 빌 하이벨스 목사님의 지적은 정확한 것 같다. 이제 분주함을 내려 놓고, 하나님께 시선을 맞추며 기도하자. 격려가 되고 기도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킬 말이 있다.


“하나님의 귀에는 당신의 목소리보다 더 달콤한 목소리가 없다. 당신의 요청에 온전히 귀를 기울이고 계신 하나님의 관심을 빼앗을 수 있는 것은 우주에 아무 것도 없다.”(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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