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세계관 뒤집기 믿음의 글들 161
성인경 지음 / 홍성사 / 1998년 4월
평점 :
절판


세계관이란 이 세계의 근본적 구성에 대해 우리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견지하고 있는 일련의 전제(혹은 가정)들이다. 저명한 기독교 사상가인 제임스 사이어는 자신의 저서 『기독교 세계관과 현대 사상』의 서문에서 '누구나 지적으로 완전한 자각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세계관을 탐구할 뿐 아니라, 자신의 세계관도 탐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제임스 사이어의 이 말은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러 분야의 서적들을 읽으며, 서서히 지적으로 자각한다는 것의 의미를 어렴풋이 깨달아가던 나에게 제임스 사이어는 확실한 방향 감각을 갖출 수 있게 '세계관'이라는 화두를 던져 준 것이다.

세계관, 이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안경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어떤 일련의 가정들을 갖고 있다. 신이 있다고 믿으면 유신론자가 되는 것이다. 신이 없다고 믿는다면 자신은 이미 무신론이라는 가정을 갖고 있는 게다.

세계관을 공부하는 것은 우리에게 더 큰 자유를 준다. 하나님의 나라가 교회 내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온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성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영화를 보는 것, 친구와 잡담하는 것, 놀러 가는 것 모두가 영적인 것임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율법주의로부터 더욱 자유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관 책은 다소 어렵다. 세계관의 대표적 입문서인 제임스 사이어의 『기독교 세계관과 현대 사상』의 차례를 보면, 이신론, 자연주의, 허무주의, 범신론적 일신론 등 세계관이나 사상에 관심이 없던 이라면 다소 생소한 단어들이 주를 이룬다. 이렇게 세계관에 완전 초보인 사람을 위한 책을 하나 꼽으라면, 나는 성인경 씨의 『나의 세계관 뒤집기』추천한다.

성인경씨 자신이 라브리(프란시스 쉐퍼가 세운 세계관 학교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공동체에서 세계관을 배워 가는 내용이라 기독교 세계관을 딱딱하게 정리한 책들과는 구분된다. 그러면서도 내용이 극히 부실하진 않다. 물론 이 한 권으로 세계관을 정리하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 그저 세계관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다.

'가지보다 둥치를 먼저'라는 제목의 7장은 이 책의 핵심이라고 봐도 좋을 듯 하다. 노하우 중독증의 폐해를 제시하며 기독교인이 갖추어야 할 인식론적 방법(경험적 인식, 과학적 인식, 관념적 인식과 더불어 기독교인은 하나님의 언약적 인식을 추가해야 한다.)을 설명하고, 짧게나마 포스트모던시대의 특징인 상대주의를 언급하며 절대적 진리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절대적 진리는 바로 기독교적 세계관이다. 그 기독교적 세계관을 유명한 도이벨트의 '창조, 타락, 구속'이라는 세 가지 패러다임으로 제시한다. 아주 기초적이지만, 중요한 내용이기에 7장만 모조리 습득해도 세계관의 입문자라면 상당한 기반을 닦을 수 있을 것이다.

나머지 장은 성인경 씨의 개인적 얘기가 있고, 프란시스 쉐퍼와 C.S.루이스에 대한 장을 하나씩 두어 그들에 대한 약간의 기초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역사와 문화를 대하는 태도를 제시하기도 한다. 제일 마지막 장인 '가정은 추억의 박물관'에서는 건전한 가정 문화와 부부간의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성인경 씨가 바라는 가정 문화를 꼭 만들어 보리라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세계관 완전 초보를 위한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이다. '차마시는 것이 영적인가?' 이 질문에 금방 답변을 하지 못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무릎을 칠 수 있을 것이므로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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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ntier0302 2005-04-11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또한 '차마시는 것이 영적인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하여 이 책을 넘겨가기 시작했지요 ^^
이 책... 완전 강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