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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착하게 벌 수는 없는가 - 깨어있는 자본주의에서 답을 찾다
존 매키 & 라젠드라 시소디어 지음, 유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동생이 좋아하는 과자가 갈 때마다, 가는 슈퍼마다 보이지 않는다. 나는 드디어 그 과자가 단종됐다고 생각했지만, 며칠 뒤에 본 과자가 반가운 마음에 두 봉지를 집어들었고, 거기에는 증량되었다는 문구가 크게 적혀있었다. 가격도 함께 증량했다는 문구는 없다.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마케팅의 일부덕분에 의심의 눈을 가늘게 뜨게 된다.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하는 또 한가지가 있다. 바로 자본주의다.
자본주의란 단어에서 느껴지는 불쾌함은 손으로 꼽을 수 없는 모든 문제의 원인으로 꼽히기도한다. 자본주의의 근본이, 가장 중요한 가치를 돈에 두고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 돈 보다 먼저 난 것처럼 보이는 건 거의 없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이는 원래 자본주의의 변형된 모습이다.
목적이란 참 중요하다. 체중 감량을 할 때도 그냥 하는 것과 그를 이뤄야만 하는 이유가 꼭 있을 때의 성취도가 다른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기업은 목적을 무조건 돈돈돈이 아니라 사람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런 목적은 직원들이 회사에 애정을 쏟게 될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냥 시간되서 왔다가 시간이 되기만을 기다리는것과 애정을 가지고 일에 충실하는 직원, 회사는 어떤 사람을 원할까? 그건 회사의 목적에 달렸는 지도 모른다.
사우스웨스트는 보통 사람들이 비행기를 쉽게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었고, 구글은 세상 정보를 체계화하여 쉽게 접근하고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
이처럼 위대한 기업에는 목적이 있다. 그 목적을 향하는 과정에서 부가 따르는 것이 그 특징이다. 가는 길이 멀다보니 목적을 잊은건지 목적지를 지나쳤다고 생각하는지 그 목적을 끝까지 지니고 있는 기업을 찾아보기는 드물지만, 분명히 그것을 실천하며 세상을 바꾸는 깨어있는 기업들이 있다.
착하게 돈 버는 법은 거기에서부터 시작한다.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마찬가지로 고객의 행복은 수익창출의 수단이 아닌 궁극적인 목표로 보아야 한다. 고객을 수단으로 생각하는 기업은 공감대 형성, 서비스에 대한 헌신, 고객 니즈에 대한 이해 등 여러면에서 고객을 목적으로 대하는 기업과 큰 차이를 보인다. - p.133
깨어있는 기업에는 많은 이해 관계자들이 있다. 고객이 있고, 투자자가 있고 또 잊기 쉬운 공급자도 있다. 깨어있는 기업은 공급자에게 투자하며 성장을 지원한다. 직원과 마찬가지로 이는 관계를 끈끈히하며 서로에게 장기적으로 이롭다. 또한 국가적으로 봤을 때도 좋은 일이다. 최근 대기업이 늘어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살짝 갸우뚱했지만 개어있는 기업처럼 기업과 공급자가 서로 끌어주는 관계로 대기업이 되서 단번에 긍정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언젠가 인간이 먹이사슬 상층에서 동식물을 해치는 책임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는데, 이처럼 인간은 혼자 살지 못하기에 공동체안에서 부족한 곳을 채우고 나누며 산다. 깨어있는 기업이 그러하듯.
내가 평소 가끔씩 떠올리던 생각과 같아서 구구절절 빠르게 읽어내려갔다. 두꺼운 두께에 놀랐던 처음의 걱정과 착하게 돈 벌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의아함이 읽어내려갈 수록 풀려갔다. 깨어있는 기업은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를 닮은 듯도 하다. 트레버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실천하라는 숙제에 한명이 세사람에게, 도움을 받은 세사람은 각각 또 다른 세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발표한다.
깨어있는 기업은 직원을 신경써주고, 직원은 고객을 행복하게 하고 기업은 고객에게 믿음과 애정을 바탕으로 한 이윤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우리 가정 내의 누구나 고객이 될 수도 있고, 직원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사회의 구성원들이 서로를 배려해준다면 결국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당장 이런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외칠 수는 없겠지만, 이런 생각으로 착하게 돈을 벌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환기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조금 비약인가? 그래도 깨어있는 기업이 늘어난다면 일하기 싫고, 직장에 가기 싫은 월요병 진단은 좀 줄어들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