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두뇌를 깨우는 마법놀이 - 아이와 엄마가 함께하는 0~3세 두뇌 트레이닝
가토 토시노리 외 지음, 이민영 옮김 / 비타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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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이 정말 자극적이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에게 아이가 잘 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는 데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더군다나 두뇌를 깨워준다고 하니 건강하고 , 똑똑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부모 입장에서는 귀가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을 처음 대했을 때의 나의 속마음이 그랬다. 놀이를 통해 아이의 두뇌를 자극하는 좋은 방법을 찾기를 바란것이다. 하지만, 이 책 어디에도 마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어쩌면, 이 책 뿐만이 아니라 모든 육아서적에 마법이라는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저, 얄팍한 상술에 당했구나 라는 생각을 할 뿐이다.

 

아이들의 뇌를 전공한 소아과 전문의를 비롯한 네명의 전문가가 공동으로 쓴 이 책은  아이의 두뇌는 3세 이전에 결정된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다른 책에서도 아이의 두뇌는 마치 스폰지와 같기 때문에 모든 것을 무한대로 흡수할 수 있는 시기라고 말하고 있다. 그만큼, 유아기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걸 조기교육이라는 말과 혼동해서는 안된다. 어린 나이에 방대한 양의 정보를 주입하다 보면 자칫 혼란만 가중시킬 우려가 있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아이의 두뇌 훈련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데, 솔직히 말해서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대다수의 내용은 기존의 다른 책과 다를 것이 전혀 없는 평이한 내용의 반복이었고, 그 내용들조차 모호하기 짝이 없었다.  연령별 , 시기별에 걸 맞는 적합한 놀이와 구체적인 자극 방법. 그 놀이가 아이의 두뇌 및 성장 발달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이 그 저 '이런 놀이가 좋다'라는 식의 모호한 내용만 반복할 뿐이다. 그런 반복속에서 나는 서서히 싫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더 이상 나에게는 유익한 정보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다. 부모조차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데, 그 내용을 아이에게 어떻게 접목할 지 한심스러웠기 때문이다.

 

육아서는 많다. 모든 육아서의 공통적인 주장은 사랑이라고 얘기한다. 엄마 혹은 아빠의 사랑. 진실된 마음. 이것이 가장 훌륭한 교육이라고 말하고 있다. 나 또한 아이를 키우면서 무척이나 공감하고 있는 내용이지만, 그것이 항상 뜻대로만은 되지 않는다. 물론 사랑이 모자라서 그렇다는 말이 아니다. 육아라는 것인 생각처럼, 책에 있는 내용처럼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항상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어떨때에는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럴 때 마다 부모가 사랑이 부족해서 라고 말한다면 이 세상에는 단연코 훌륭한 부모는 찾아보기 힘들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평의한 육아서가 아닌 조금은 혁신적인 내용이기를 바랬는데, 그렇지 못한대서 오는 실망감이 무척컸다. 하지만, 이 책에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있었다. 바로, 모든 놀이와 교육은 시작 과 시기는 '하고 싶을 때'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 말이 참 모호하게 들렸는데, 자꾸 반복해서 읽다 보니 그런것 같기도 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밥을 언제 먹어야 라는 질문에는 '배가 고플 때'라는 말이 가장 정답인것처럼 말이다.(과연 그럴까?) 또한, 중간 중간에 나오는 간접광고도 그다지 좋게만 보이지는 않았다. 아무리 협찬이 있다고는 하지만, 육아서에서 내용과 별 상관도 없는 부분에 상품 광고가 나오다 보니 소비자에게 판단의 기회를 흐리게 만드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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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아기 분도그림우화 18
오스카 와일드 지음, 김영무 옮김 / 분도출판사 / 198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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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도 출판사의 두번 째 동화책을 읽었습니다. 이번 책도 역시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이네요. [저만알던 거인]을 의외로 재미있게 읽었던 탓에 [별아기]라는 작품을 과감하게 선택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내용은 전형적인 아름다운 동화책 입니다. 가난한 농부 두 명이 밤길을 걷다가 하늘에서 빛나는 무엇인가가 떨어지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보석인줄 알고 열심히 달려가 보니 황금 빛 보자기에 쌓여진 아기 였습니다. 한 농부는 그 아이를 보고 그냥 가려고 하지만, 다른 농부는 아무리 자기가 힘들어도 아이를 버리고 갈수는 없다며, 자신의 집에 데려가 키우게 됩니다. 여기 까지 읽고는 이거 혹시 하늘에서 떨어진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만, 다행히도 그렇지는 않더군요.





하늘에서 떨어진 아이는 자신의 출생에 걸맞게 아주 아름다운 아이로 자랐습니다. 주위의 모든 시선을 사로 잡을 만큼 뛰어 난 외모를 자랑했고, 많은 이 들이 그 아이의 말을 따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생긴것 과는 다르게 성격은 아주 모난 아이로 자랐습니다. 자신만을 알고,타인을 존중할 줄 모르는 나뿐 아이가 되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별아기 에게 자신의 친모임을 주장하는 여인이 나타납니다. 그 여인은 별아기의 엄마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지저분하고 추하게 생긴 걸인 이었답니다. 별아기의 출생신분이 밝혀지는 순간 이었는데, 별아기는 끝내 걸인 여인이 자신의 어머니라는 것을 받아 들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저분한 여자라고 문전박대를 하게 됩니다. 고약한 성질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답니다. 자신의 출생신분을 거부한 별아기. 자신의 어머니를 쫒아 버린 별아기는 그 때부터 자신을 감싸고 있던 광채를 잃게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외모를 자랑했던 별아기는 자신에게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을 의아하게 여기며, 자신의 얼굴을 냇물에 비추어 보게 됩니다. 물 속에는 그렇게 아름답던 얼굴의 별아기는 온데간데 없고 세상에서 가장 추한 외모를 가진 걸인의 모습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 순간 별아기는 모든 것을 깨닫게 됩니다. 자신의 어머니를 부정하는 순간 자신을 감싸고 있던 광채도 동시에 사라져 버렸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못된 성격을 반성하게되면서 어머니를 찾아 먼 길을 떠나게 됩니다. 이제서야 진정한 별아기로 거듭태어나게 된거지요.





몇 년동안을 어머니를 찾아 헤매지만 끝내 어머니를 만나지는 못합니다. 모든 것을 포기할 무렵 어느 성에 들어간 별아기는 고약한 마법사에게 잡히는 신세가 됩니다. 마법사에게 붙잡혀서 온갖 착취를 당하는 별아기 였지만, 자신 보다는 오히려 불쌍한 걸인들을 위해 동정을 할줄 아는 착한 마음씨는 보이게 됩니다. 자신에게 있던 고약한 마음씨를 완전히 털어버리게 된거지요. 자신의 목숨까지 위태로울줄 알면서도 구걸하는 걸인에게 자비를 베풀 던 별아기는 드디어 자신이 찾아 헤매던 어머니를 만나게 됩니다. 바로 구걸하던 여인이 그토록 헤매던 자신의 어머니였던 것입니다. 그 순간 별아기는 그동안 잃었던 자신의 광채를 찾게 됩니다.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별아기. 자신의 친부모는 사실 그 성의 왕과 왕비였습니다. 별 아기는 잃어버렸던 아름다운 외모에 타인을 사랑할 줄 아는 고운 마음씨까지 갖춘 진정한 별아기로 태어나게 된 것입니다. 그 후 별아기는 자신의 친부모와 함께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다는 아름다운 이야기 랍니다.






이번 책은 삽화도 상당히 독특합니다. 그리고, 분도 출판사만의 자랑거리( ? ) 인 원서가 책의 뒷편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보이시죠? 원스 어폰어 타임으로 시작하는 원문 ^^ 아이들에게 유익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물론 저에게 질문하는 것은 일절 사절해야 겠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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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 5 (양장) - 셜록 홈즈의 모험 셜록 홈즈 시리즈 5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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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셜록홈즈의 단편 모음집이다. 셜록 홈즈의 모험이라는 제목아래 총 12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어린 시절 문고판으로 읽었던 작품들이 이제부터 슬슬 나오기 시작하는 것 같다. 손바닥 만한 책을 가지고 다니며 흠뻑 취했던 셜록 홈즈를 다시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설레이는 순간이었다. 추리소설이라는 특성상 앞선 장편과 달리 호흡이 짧은 단편이기 때문에 그 완성도에 의심을 품을수 있겠지만, 역시나 코난도일의 솜씨는 단편에서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긴박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셜록 홈즈를 읽고 있으면, 작가의 사실성에 놀라곤 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사건들이 전부 사실은 아닐지라도 홈즈와 그의 파트너 왓슨만은 꼭 실존인물일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아마도 작가의 세심한 묘사 때문일 것이다. 또한 셜록홈즈라는 인물이 단 몇  편의 작품에 의해 탄생한 인물이 아닌 오랜 시간과 많은 작품을 통해 서서히 완성되어진 인물이기 때문에 마치 실존했던 인물로 착각 하게 되는 것 같다. 코난도일은 모든 사건을 명쾌하게 해결하는 홈즈만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 의 작품에는 홈즈의 실패담도 포함되어 있다. 물론, 치명적이거나 자신의 추리력을 뛰어 넘는 난해한 사건에 굴복하는 모습은 아닐지언정 인간이기에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묘사하고 있는 것도 홈즈의 사실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이 번 단편집에 실린 작품중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에서 처럼 홈즈는 사건의 배후를 밝히는 데에는 성공하지만, 의뢰인의 신변을 보호하는 데에는 실패하고 만다. [보헤미아 왕국 스캔들]에서도 사건을 완벽하게 해결하지는 못하지만,의뢰인과 상대 여성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게된다 .하지만 홈즈는 이 사건의 핵심이었던 아이런 애들러라는 여성을 통해 그동안 자신이 가졌던 여성의 편견에서 조금은 벗어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번 작품집의 특징은 일상의 소소함에 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않기 위해 벌이는 소동을 그린 [입술 비뚤어진 사나이]와 보석을 삼켜버린 거위의 이야기 [푸른 카벙클] , 결혼식 당일에 사라져 버린 신랑을 찾는 이야기[신랑의 정체] , 반대로 결혼 직후 사라져 버린 신부를 찾는 [귀족 독신남]등은  거대한 범죄 조직이 가담한 무시무시한 사건이 아닌, 우리 일상에서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들을 소재로 삼고 있다. 물론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우리 나라에서는 발생하기 힘든 사건이기는 하지만,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들이다. 12편의 짧은 이야기들 속에서도 홈즈의 모습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물론 그의 영원한 친구 왓슨또한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듯 했다. 이제 서서히 홈즈의 이야기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과연 언제쯤 그의 천적 모리어티 교수와의 대결이 펼쳐질까? 아마도 다음 편 정도에서는 그 결과를 알 수 있을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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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 - 2단계 문지아이들 8
수지 모건스턴 지음, 김예령 옮김, 미레유 달랑세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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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모건스턴

늘어진 미키마우스 티셔츠를 아무렇지도 않게 입는 엄마. 프랑스의 세계적인 아동문학가. 유태계 미국인으로 1945년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났으며, 미국, 이스라엘, 프랑스에서 공부했다. 프랑스 수학자인 남편과 결혼한 후 프랑스 남부 니스에 정착했다.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니스-소피아-앙티폴리 대학에서 비교 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프랑스인 남편의 영향으로 프랑스어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두 딸을 기르면서부터 어린이 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1979년에 처음으로 히브리어 알파벳 책을 출간했고, 이후 그림 동화에서부터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써왔다. 그녀의 글은 엉뚱하면서도 재치 있고 유머와 위트가 넘쳐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톰텐 상, 크로너스 상, 밀드레드 L. 배첼더 상 등의 많은 상을 수상했고, 2005년에는 문화예술 공로훈장을 수여받았다.

지금까지 지은 책으로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아이들에게 교과서에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가르침을 주는 할아버지 노엘 선생님의 이야기『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를 비롯하여 자신이 실제로 겪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소설 『사랑이 지구를 돌게 한다』, 『엉뚱이 소피의 못 말리는 패션』,『우리 선생님 폐하』,『공주도 학교에 가야 한다』,『0에서 10까지 사랑의 편지』,『박물관은 지겨워』, 『내 생애 최고의 캠핑』[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 ]등이 있다.[YES24 제공]

 

새 학기가 시작되면 많은 설레임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친구와 같은 반이 되기를 바라는 소망은 여지 없이 무너지기 마련이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어울렸던 친구들과 같이 반이 된다면 천만 다행이다. 짝꿍은 어떤 아이가 될지도 고민거리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년동안 같이 할 담임선생님이 어떤 사람일까에 대한 것이다. 새로 시작하는 1학년이 아닌 이상 어느정도 선생님들에 대한 소문이 나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제발 이 선생님만은 우리 담임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기 마련이다. 나 또한 초등학교 시절을 돌이켜 보면 매 학년마다 담임 선생님에 대한 기대가 컸었다. 그 중 가장 보편적인 것은 나이 많은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 이왕이면 이쁘고 젊은 여자 선생님이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아무래도 나이 많은 남자 선생님은 무섭다는 것이 그 시절 보편적인 개념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사실이었다.

 

새학기가 시작되며 아이들은 새로운 담임 선생님을 기다린다. 하지만, 아이들앞에 나타난 선생님은 기대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할아버지 선생님 노엘이었다. 사방으로 뻐친 흰머리에 깊은 주름, 그리고 축구공만한 배까지 아이들을 실망시키에는 거의 완벽한 조건의 선생님이었다. 울것같은 심정인 아이들의 마음을 아는지, 노엘 선생님은 아이들과의 첫 대면에서 선물을 한보따리 펼쳐보인다. 그 속에서 나온 선물들은 카드 꾸러미였다. 조커라고 표시되어 있는 카드에는 여러가지의 문구들이 적혀 있었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 , '떠들고 싶을 때 쓰는 카드' , '늦잠을 자고 싶을 때 쓰는 카드' , '벌 받기 싫을 때 쓰는 카드' 등등.... 처음 보는 카드에 아이들은 적잖이 당황하게 된다. 그리고, 의문을 갖게 된다. 과연 이 카드들을 어떻게 써야 되는 것인지. 그리고, 이 카드를 정말로 써도 되는 것인지.... 선생님은 카드에 이어 또다른 선물을 준비한다. 찰스 디킨스의 [데이비드 카퍼필드]라는 책이다. 이 책을 매일 매일 읽어야 하는 것이 숙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책을 읽기 싫을때 쓰는 카드'는 없었다.  당황해 하던 아이들이었지만, 서서히 선생님의 진심을 알게 된다. 반신반의 하며 카드를 사용한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단 한번의 예외도 없이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켜 나간다. 수업이 지루하면 '수업시간에 춤추고 싶을때 쓰는 카드'를 사용한다. 노래를 부르고 싶으면 '노래를 부르고 싶을 때 쓰는 카드'를 사용하면 된다. 그러면, 노엘 선생님은 수업을 멈추고 춤추며 노래를 한다.아이들은 처음으로 대해보는 낯선 수업방식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노엘선생님의 마음을 알게되고,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존재해 온 관습이라는 것은 무서운 것이다. 형식을 파괴하는 수업방식에 반기를 든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학교의 교장 선생님이다. 나이가 많은 여자 교장선생님은 노엘 선생님의 어처구니 없는 수업방식에 항상 불만을 품고, 선생님을 쫒아 버릴 궁리만을 한다. 하지만 노엘 선생님은 그런 교장 선생님마저도 포용하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이라는 큰 괴리감은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 극복하기에는 너무도 크고 깊었다. 어느 날, 학생들은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를 동시에 사용한다. 단 한면을 제외한 모든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게 된 것이다. 노엘 선생님은 유일한 출석자인 한 학생과 장기를 두면서 수업을 진행하다. 교장 선생님에게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결국 노엘 선생님은 규칙과 관습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 채 아이들과 작별을 하게 된다.아이들이 노엘선생님에게 준 작별 선물은 '선생님에게 뽀뽀하기'라는 조커다. 어떤 아이도 사용하지 않았던 조커를 모든 아이가 동시에 사용한것이다. 선생님은 아이들 모두에게 뽀뽀를 받으며 작별을 하게 된다.

 

조커는 카드놀이도중 어쩔 수 없는 경우에 사용하는 임시 방편의 카드다. 조커만 사용하게 되면 어떠한 궁지에 빠졌어도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 순간 뿐이다. 궁극적인 문제까지 해결해 줄수는 없다. 또 다른 난관에 빠지게 되면 또 다른 조커를 사용하던가, 아니면 스스로 그 난관을 벗어나야 한다. 인생에는 수 많은 조커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조커의 존재를 잊고 살아간다. 조커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 채 살아가면서 사용해야 하는 필요한 순간에는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조커는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 주는 궁극적인 수단은 아니다.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 문제의 해결은 오로지 우리들의 몫일 뿐이다. 우리 인생에 조커라는 선물을 주 노엘 선생님. 실제로 노엘이라는 이름은 프랑스어로 크리스마스를 뜻한다고 한다. 노엘 선생님은 우리에게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와 같이 커다란 선물을 주고 가셨다. 우리 삶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조커라는 것. 또한 그 조커를 적절히 이용할 줄 알아야 만 한다는 것. 조커라는 것은 52중의 카드외에 별도로 주어진 여벌의 카드가 아닌, 살아가면서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낼수 있는 무수히 많은 카드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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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문지아이들 80
이윤학 지음, 전종문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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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작품으로는 시집 <먼지의 집>, <붉은 열매를 가진 적이 있다>, <나를 위해 울어주는 버드나무>, <아픈 곳에 자꾸 손이 간다>, <꽃 막대기와 꽃뱀과 소녀와>, <그림자를 마신다>, 산문집 <거울을 둘러싼 슬픔>, <푸른 자전거>, <환장>, 소설 <졸망제비꽃>, 어른을 위한 동화 <내 새를 날려줘>, 장편동화 <별> 등이 있다. 감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 출처: 반디앤루니스]

 

시인으로만 알고 있었던 이윤학의 책이다.시인들 중에 의외로 동화책을 쓰는 사람들이 많다. 동시를 쓰는 사람들도 많고. 그만큼 시인의 감수성은 투명하다고 판단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시를 많이 써서 아이의 감수성을 그대로 간직한 건지, 아이들의 순수함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시를 쓸수 있는 것인지는 모를일이다. 어쩌면 둘 다에 해당할수도 있겠다.

 

왕따가 사회적 문제가 된지도 이미 오래다. 이 작품이 출판된게 2006년임을 가만하면 벌써 5년이 지난 일이다. 지금은 이미 왕따라는 것이 학교내 혹은 어느 집단내에서 의례 존재하는 문화로 정착되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미 정착되었기에 크게 문제화되지 않는 것이지 , 논란거리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 극단적인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서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어떠한 일이든 자신이 직접 당하지 않으면 그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나의 학창시절에는 왕따라는 말이 존재하지 않았지만, 그와 비슷한 형태의 따돌림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다. 물론 그것이 지금처럼 조직적이고 치밀하고 무서웠던 것은 아니지만, 또래 집단 사이에서의 끼리끼리 어울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어느 집단에도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다. 나 또한 항상 어떤 집단에 포함되어 있었기에 그 집단에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의 마음은 이해하기도 힘들었고,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따돌림을 하고 있었던 것이며, 최소한 그 따돌림에 암묵적 동의를 한 상태였던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받은 상처는 오래도록 기억하는데 , 자기가 준 상처는 금방 잊어버리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누구에게 상처를 줬는지도 모르고 살아 가.자기 마음에 박힌 못은 아픈데,남의 마음에 박은 못은 아프지 않기 때문인 게야' 본문223쪽 내가 받은 상처는 아주 작은것에도 아파한다. 그리고,오랫동안 가슴에 묻어둔다. 하지만, 타인에게 준 상처는 금방 잊어버린다. 아니 어쩌면 그런 상처를 준지도 모른채 살아간다. 내가 아프지 않기 때문이다.

 

주인공 미나는 전학생이다. 해외에 장기 체류중인 아빠 때문에 외가가 있는 강원도로 이사를 하게 된것이다. 잦은 전학으로 인해 소중한 친구와의 헤어짐을 경험한 미나는, 헤어짐의 아픔을 당하지 않기 위해 아예 친구를 사귀려고 하지 않는다. 스스로 마음의 빗장을 굳건히 닫게 된 것이다. 서울에서의 전학생은 왕따의 표적이 되기에 안성맞춤이다. '짱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장가연은 소위 '짱'인 아이다. 짱가의 눈에 벗어나면 자연스럽게 왕따의 길을 걷게 된다. 이미 친구들에게 마음을 열지 않기로 결심한 미나는 '짱가'의 어떠한 요구에도 응답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왕따가 되기로 선택한 것이다. 학기가 진행됨에 따라 '짱가'일당의 미나에 대한 괴롭힘은 절정에 다다르게 된다. 폭력과 따돌림은 기본이고 과제물 숨기기,체육복에 구멍내기,도시락 숨기기등으로 미나를 괴롭힌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굴복할 것을 요구하는 짱가. 하지만 미나는 어떠한 괴롭힘에도 댓거리를 하지 않은 채 친구가 없는 것이 자신의 잘못이 아닌, 짱가를 비롯한 다른 아이들의 암묵적인 동의에 의한 따돌림 때문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그런 학교생활이 즐거울리가 없다. 미나는 왕따가 되어가는 학교 생활에 점점 싫증을 느끼게 된다. 또한 집에서는 항상 바쁜 엄마와 게임과 친구들에게만 열중인 오빠만 있을 뿐. 자신의 힘든 상황을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에 심각한 외로움에 빠지게 된다. 그 순간 유일하게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것은 플라타너스 나무에 못을 박는 행위였다. 못을 박으며 자신의 울분을 토하는 미나. 말을 하지 못하는 나무에게 못을 박으며 자신을 위로하는 법을 배우는 미나. 하지만, 미나는 나무또한 아파한다는 것을 뒤늦게야 깨닫게 된다. 

친구가 없어도 좋다고 생각한 건 진짜로 친구가 없었으면 하고 바랐기 때문이 아니야. 나처럼 전학을 많이 다녀 보라고. 친구를 사귀는 것보다 헤어지는 게 더 힘들다는 걸 알 테니까 말이야. 난 헤어지는 게 싫었어. 정말 싫었어. 엄마한테 늘 괜찮다고 말했지만 괜찮은 적이 없었어. 늘 마음이 허전하고 아팠어. 그래서 친구를 사귀지 않기로 결심했어.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잘 생각한것 같아. 짱가 너 같은 친구를 사귈 바에야 평생 왕따로 남겠어. [ 본문에서]

 

왕따인 미나가 왕따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된 것은 왕따 할머니를 만나면서 부터였다.고아로 태어나 평생을 혼자서만 살아온 할머니. 할머니는 말 그대로 처음부터 왕따였던 셈이다. 스스로는 아무도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두 사람이지만, 사실은 어느 누구보다도 친구가 필요했던 두 사람이었다. 외로운 사람은 외로운 사람을 알아보는 법. 어느새 두 사람은 가장 소중한 친구가 되어간다.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누군가의 손을 잡아 본적이 없는 두 사람은 이제 서로에게 손을 내밀수 있는 따뜻한 마음이 생기게 되었다. 자신이 받을 상처가 두려워 어떠한 손도 거절했던 두 사람은 이제 자신의 마음을 열고 어떠한 손도 받을 준비가 되었고, 자신이 받은 상처가 아닌 타인이 받을 상처에 대해서도 보듬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할머니로 인해 진정한 친구의 존재를 알게 된 미나. '친구란 , 무거운 마음을 덜어주는 사람이야'라고 말할 수 있게 된 미나. 그 순간 미나는 더이상의 왕따가 아니었다. 그동안, 자신을 무수히 괴롭혔던 짱가 또한 사실은 지독한 왕따 였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알게된 것이다.

 

누군가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단순히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존재는 많다. 하지만, 진정한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누구 하나의 일방적인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관계라는 것은 서로간의 노력이 필요해야 한다. 그리고, 끝없는 관심과 사랑이 있어야 한다. 딸 아이의 첫 생리를 보고서야 부쩍 커버렸다는 것을 알게된 엄마.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서로에게 무관심 했던 시간들.가장 필요했던 것은 넉넉한 용돈도 맛난 먹거리도 아닌 따뜻한 말 한마디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 엄마와 미나. 서로의 손을 잡아준다는 것. 서로의 마음을 알기 위해 자신의 마음부터 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눈에 보이는 장애는 알기 쉽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는 쉽게 알 수 없다는 선생님의 말처럼, 우리는 자신의 장애에 대해 좀더 솔직하고 냉철하게 판단하고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나도 아프지 말아야 하지만, 다는 누군가도 아프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나의 무관심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가 되었는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

플라타너스에 못을 박았을 때 플라타너스는 입을 다물어 못을 물었다.

내가 못을 뽑으려고 했을 때 플라타서는 못과 한몸이 되어 있었다.

이글을 쓰면서 속으로 우는 법을 배웠다.

내가 아파 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프게 한 사람의 울음소리가 나를 속으로 울게 만들었다. [ 작가 이윤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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