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로 읽는 세상
김일선 지음 / 김영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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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들어낸 것 중에 확실하게 (그리고 어쩌면 유일하게) 객관적인 것이 있다면 아마도 숫자일 것이다. 숫자에는 개인의 가치관에 따른 ‘차이’ 같은 것은 존재하지도 않고 용납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숫자 자체는 객관적일지 몰라도 숫자에는 아무런 구체적 의미가 들어 있지 않다. 숫자만으로는 아무것도 전달할 수 없다. 그러므로 숫자로 무언가를표현하려면 다른 보조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 숫자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도구가 있어야 하는데, 단위가 그 도구다. 숫자에 단위가 붙음으로써 비로소 객관적이면서의미를 가진 표현이 되는 것이다.



단위는 언뜻 의식하기는 힘들지만사회를 떠받치는 중요한 기둥 중 하나다. 모두가 사용하는 공통의 기준이 어떤 식으로 삶에 녹아들어 있는지를살펴봄으로써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어떤 식으로 의사소통을 하는지, 인간이 자연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고이용하는지를 알 수 있다. 어떤 단위는 생명력이 길지만, 그렇지못한 단위도 많다.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단위가 있었던 반면, 그렇지못했던 단위도 물론 있었다 또한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필요한 도구라는 특성 때문에 단위에는 그사회의 다양한 측면이 투영된다. 그러므로 단위를 통해서 여러 가지를 살펴볼 수 있다. 단위라는 창을 통해서 사회를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P. 16 프롤로그



개인의 생활을 포함해서 사회전체의 움직임의 속도는 구성원들의 성향이나 의지보다 기본적으로 시간 정의의 정밀도에 따라 결정된다. 자기삶의 속도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라도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실제 삶의 속도는 자신도, 시계도 아닌 시간의 정의와 그 측정 방법에 따라 정해지는 것일 수도 있는 셈이다. - P. 130



인간의 의사소통에 필요한 수단이라는면에서는 도량형이, 좀 더 넓게 볼 때 단위가 언어와 상당히 유사한 기능을 한다. 단위는 사회적 의사소통의 중요 수단이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단위의종류가 많아지고 체계적으로 정리되게 마련이다. P. 146



도량형이 사람들 사이의 잣대였다면, 과학의 발전이 만들어낸 다양한 단위는 인간과 자연 사이의 잣대 역할을 한다.물론 단위는 일방적으로 인간이 자연에 들이대는 잣대이긴 하지만, 그래도 단위는 사람보다훨씬 일관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인간은 언제나 자연을 동일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P. 269 에필로그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필요한 도구라는 특성 때문에 단위에는 그 사회의 다양한 측면이 투영된다, 그러므로 단위를 통해서 여러 가지를 살펴볼 수 있고, 단위라는 창을통해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일상이나 매체에서 무심히 접하고 사용하는 공통의 기준인 단위는생활 속에서 어떤 식으로 사용되고 있는지, 어떤 모습으로 소통을 하는지, 다양한 형태로 정의된 단위의 유래와 역사, 단위에 얽힌 에피소드들을 흥미롭게 전해주고 있다.



문명을 지탱하는 중요한 다리이면서멋진 경치를 바라볼 수 있는 창을 만들어준 것이 아닐까 싶다. 최고의 과학과 기술이 결합해서 아주 정교하고세심하게 만들어져 있는 세상을 보는 멋진 창을 P. 270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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